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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독 수교 125주년에 한국과 독일이 부산에서 만나다

제7차 한독포럼이 우리나라의 관문이며 동아시아 경제와 문화의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해 준비•발전해가고 있는 부산에서 2008년 10월 23~25일 3일간 개최되었다. 2005년 한독포럼이 개최되었던 독일 함부르크 시의 자매 도시인 부산에서 열린 이번 포럼은, 올해로 한독 수교 125주년을 맞았기에 더욱 뜻 깊은 자리였다. 또 물류와 에너지 부문을 중심으로 한 경제 부문과 문화예술 부문 등에서 한국과 독일 간의 다차원적 교류와 협력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행사였다.



지난해까지는 한독협회가 한국의 주관 단체로 한독포럼을 이끌어왔으나, 이번 회의부터는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주관함에 따라 한독포럼의 위상은 더욱 더 높아졌다. 이런 위상의 변화는 회의 과정 내내 잘 나타났다.
이번 포럼에 참석한 한국측 주요 인사를 살펴보면 한독포럼 공동위원장인 최정호 울산대 석좌교수(동아일보 대기자), 임성준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 최정일 주독한국대사, 하영선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 문창극 중앙일보 주필, 이경태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원장, _雍봇_ 한국국제교류재단 기획이사, 정래권 외교통상부 기후변화대사, 박성훈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김명자 전 환경부장관, 김종인 헌법연구자문위원회 위원장(전 국회의원), 안삼환 서울대 교수, 김광조 계명대 교수(전 교육부 인적자원정책본부장), 권영훈 한양대 명예교__, 정성희 동아일보 논설위원, 고상두 연세대 교수, 한성안 영산대 교수 등 한국 사회의 각계 대표급 인사들이 참석해 발표와 토론에 적극 참여했다. 필자도 한국측 포럼운영위원의 일원으로 참석했다.
독일의 포럼 공동위원장 코쉭 연방하원의원은 그가 속한 기독사회연합당의 특별 전당대회 일정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작년까지 공동위원장직을 수행했던 저명 언론인 테오 좀머(Theo Sommer) 박사가 공동 의장직을 대행하는 가운데 정치•경제•사회•문화•학술•언론 분야에서 비중 있는 인사 23명이 참석했다. 그 중에서 몇 명만 거명한다면, 에크하르트 로흐캄(Eckhard Rohkamm) 동아시아협회 회장, 노르베르트 바스(Norbert Baas) 주한독일대사, 요한네스 플루크(Johannes Pflug) 연방하원의원, 데틀레프 파르(Detlef Parr) 연방하원의원, 위르겐 뵐러(J?rgen W?hler) 한독상공회의소 사무총장, 마일링거 조세프(Meilinger Josef) 지멘스 한국법인 사장, 파트리크 쾰너(Patrick K?llner) 함부르크 아시아연구소 연구본부장, 토비아스 스턴(Tobias Stern) 독일 독한협회 사무총장, 볼프강 합케(Wolfgang Hapke) BASF 동아시아지역 본부(홍콩) 회장, 클라우스 폰둥(Klaus Vondung) 지겐대학교 교수 등을 들 수 있다.
작년 뮌헨 회의에서는 쇼블레(Sch?uble) 연방 내무부 장관이 독일 통일 경험에 대한 특별 발표를 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독일은 실무 정책 결정권자인 연방정부 차관 2명을 주제 발표자로 선정할 만큼 포럼의 격을 고위급으로 격상시켰다. 이에 비해 이번 한독포럼은 우리 국회의 국정감사 기간과 포럼 개최 기간이 겹친 탓으로 한국 국회와 행정부의 고위 인사들이 참석할 수 없게 되었던 것이 아쉬운 대목이었다. 그러나 정치•행정 부문을 제외한 각 분야의 대표적 인사들이 참석해 한독 양국 사이의 우의와 연대를 강조했고, 공동 현안에 관해 깊이 있는 토의를 진행했다.



세계 금융 위기와 기후 변화 문제 논의
이번 회의에서는 세계 금융 위기, 지구 기후 변화에 대한 한독 양국 정부의 정치적 지도력과 대응 능력에 관한 주제를 특별히 다루었다. 한국과 독일 간의 포괄적인 협력의 가능성을 모색한 가운데 당면한 정치•경제적 도전을 집중적으로 논의했고, 이와 함께 인문과학의 침__ 경향에 대한 현황 보고와 해결 방안을 토의했다. 포럼 참석자들은 현재의 세계 금융 위기에 우선 대처해야하지만 지구의 환경•기후•에너지 문제의 중요성이 뒷전으로 밀려나서는 안 된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독일의 참석자들은 독일 통일의 경험에 비추어 남북한의 지속적인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북한 지도부의 불투명한 내부 사정으로 남북한 대화가 정체되고 있으나 대북 경제 협력을 계속 추진했으면 하는 바람을 표명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포럼 참석자들은 연방의회의 한독의원 그룹과 기타 여러 독일 기관들이 북한에서 문화적•인도적 그리고 정치적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참석자 모두 북한 인권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은 양보할 수 없는 확고한 목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독일의 참석자들은 국제사회에서 세계 10위권의 교역 대국에 합당한 한국의 역할이 필요하며 대표권 및 발언권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한국의 요구를 적극 지지했다.
태양광 발전(photovoltaic) 분야의 연구와 산업 부문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한독 협력 사업은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었다. 에너지 절감 대책을 통한 에너지 효율성 제고를 위하여, 그리고 재생 가능한 대안 에너지의 개발을 위하여 양국의 협력이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는 점_〉_ 의견 일치를 보았다. 이를 위해서 효율적인 투자 촉진 체계의 도입 필요성을 지적했다.

기타 논의 사항
포럼은 한국과 EU 간의 자유무역 협정(FTA) 체결이 한독 양국의 정책에서 계속 우선적인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독 양국이 경제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 정책과 인문과학의 현황과 문제에 대한 발표와 토론에서는 이 부문의 선진화와 활성화를 위한 선결 과제로 재정 문제가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독일에서의 한국학과 한국에서의 독일학을 활성화하는 정책의 계획과 추진을 이번에도 다시 촉구했__. 한국의 참석자들은 독일 유학을 위한 어학 기초 과목이 유지 또는 다시 개설되어야 하고 이것이 국가의 교육 정책에 반영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국국제교류재단과 독일학술교류처(DAAD) 간에 학생 교환 프로그램이 최근 합의된 것은 좋은 출발로 평가되었다. 독__ 외무성이 이니셔티브를 취한 ‘미래의 동반자-학교’라는 국제 교육 활성화 정책과 한국 대학에 독일 대학의 교과 과정을 개설하는 것 등도 포럼 참석자들은 크게 환영했다.
종합적으로 정리해볼 때, 미국 대선에서 나타났듯 일방주의적 세계 체제가 퇴조하고 다극화한 협력적 국제 질서가 도래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 EU의 핵심 국가인 독일 간의 협력은 더욱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 부각되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한독 양 국민 간 상호 이해의 폭을 확대하고, 상호 이미지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정책적 뒷받침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점이 명확히 나타났다. 이번 회의는 이러한 임무를 인식하고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을 다짐하는 자리였다. 다음 한독포럼은 2009년 가을에 독일 드레스덴 시에서 개최할 것__ 결정하고 회의를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