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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7대학의 한국학

프랑스에서 인문학은 대학 교육에 있어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파리 7대학의 한국학 역시 이러한 학문적 전통을 따르고 있다. 1956년 이옥 교수(현 파리 7대 명예교수, 한국고대사)가 당시 인문학의 산실인 소르본느에서 처음으로 한국어 강좌를 개설한 이후, 1968년 학생운동의 결과로 소르본느가 13개의 대학으로 분리됨에 따라 파리 7대학에 자리를 잡았다. 이때 한국학과는 중국학과, 일본학과, 그리고 월남학과와 더불어 동양학부로 개설되었는데, 이는 동일 문화권을 이루는 극동의 네 지역 연구가 동양학이라는 하나의 단위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이었다.

이와 같은 학문적 토양과 역사적 배경 속에서 이옥 교수의 한국 고대사 연구를 시작으로 Daniel Bouchez 교수(국립학술연구원 은퇴)의 한국 고전문학 연구, Alexandre Guillemoz 교수(국립학술연구원, 파리 7대 강사)의 한국 근대사 연구 등이 이루어져 현재 한국학의 기본 틀을 형성하였다. 그 결과, 파리 7대 교수와 소장학자들이 프랑스 한국학계에서 중추적인 역할를 수행하게 되었으며, 한국학자들의 연구 결과는 Marc Orange 교수가 책임자로 있는 Colle de France 산하 Centre detudes cornnes(한국학연구소)에서 출간되고 있으며, 젊은 한국학자 배출의 중요한 산실이 되고 있다.
파리 7대학교의 한국학과는 DEUG(대학 1, 2학년), 학사(대학 3학년), 석사(대학 4학년)를 거쳐 박사과정에 이르는 완전한 체제를 갖추고 있다. 대학 1, 2학년 과정에서는 동아시아 문화(월남학과 교수)와 한국에 관한 일반 지식(외부전문가), 한국어(Martine Prost 교수)와 회화(Lecturer)를 가르치고 있다.

전공의 첫 단계라 할 수 있는 학사과정에서는 ‘텍스트와 문화’라는 제목으로 Marc Orange 교수와 이병주 교수 지도하에 한문입문, 문헌연구, 그리고 한국사 등의 세 과목이 한국학을 인문학의 범주에서 연구하는 학생들을 위해 개설되어 있다. 또한 ‘경제와 사회’라는 제목으로 한국의 정치와 경제, 거시경제, 그리고 동아시아의 지정학 및 국제관계 등의 세 과목이 Lyon대학교 이진명 교수 및 외부전문가에 의해 순수학문보다는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해 마련되어 있다. 이와 함께 한국어 수준의 향상을 위한 Martine Prost 교수와 최승언 교수의 불한번역과 한불번역, 신문 읽기와 외부강사에 의한 회화강의가 필수과목으로 진행된다.

석사과정에는 고전 한국학, 민속학, 경제사회학과 한국어 강의가 있는데, 이 과정에서는 무엇보다도 학생들의 논문 작성에 주안점을 두어 석사논문의 지도를 위한 한국학 방법론 강좌(최승언 교수)가 개설되어 있어 학생들의 논문작성에 실제적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러나 지정학적 이유 등으로 인하여 한국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가 높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대학 1, 2학년 과정의 학생 수는 많은 편이 아니다. 하지만 동양학부의 타 학과에 비해 석·박사과정생이 많다는 것은 특기할 만하다. 해마다 소수이긴 하지만 우수한 석·박사과정의 한국학도들이 배출되고 있으며, 이들의 전공 역시 고고학, 역사학, 지리학, 철학, 문학, 언어학 등 매우 다양하다.

한국학의 성장을 위한 학과의 노력은 한국학과 도서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1970년대부터 보유하고 있던 8,000여 권의 장서를 토대로 1992년에 문을 연 파리7대학교 한국학 도서관은 현재 인문학, 특히 각종 사전류와 역사, 지리, 언어, 문학 분야의 장서 25,000여 권을 소장하고 있다. 이 도서관은 사회과학 서적을 중심으로 한 25,000여 권의 장서와 약 500여 종의 정기간행물을 보유한 Colle de France 산하 Centre d芚tudes cor nnes(한국학 연구소)의 도서실(책임자 Marc Orange 교수)과 더불어 프랑스 지역 한국학 학자들과 학생들에게 매우 귀중한 자료들을 제공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실만으로도 파리7대학교의 한국학과가 유럽 지역의 명실상부 한국학의 최대 산실이라 할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