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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적극적인 행동이 이끌어내는 커다란 변화

지난 7월 31일 한국국제교류재단 대회의실에서는 의미 있는 모임이 열렸다.
재단에서 해외 각국으로 파견한 한국어 강의 교수들과 파견 예정 교수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간담회를 열고 서로 궁금한 점을 질의 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재단 측에서는 박준구 사업이사와 인성기 한국어사업부장, 최현선, 정한욱 한국어사업부 차장, 서아정 한국학사업부장이 참석했으며, 총 11명의 파견, 혹은 파견 예정인 교수들이 경험담을 발표하고 자유토론을 통해 해외 한국어 사업의 활성화 방안을 고민했다.



파견 교수들의 생생한 경험담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여러 사업들 중에서도 해외 한국어, 한국학 지원은 매우 중요하다. 25개국에 40여 명 이상의 한국어 교수를 파견하고 활동을 지원하고 있는 재단이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와 건의사항을 청취하고 효과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최초로 마련한 간담회 인사말에서 박준구 사업이사는 열악한 환경과 부족한 처우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파견 교수들의 노고에 대해 깊은 감사를 전했다.
첫번째 발표자로 나선 루마니아 바베스-보여이 대학교의 박영숙 교수는 2005년 10월에 재단의 지원을 받아 파견되었을 당시를 회상하며 홍보는 커녕 기본적인 교육 커리큘럼이나 기자재조차 준비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부터 차근차근 시작할 수 밖에 없었다고 얘기했다. 루마니아에서 한국어를 배우러 오는 학생들은 한국에 흥미를 느껴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한국어만 가르치는데 그치지 않고 언어 교육 외에 문화활동도 함께 병행해 일주일에 1회 서예와 다도를 가르쳤고, 영상자료를 통해 한국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강좌도 진행했다. 이런 성과들이 결실을 맺어 한국어 학과에서 한국문화센터로 발전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2006년 9월에 중국 북경 제2외국어대학교로 파견된 이윤표 교수는 재단과 파견대학 간의 계약서가 매우 중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연구실이나 숙소 등의 처우가 계약서대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파견 교수의 관리를 위해서 계약서를 문서화 하는 것이 대학과의 관계 개선에도 좋다는 것이다. 이윤표 교수의 경우 사전에 중국어 회화를 준비해갔음에도 불구하고 처음 3개월 동안은 말이 들리지 않아 고전했다는 경험을 전하면서 학생들을 지도할 때 현지 언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르메니아 예레반국립외국어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는 전문이 교수는 지역에 따라 현지 상황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객원교수의 역할이 과연 어디까지인가 고민하는 시간이 있었다고 한다. 현지에 한국인이 4명 밖에 없는데다가 정식으로 학과가 개설된 것도 아니라 학점으로 인정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이런 문제들을 막기 위해서 사전에 재단 측과 학교 측이 협의해 업무 범위를 정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성공적으로 해외에 한국어를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한국어 수업을 통해 한국의 문화를 가르치고 현지어와 현지문화를 배우는 상호교류가 필요하다고 얘기한 전교수는 한국어 교사에 대한 재충전과 재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한국, 그리고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출발점
파견 교수별 경험담 발표가 끝나고 이어진 자유토론은 파견 예정자들의 질문에 현재 파견자들이 답변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오는 9월에 베트남 하노이국립외국어대학교로 파견 예정인 전혜숙 교수는 현지 언어를 한국어 수업에 사용하는 것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며 한국어과 축소를 막기 위해 수강생들에게 취직이나 기타 보상 문제까지 신경써야 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집트 아인샴스 대학교에서 강의 중인 김주희 교수는 영어나 불어처럼 학생들이 와서 공부만 하면 유지가 될 정도로 현지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현지어와 비교해서 가르치면 좀 더 쉽게 이해하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국가별로 융통성 있게 현지어와 병행해 교육을 진행하고 단계별로 교수법을 달리 하는 것이 좋다는 조언을 했다. 또한, 커리큘럼 반영 및 학점 인정 등 한국어과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학교 측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이에 대해 루마니아 바베스-보여이 대학교의 박영숙 교수는 지속적인 문제 제기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마침 학교 측에서도 변화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었고, 외국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1차적으로 한국어 보다는 한국, 그리고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과 이해라는 사실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한국어과에서 한국문화센터로 발전할 수 있었다는 얘기를 들려주었다. 이날 간담회를 마무리 짓는 강평에서 박준구 사업이사는 “재단의 객원교수 파견이 돈낭비라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여러분들이 증명하고 있다”면서 “불모지를 개척하는 일이 어렵고 힘들겠지만 개인의 적극적인 역할이 커다란 변화를 불러온다는 사실을 마음에 새기고 내 역할이 어디까지인가 구애받지 말고 최선을 다해 달라”고 부탁했다. 참가자들은 간담회를 마치고 점심식사를 함께 하면서 미처 다 나누지 못했던 얘기들을 통해 정보를 교환하고 우의를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