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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치면 강하다’ - 한국인의 애국심

대한민국 하면 어떤 것들이 떠오를까? 김치, 축구, 태권도…. 물론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가운데 대표적인 한 가지를 꼽으라면 나는 애국심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우리가 널리 알고 있는 김치, 축구, 태권도 등도 한국인들의 애국심 덕분에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지게 된 것이 아닌가? 근본적으로 보면 한국인들이 먼저 그것들에 대해 깊은 사랑과 관심, 뜨거운 열정을 베풀었기 때문에 다른 나라 사람들까지 크게 감동을 받으면서 좋아하게 된 것이나 다름없다. 한국인의 애국심을 돋보이게 하는 일은 많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심지어 기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세 가지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애국심을 향한 붉은 행렬, 월드컵
월드컵은 세계 최고의 축구 경기 무대이지만, 2002 월드컵은 한국인의 애국심이 가히 돋보인 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운동장에 가득 채운 한국 국민들은 축구팬인지 아닌지를 떠나 국가와 민족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응원하러 모였다. 그 때 그들의 열정과 기대를 상징하는 빨간색 티셔츠들이 홍수처럼 폭발하여 상대팀을 깜짝 놀라게 하지 않았는가! 상대팀이 그 기세에 눌려 한국 축구팀이 전례 없는 세계 4위에 오르게 된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때의 장관을 지금 되짚어 생각해 보면 외국인인 나도 흥분을 금치 못 한다.
그 때 전 세계 사람들은 축구실력을 초월해서 한국인의 정신력에 시선을 모았다. 바로 그 때 나도 한국문화를 전공하고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면서 한층 자긍심을 느끼게 되었다. ‘정신력의 힘이 과연 어디까지인가?’라는 생각을 하면서 역시 한국 사람의 애국심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신을 수양하는 운동, 태권도
축구를 이야기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있다. 바로 태권도이다. 태권도가 스포츠 종목이 된 지 5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한민족에게는 벌써 몇 천 년의 역사를 지닌 민족 문화의 산물이다.
한국에서는 한국이나 한민족의 이미지에 관한 것이라면 무조건 범국민적으로 큰 관심을 보인다. 그들은 전통문화를 발전시키는데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는 것을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태권도에 대해서도 예외 없이 한국인 모두가 긍지를 가지고 폭넓게 발전시키고 싶어 한다. 세계적으로 태권도 학원, 태권도 문화연구소 등을 설립하고 최홍희 선생을 비롯해서 정부와 민간 단체의 노력 끝에 1984년에 올림픽 정식 경기 종목으로 채택됐다. 지금은 한국 내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태권도 습득이 한창이다.
태권도를 통하여 체력 단련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 전통문화까지도 알 수 있다. 중국에서는 ‘한국인의 강인성과 단체성을 배워라’라고 말하며 자녀들을 태권도 학원에 보내는 부모가 많다. 건강이나 운동을 위해 태권도를 배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국 문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한민족의 문화나 정신력에 탄복해서 배우는 사람도 적지 않다.
‘민족 스스로가 인정해야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말처럼, 전통문화에 대한 자긍심은 매우 중요하다. 더욱이 이 자긍심은 억지로 드러내는 게 아니라 국민의 애국심에서 비롯하여 저절로 나타나는 것이다.
오늘날 스포츠 대회는 단순한 스포츠 경기의 장이 아니라 한 나라의 종합실력과 문화특성을 드러내는 무대가 되고 있다. 외국인으로서 나는 바로 그런 것들을 통해 한국인의 대단한 정신력을 느끼고, 한민족의 전통문화를 체험함으로써 ‘뭉치면 강하다’라는 이치를 깨닫게 되었다.

국난을 이기기 위한 자발적 움직임, 공동모금운동
또 하나, 한국인의 민족의식과 애국심을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것으로 공동모금운동을 들 수 있다. 공동모금운동은 ‘모두를 위한 한 번의 기부’와 ‘뭉치면 강하다’라는 이치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자발적인 민간 모금활동이다. 공동모금운동은 특정한 시기에 수차례 진행되어 왔다. 그 가운데 인상적이었던 것은 1988년 서울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재일본 한국인의 모금활동과 1997년 외환위기 이후 IMF체제를 벗어나기 위한 한국 국민들의 모금활동이다.
1988년의 모금활동은 일본에 살고 있는 재일동포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약 540억원에 달하는 성금을 모아 올림픽 개최를 지원하였으며 많은 인사들을 참관단으로 조직해 서울에 보내고, 홍보활동에도 커다란 성과를 올리는 등 본국과의 유대감을 강화했다. 외국에 있는 사람까지 그렇게 나섰다면 한국에 있는 국민의 지원 행사는 두 말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88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통해 한국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1997년 외환위기로 인해 한국의 많은 은행과 기업이 쓰러지고, 실업자가 쏟아져 나오면서 6·25전쟁 이래 최대의 국난을 겪었다. 그 때 IMF 체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적 자금이 필요했다. 한국 국민들은 자발적으로 성금과 금 모으기를 실시했다. 실업기금만 해도 4백10억여 원을 모았다고 한다. 그 행사는 국민들의 응집력과 IMF 체제 극복의지를 잘 보여 주었다. 한국이 예상보다 더 빨리 IMF 체제 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기여한 것은 바로 국민들의 애국심이었다.
공동모금운동은 합리적 기부금 모금을 통해 사회복지 자금조성, 국민의 상부상조 정신 고양, 사회복지에 관한 이해의 보급과 여론의 형성, 그리고 민주적 사회인으로서 권리와 책임 등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공동모금운동은 한국의 대표적인 봉사활동으로 범국민적인 애국심이나 단결성을 생생하게 보여 주고 있으며 다른 나라 사람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하였다.
어느 나라의 국민이든지 키나 몸무게나 나이로 국민들을 평가하면 십인십색이라고 할 수 있지만 애국심으로 보면 모두가 일치한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이 바로 그런 나라 중의 하나이다. 땅으로 따진다면 한국은 작은 나라인 것에 대해 이견이 없을 것 같다. 그런데 바로 이런 작은 나라가 불과 20여 년만에 가난한 나라로부터 종합실력이 세계 11위인 나라가 되었고 삼성, LG, 현대 등 세계적으로 이름난 브랜드를 만들어 냈다. 이 ‘한강의 기적’은 국민들의 애국심으로 이뤄낸 결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애국심은 국민들을 뭉치게 하여 대단한 힘을 실어주면서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게 한다. 나라를 강하게 하려면 애국심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한국인의 애국심으로 일궈낸 일련의 일들은 나로 하여금 ‘뭉치면 강하다’라는 말을 마음 속 깊이 새기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