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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이야기

우리를 태운 버스는 3일 동안 조선과 신라, 가야를 향해 여행하는 ‘타임머신’이 되어 한반도의 남동쪽인 경상도로 향했다. 서울을 지나 우리의 타임머신이 첫 번째로 멈춘 곳은 한국의 유명한 인삼 생산지였다. 이곳에서 우리는 3일 동안 한국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아름다움에 대해 배우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었다.
다시 서너 시간을 달려 우리는 가야 시대로 들어가는 관문인 진주시에 도착, 임진왜란 당시 큰 전투가 벌어진 현장인 진주성과 진주국립박물관을 돌아보았다.



우리는 계속해서 한산도로 향했다. 이곳은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을 사용하여 왜군을 대파한 곳이어서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다. 거북선은 왜군의 침입에 대비해 이순신 장군이 발명한 배다. 이순신 장군의 유적이 있는 섬 풍경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노을이 지는 저녁이 되자 우리는 아름다운 바다의 풍경에 넋을 잃었다. 산 너머로 지는 해와 갈매기, 바다의 상쾌한 공기가 우리가 돌아가는 길을 함께해주었다.
훌륭한 아침 식사와 함께 둘째 날이 시작되었다. 상쾌한 바다 공기가 다음 여행에 대한 설렘처럼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번에 간 곳은 김해시였다. 우리는 금관가야 지배층의 무덤인 ‘대성동 고분’을 방문했다. 대성동 고분박물관은 첨단 기술을 활용하여 과거, 현재, 미래를 아주 멋지게 통합해 보여주었다. 그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김해의 상징 수로왕릉이 세워져 있었다.
해산물 뷔페로 점심 식사를 하면서 다른 펠로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마련할 수 있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가는 그들과의 만남은 남아 있는 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해주었다. 든든한 아침 식사는 우리에게 통일신라 시대의 수도 경주까지 여행할 힘을 실어주었다. 우리는 수많은 유적이 전시된 경주 국립박물관을 찾았다. 무엇보다 이날 일정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고분공원과 첨성대 방문이었다.
고분공원은 경주에 있는 200여 기의 신라시대 고분 중 23기의 왕릉이 모여 있는 곳이다. 우리는 일반에게 공개된 고분의 구조를 보고 놀랐다. 이집트 피라미드와 비슷한 개념의 이 고분에는 입구가 없었기 때문에 도굴꾼들로부터 유물을 잘 보존할 수 있었다. 이런 지혜 때문__ 오늘날 금관, 그림 등을 포함한 수많은 신라의 유물을 한국의 여러 박물관에서 감상할 수 있는 것이다.
7세기에 건조된 첨성대는 돌로 지어졌는데, 그 용도는 고고학자들에게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첨성대를 본 뒤에도 우리는 서로 이야기하고 웃으며 계속 걸었다.
눈부시게 빛나는 햇빛과 함께 셋째 날이 밝아왔다. 마치 마지막 여행을 축복하는 듯 화창한 날이었다. 방문지는 한국에서 매우 유명한 절 중 하나로, 8세기에 지어진 불국사였다. 화려한 가을 단풍이 우리 여행과 함께했다. 울긋불긋한 단풍은 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장면을 선물해 줬다. 한낮의 태양 아래에서 보는 불국사의 정원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우리는 불국사 경내 건조물의 하나인 석굴암에도 가보았다. 매년 수많은 사람들이 이 절을 찾는다고 한다.
거의 모든 건조물들이 수세기에 걸쳐 다시 지어졌지만 석교와 계단, 탑은 신라 시대에 만들어진 것 그대로다. 최초의 불국사는 6세기에 지어졌으며, 지금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그날 점심에 우리는 약간 조용했고 또 약간 슬펐다. 어느새 여행이 끝나가고 있었고, 각자의 일상생활로 돌아갈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돌아간다는 생각은 서운한 마음이 들게 했지만 다음에 다시 만나길 기약하면서 서로에게 행운을 빌어주었다. 한국에 대해서 배우는 사이에 너무나 좋은 친구들을 얻었다는 것도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