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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산수화

한국 산수화를 주제로 한 최초의 영문책 「Korean Landscape Painting: Continuity and Innovation Through the Ages」는 아시아 미술 문헌의 부족함을 보충해주고 있다. 한국 미술의 권위자 이성미 박사는 이 책에서 한국 산수화의 역사와 전통을 소개하면서 토착적인 특징과 외부에서 유입된 중국 문화 사이의 긴장과 같은 역동적인 문화적 긴장에 의해서 형성된 연속체로 보고 있다.
삼국시대와 통일신라시대(BC 53~AD 935)부터의 산수화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이 책은 고구려의 고분벽화, 백제의 공예, 신라 화가의 기록을 활용하여 10세기 이전 한국 산수화 전통의 중요한 발전양상을 설명하고 있다. 이어지는 고려와 조선 초기는 단일한 장에서 설명함으로써 두 시기의 연속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 산수화 전통과의 계속된 연관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고려시대 산수화는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것이 거의 없지만 고려와 중국의 기록은 양국간에 활발한 예술적 교류가 있었음을 알려주고 있으며, 고려 불교 미술에서 볼 수 있는 산수화적 요소는 당시 유행하던 중국풍을 드러내고 있다. 15세기 일본 산수화에 한국이 미친 영향은 기록과 그림 모두에서 나타나고 있다.
조선 중기(1550~1700)는 산수화의 변천 시기가 된다. 조선 중기 이전에 소개되었던 중국의 영향은 조선화되었고, ‘진경’산수화는 조선에 실재하는 곳을 묘사했으며, 중국 산수화의 ‘신’경향인 남종화풍, 즉 문인화가 시작되었다고 보고 있다.
저자는 새로운 조선의 ‘자각과 민족적 긍지’로 특징지어지는 문화적 황금기인 18세기에 꽃핀 진경산수화에 대해 화가의 전기, 비문, 한국 시골의 사진 등 생생한 시각적 분석을 통해 진경산수화의 첫 번째 대표주자 정선, 강세황, 김홍도 및 그들의 동시대 화가와 추종자들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19세기 전반에 걸쳐 남종화풍의 그림과 진경산수화가 나란히, 그리고 상호작용을 하면서 발전한 것이 확인되지만 결국 결정적인 것은 후자이다. 처음 시작과 마찬가지로 현대에 울리는 과거의 반향으로써 결론을 내린다. 기념비적인 진경산수화의 두 작품인 1960년 작품 지본묵화 족자와 1999년에 만들어진 혼합매체 설치작이 이 책의 주제인 ‘연속성과 혁신’을 시각적으로 다시 한 번 잘 나타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