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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도서관] 미국 시카고대학교 동아시아도서관 염지수 9개월차

  • 등록일 2019.11.27


KF 글로벌 챌린저 월간 활동보고서



상세 활동 보고
작성자 염지수
인턴십 분류 도서관 인턴십
파견기관 미국 시카고대학교 동아시아도서관
파견기간 2019년 2월 15일~12월 15일 (총 10개월)
보고서 해당기간 9개월차
내용
International Open Access Week

시카고대 도서관에서는 10월 21일부터 27일까지 인터내셔널 오픈 액세스 위크를 맞이하여 관련 발표와 워크샵 등 행사를 진행하였습니다. 학교를 졸업한 뒤 교외접속을 통한 전자저널 이용이 차단되어 불편함을 겪었던 적이 있는 저로서는 오픈 액세스의 필요성에 대해 어느정도 인지하고 있는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저와 같은 이용자뿐만 아니라 학술지를 구독하는 대학 도서관에서도 매년 치솟는 구독료로 고민이 많다고 합니다. 보수적인 학술 시장은 몇몇 대형 출판사가 독과점으로 주도권을 쥐고 있는 유통 체계라 가격 협상도 어렵고, 이 과정에서 높게 책정된 가격이 필연적으로 학생들의 등록금에 반영되어 연구 생태계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대학교 측에서는 다른 기관과 컨소시움을 구성하고, 출판사와 가격 협상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는 등 나름의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시카고대에서는 이 기간동안 학생들과 연구자들에게 오픈 액세스 자료를 이용하는 방법, 자신의 창작물을 오픈 액세스로 개방하는 방법, 오픈 액세스의 저작권 문제 등 유용한 정보를 소개하는 워크샵을 진행했습니다. 저는 Open Access 101과 Panel Discussion, 다큐멘터리 상영 이벤트에 참석했습니다. Open Access 101 워크샵에서는 오픈 액세스에 대한 간단한 개념 설명과 함께 학생, 연구자들이 참고하면 좋을 사이트들을 소개하였습니다. Panel Discussion에서는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 등 유럽에서 연구자들에게 부과되는 APC (article processing charge) 가격에 대한 수치 등 통계를 살펴보고, 최근 시카고대 출판사와 함께 디지털 오픈 텍스트북을 출간한 시카고대 미국사 교수 Jane Dailey의 후기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Paywall: The Business of Scholarship’은 대형 출판사들의 전자저널을 통한 수익구조가 연구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볼 수 있는 1시간짜리 다큐멘터리로, 오픈 액세스에 대해 관심있는 분들께서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큐멘터리] Paywall: The Business of Scholarship
https://paywallthemovie.com/paywall

Open Access 101 워크샵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Library Tour

10월 마지막주 LA 지역을 여행하는 겸 USC 대학교 도서관을 방문했습니다. 한국학 섹션 담당 사서 조이 선생님과, 올해 KF 인턴으로 파견된 성은비 선생님이 견학을 진행해주셨습니다. USC 대학교 캠퍼스 안에는 무려 24개의 도서관과 인포메이션 센터가 있다고 합니다. 주립 대학교라는 점에서 학생 수가 많기도 하지만, 시카고대처럼 중앙도서관이라는 개념이 없이 각 단과대별로 자료들을 보관한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인 것 같습니다. 각 도서관은 일반인을 특별히 제지하진 않지만 방문객은 입구에서 여권 등 신분증 확인 절차를 갖습니다.

한국학 도서관이 위치한, 사실상 캠퍼스의 중앙도서관이라고 할 수 있는 도헤니 도서관은 마치 도서관이 아닌 성당, 연회장처럼 웅장한 느낌이었습니다. 인상 깊었던 점은 USC 대학교 도서관이 한국학을 중심으로 장서를 개발하고 서비스하기 때문에 ‘Chinese Collection’, ‘Japanese Collection’과 달리 ‘Korean Heritage Library’라고 불린다는 점이었습니다. USC대학교 도서관은 기본적인 한국 관련 단행본뿐만 아니라 간행물, 전자 자료, 시청각 자료, 구술 자료 등 자료 유형의 범위가 폭넓었고, 동해를 ‘Sea of Korea’라고 표기한 지도를 모아 놓은 컬렉션이나 Peace Corps Korea 관련 자료 등 다른 학교에는 부재한 희귀 컬렉션들이 많았습니다. 이미 존재한 자료들을 수집하고 한데 정리하여 서비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터뷰 등 구술 채록을 직접 기획하여 새로운 컬렉션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것도 도서관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임을 배웠습니다.

