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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한국학 소장학자들, 모스크바 국립대학교에 모이다

대한민국 건국 60주년을 기념하는 회의는 당초 러시아만의 행사로 기획되었다. 그러나 회의의 격을 높여 외국 귀빈들을 초대하여 소장학자들이 저명한 동료들을 만나 한국에 대해 토론할 기회를 갖게 하자는 결정이 내려졌다. 초청 인사 중에는 모스크바 국립대학생으로는 최초로 1950년대 말 북한 유학을 한 헝가리 학술원의 카로이 펜들러 박사도 있었다. 북한 문제 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는 펜들러 교수가 북한에서 보낸 8년을 회상한 내용의 발표는 청중에게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또 다른 초청 인사였던 미국 캐피털대학교의 알렉산더 판초__ 박사의 한국전에 대한 발표는 한국학 전문가들 사이에 열띤 토론을 야기하기도 했다.
이 회의는 또 다른 중요한 행사를 기념하는 자리이기도 했는데, 바로 모스크바 국립대학교 국제한국학센터(International Center for Korean Studies)의 설립자이자 소장인 미하일 박 교수의 탄생 90주년을 기념하는 일이었다. 유감스럽게도 건강상의 문제로 미하일 박 박사는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이번 회의 주최자로서 참석자들에게 환영의 인사말을 보내왔다. 인사말에서 그는 러시아는 이웃 국가의 자유와 독립을 침해하려고 한 적이 결코 없는 유일한 강대국이었음을 강조했다. 이번 행사를 빌려 회의 참가자 전원에게 미하일 박 박사에게 헌정하는 논문집 <한국: 역사와 근대성(Korea: History and Modernity)>이 배포되기도 했다.



이틀에 걸쳐 열린 회의에는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크라스노다르, 수루구트, 이르쿠츠크, 울란, 우데, 하바롭스크, 야쿠츠크, 우스리스크, 블라디보스토크 등 각지에서 40여 명이 넘는 소장학자들이 참가했다. 이런 사실은 이제 러시아에서 한국학이 지리적으로 널리 퍼져 있으며, 러시아 여러 곳에서 한국 관련 연구를 촉진시키려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시도가 결실을 맺고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증거가 되었다. 다른 도시에서 온 젊은 학자들은 러시아의 수많은 저명 학자들과 문인들이 거쳐간 고풍스러운 모스크바 국립대학교 건물의 역사적__ 강당에서 논문을 발표할 기회가 주어졌다는 생각에 크게 고무되었다.
모스크바 국립대학교의 한국학 역사는 매우 길다. 사실 모스크바 국립대학교에서 한국어 연구가 시작된 것은 1956년의 일로서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에 대한 당시 소련의 커져가는 관심을 반영하여 바로 그 해에 동양학부를 설립했다.
미리 발표되었던 회의 주제에 맞춰 대부분의 논문들은 한국 근•현대의 역사와 정치, 특히 한반도의 정치적 분단 이전 역사, 한국전의 군사 및 정치, 전후 한국의 정치 발전에 초점을 두었다. 그러나 한국의 고대사와 민족학에 대한 젊은 학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__ 분야의 논문도 허용했다. 초청 인사와 참가자들 모두 이번 회의가 성공적이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바로 몇 달 전 모스크바 국립대학교가 2009년에 있을 제6회 유럽지역 한국학 전공 대학원생 회의의 개최지로 선정되었기 때문에 이런 평가는 회의 주최자들에게 큰 기쁨이 아닐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