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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황리에 개최된 북미 최초의 남북한 영화행사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 캠퍼스(UCSD)는 지난 1월 25일부터 27일까지 <영화로 들여다보는 한반도(Korea, North and South: A Cinematic Perspective)>를 개최, 성황리에 마쳤다. 남한과 북한 현대영화를 주제로 북미에서 개최된 최초의 남북한영화제로서 의미를 갖는 이번 행사는 북미에서 상영된 적 없는 남북한의 장편영화다. 영화 속 상황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마련된 태평양 양쪽의 유수 대학 학자들과 저명한 영화감독들의 강연과 토론회는 이번 행사를 더욱 완전하게 해주었다.



<영화로 들여다보는 한반도(Korea, North and South: A Cinematic Perspective)>라는 제목의 이번 행사는 한국국제교류재단, 로스앤젤레스 주재 한국문화원, UCSD 도서관, 국제관계태평양 (IR/PS) 대학원, 한국-태평양프로그램(KPP), 국제분쟁협력연구소(IGCC), UCSD 인문학센터, 캘리포니아전자통신/정보기술연구소(Calit2), 로웰 & 에이프럴 플랭크포트의 지원 아래 열렸다. 북한 측과의 공동작업은 2년 이상 소요되었고, 북한 측은 북한의 현대영화를 가장 잘 대표한다고 공식적으로 여겨지는 영화 일곱 편을 선정하고 영어자막을 넣는 일을 담당했다. 2007년 남북한영화제행사위원회를 결성한 뒤 짐 청(위원장), 스티븐 해거드 교수, 수전 셔크 교수, 유종성 교수, 이진경 교수, 마리아 레이날다 애덤스(코디네이터), 유태호(IR/PS 학생회 ‘만남’ 회장) 등을 위원으로 위촉하였다.
위원회는 북한이 보내온 일곱 편의 영화 중에서 <홍길동(Hong Gil Dong)>(1985), <사랑, 사랑, 내사랑(O My Love)>(1984), <우리의 생명(Our Lifeline)>(2002), <우리의 향기(Our Fragrance)>(2003), <피 묻은 략패(Blood-stained Woodblock)>(2004)> 등 다섯 편과 <그 섬에 가고 싶다(To the Starry Island)>(1994), <박하사탕(Peppermint Candy)>(2000), <웰컴 투 동막골(Welcome to Dongmakgol)>(2005), <해변의 여인(Woman on the Beach)>(2006), <화려한 휴가(May 18)>(2007) 등 한국 영화 다섯 편, 그리고 재미 한인 학자들이 만든 다큐멘터리 <고려사람(Koryo Saram: The Unreliable People)>(2007) 한 편을 선정했다. 또한 일곱 명의 저명 영화감독과 학자들을 강연회와 토론회에 초청하였다.

특히 영광스럽게도 한국의 최병효 로스앤젤레스 총영사와 북한의 김명길 주유엔대표부 차석대사가 이번 행사에 참석해주었다. 최병효 총영사와 김명길 차석대사는 1월 25일 저녁에 열린 개막 리셉션에 참석하여 브라이언 쇼틀랜더 UCSD 도서관장, 피터 코웨이 부총장보 겸 IR/RS 대학원장, 수전 셔크 IGCC 소장, 스티븐 해거드 KPP 디렉터와 같은 테이블에 자리했다. 최병효 총영사와 김명길 차석대사는 연설을 한 후 한국의 장편영화 <웰컴 투 동막골>을 관람했다.
UCSD와 주변 대학의 학생과 교수진을 포함하여 2000명이 넘는 사람이 사흘간의 행사일정 동안 다양한 강연을 듣고 영화를 관람했다. 샌디에이고와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많은 사람이 행사를 찾아주었을 뿐 아니라 멀리 시카고, 뉴욕, 워싱턴 D.C. 등에서까지 특별히 이 행사를 참관하였다. 이번 행사는 역사적으로도 유일무이했었고 시의적절했기 때문에 언론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행사기간 중 일부 미국 관객은 북한영화 <우리의 향기>에 묘사된 가족의 일상생활에서 평상성과 아름다움을 발견하고는 놀라움을 표현했으며, 또 어떤 이들은 <홍길동>과 <사랑, 사랑, 내사랑>을 상당히 재미있게 보기도 했다. 관련 강연과 자유패널토론에서도 열광적이고 열띤 이야기가 오고 갔다. 토론 주제는 남북한의 영화 검열, 외국에 사는 한인들의 정체성 문제에서부터 6ㆍ25전쟁에서의 미국의 역할, 5ㆍ18민주화 운동과 한국의 민주화 과정, 영화 <화려한 휴가>에 대한 관객 반응, 일제강점기의 한국영화 주인공과 영화제작자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가 다루어졌다. 이번 행사는 관객에게 호기심, 개인적 정체성의 확인, 한국계 여부를 떠나 다른 관객들과의 연대감, 세계적 유대감 등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행사는 즉각적인 결과를 낳기도 했다. 북한의 김명길 차석대사는 UCSD 도서관이 더 많은 북한 영화를 수집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로 동의했으며, UCSD 도서관은 이번 영화제에서 소개된 한국의 영화 다섯 편을 모두 구입하여 김명길 차석대사에게 선물로 주었다.
이번 영화제와 심포지엄은 UCSD가 이 정도 대규모와 폭넓은 역사적 의미를 지닌 대중행사로 지금까지 개최한 것 중 가장 야심찬 행사였다. 또한 이번 행사는 문화적 접근방법을 이용하여 영화적 시각으로 남북한을 바라보고, 남북한의 최고 인기영화를 통해 모든 관련 당사자 사이의 이해ㆍ소통ㆍ협력증진을 기대하며 남북한 사람들의 역사ㆍ예술ㆍ일상생활에 보다 직관적으로 접근할 수 있었다. 이 특별한 방식(도서관 컬렉션을 소개하고, 학술적 발표 및 강연과 함께 그것을 지역사회 전체와 공유하는)을 새롭게 시도한 이후, 이런 행사들은 대학과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영화에 대한 경의와 관심을 불러일으켰으며, 동시에 지역사회 대상 교육 및 봉사의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UCSD의 매리 앤 폭스 총장은 국제학 연구를 대학 교과과정의 중점 분야로 키우고 있다며 이런 사명을 뒷받침하는 차원에서 UCSD 도서관은 한국학을 포함하며 이 분야의 최고 연구자료를 계속 개발하도록 노력하여 UCSD 교수진과 학생들이 21세기 지도자로 발돋움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얘기했다.
개막 리셉션에서 브라이언 쇼틀랜더 UCSD 도서관장이 언급했듯이 UCSD의 한국학 프로그램 진흥 외에 이번 행사를 주관한 또 다른 중요한 목표는 UCSD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한국 도서 및 자료를 소개하는 것이다. 이번 행사에서 상영된 영화는 그 토대의 일부분이며, 이제 우리는 이러한 소장 도서와 자료를 적극적으로 발전시켜, UCSD의 학생과 교수진은 물론 지역 및 전 세계 학계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컬렉션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이런 노력은 그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안팎의 노력을 필요로 할 것이며 이번 행사의 성공은 그 방향으로 나아가는 훌륭한 첫걸음이었다.

* 초청인 명단
박광수 교수 겸 감독(한국예술종합학교), 데이비드 정 교수 겸 감독(미시건대), 데이비드 제임스 교수(서던캘리포니아대), 김경현 교수(캘리포니아대 어바인 캠퍼스), 스티븐 정 교수(프린스턴대), 다카시 후지타니 교수(UCSD), 유종성 교수(UCS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