도헤니 도서관을 둘러본 뒤 조이 선생님과 USC대 동아시아도서관의 켄 관장님, 방문 학자 존 도일, 이선윤 선생님과 점심 식사를 같이 했습니다. 그동안의 인턴 생활 등 소회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잠시 다녀가는 손님임에도 따뜻하게 배려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도헤니 도서관을 둘러본 다음에는 현재 한국학 연구소로 쓰이고 있는 안창호 패밀리 하우스를 방문하였습니다. 조이 선생님께 안창호 패밀리 하우스가 USC 캠퍼스 안으로 옮겨오게 된 배경 설명을 듣고, 직원들이 사용하는 공간인 2층을 제외한 1층 내부를 간단하게 둘러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USC Shoah Foundation Visual History Archive를 방문하였는데, 이곳은 무려 55,000건이 넘는 홀로코스트 증언 인터뷰를 직접 검색하여 살펴볼 수 있는 아카이브와, 이중 일부를 홀로그램으로 서비스하는 전시관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전시를 둘러보니 얼마 전 읽은, 서강대 김주섭 교수팀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증언을 대화형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사람들과 문답이 가능하도록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라는 기사가 떠올랐습니다. 당시 기사를 읽었을 때는 기술의 발전으로 더이상 시간에 구속받지 않고 할머니들의 증언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는 점에만 주목했는데, 이를 콘텐츠화한 아카이브 전시를 보니 일상에서도 늘 전문가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필요할 때 활용해야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USC Doheny Memorial Library


USC Shoah Foundation Visual History Archive


East Asia Library Council Meeting

인턴십 기간 동안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시카고대 동아시아도서관 미팅에 참가했습니다. 현재 학교 중앙도서관인 레겐스타인에서 보관중인 동아시아도서관 자료중 만수에토 도서관으로 이관할 자료에 대한 기준을 설정하고 검토하는 안건을 시작으로, 한국학/중국학 주제전문사서의 한국/중국 비즈니스 트립 워크샵 참석 후기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번 미팅이 아마도 저에게는 마지막 동아시아도서관 미팅이 될 것이기에, 지난 9개월 동안 인턴십을 하면서 진행한 프로젝트와 결과와 전반적인 소감을 말씀드렸습니다. 동아시아도서관 직원 분들께서 따뜻한 격려와 함께 응원의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Source Research

이번 달에는 시카고대 박사과정 학생들의 과제 및 연구 주제와 관련된 자료 등 소스를 리서치하는 작업을 여러 번 진행하였습니다. 학생들이 문의한 연구 주제로는 1) 한국 정부의 K-Pop 지원, 2) 한국전쟁 미 군사고문단, 3) 한국전쟁 포로 협상 등이 있었습니다. 한국어를 능숙하게 사용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는 연구 주제와 관련된 자료를 탐색하는 일부터 고된 과정일 수 있습니다. 이때 시카고대 웹사이트에 기재된 LibGuide를 참고하면 좋지만 주제에 따라 자료에 접근하는 방식이 상이하기 때문에 주제 전문 사서에게 자료 탐색/검색 방법과 자료 요청에 대한 문의가 자주 들어옵니다. 자료를 찾을 때는 학교 도서관의 카탈로그에 먼저 검색하지만 이 밖에도 추가적으로 NARA, 국가기록원, 한국사데이터베이스, 한국역사정보통합시스템을 이용해서 자료를 얻기도 합니다. 또한 구글도 검색기술 시스템이 잘 마련되어 있어 위의 과정에서 누락된 소스를 얻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렇게 정리한 자료들을 잘 보관하여 비슷한 문의가 있을 때 활용하는 것도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Cataloging

카탈로깅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져서 일주일에 약 2-30권의 책을 목록화하고 있습니다. 인턴십을 처음 시작할 때 예상했던 것보다 수행해내는 분량은 적지만 대신 여러 분야의 도서들을 다룰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낍니다. 특히 얼마나 정확하고 상세한 레코드를 작성하느냐에 따라 학생들과 연구자들의 자료 접근 정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몇몇 책들은 주제코드를 잡고 키워드 우선 노출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이러한 부분은 담당 선생님의 조언을 통해 배워나가고 있습니다

Research Support

지난 달과 마찬가지로 교수님의 연구 주제와 관련된 책을 요약하고 번역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11월 중순 미팅에서 지금까지의 결과물을 전달하고, 인턴십이 끝나기 전까지 약 1달 남은 기간동안 어떤 작업을 마무리지을 수 있을지 검토할 예정입니다.

LA Trip

인턴십을 한달 여 남짓 남겨두고 10월 28일부터 11월 3일까지 미 서부 Los Angeles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올해 KF 글로벌 챌린저 인턴으로 선발되어 CEAL 컨퍼런스, ALA 컨퍼런스 겸 미 동부 견학 일정을 함께하며 사이가 가까워진 USC 대학교 성은비 인턴 선생님과 컬럼비아 대학교 이예원 인턴 선생님도 일정을 맞추어 휴가를 함께 보냈습니다. 무엇보다도 도서관뿐만 아니라 그 밖에 미국 현지 문화를 느끼고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일정을 배려해주신 각 학교 담당 사서 선생님들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번 여행은 LA의 건조한 날씨 탓에 산불 피해가 크게 일어나 제일 기대했던 게티 뮤지엄에는 정작 가보지 못했지만, 언젠가는 다시 방문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아쉬운 마음을 달랬습니다. 일주일 동안 여행하며 재충전한 몸과 마음을 가지고 남은 인턴십 생활도 잘 마무리지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LA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