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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적인 난상토론의 새로운 장에서 펼쳐진
‘북핵실험 이후의 북한.중국 관계’ 논의

한국국제교류재단 정책연구실은 ‘KF 전문가 세미나 시리즈(KF Expert Seminar Series)’를 새로이 출범시키면서 그 첫 번째로 중국 북경대학의 주 펑(Zhu Feng) 교수를 초청하여 ‘제2차 북핵실험 이후의 북한.중국관계’를 주제로 지난 7월 29일 오후 재단 회의실에서 세미나를 개최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은 지난해 이미 해외의 저명한 석학이나 지도급 인사들의 강연회 시리즈인 ‘KF 포럼’을 출범시킨 바 있으며, 지금까지 조지 부시(George H.W. Bush) 전 미국 대통령, 조지프 나이(Joseph Nye) 하버드대학 교수, 존 후드(John Hood) 옥스퍼드대학 총장, 고이치로 마츠우라(Koichiro Matsuura) 유네스코 사무총장, 콜린 파월(Colin Luther Powell) 전 미국무장관, 테오 좀머(Theo Sommer) 독일 <디 자이트(Die Zeit)> 편집장 등을 초청하여 강연회를 개최해왔다. KF 포럼은 특히 이들 세계적 인사들의 강연을 통해서 세계 주요 현안 이슈들에 대한 한국민들의 이해와 인식을 높이고자 하는 목적으로 기획되었다.
새롭게 출범한 ‘KF 전문가 세미나 시리즈’는 기존의 KF 포럼과 달리 첫째 소수 전문가들 간에 현안 이슈에 대해 진솔하고 깊이 있는 대화와 의견 교환의 장을 제공하고, 둘째 이들 국내외 전문가들 간에 인적 네트워킹을 구축하고자 하는 의도로 기획되었다. 따라서 KF 전문가 세미나는 모든 형식과 절차를 배제하고, 해당 지역이나 이슈의 전문가들 약 15명 내외가 모여서 심도 깊은 ‘난상토론’을 하는 것을 그 이상형으로 설정하고 있다.



한국 방문 전문가를 활용한 경제적인 세미나
이러한 기획 의도와 목적 이외에도 KF 전문가 세미나 시리즈의 또 한 가지 특기할 점은 세미나 개최 비용 대비 효과의 측면에서 ‘경제성’을 표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외의 많은 전문가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수시로 한국을 방문하고 있는데, KF 전문가 세미나 시리즈는 이렇게 한국을 방문하는 해외 전문가들을 활용하여 세미나를 개최함으로써 별도의 초청 경비 부담 없이 국내외 전문가들 간에 심도 깊은 논의와 네트워킹의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 또한 세미나 장소 역시 외부 장소를 대여하기보다는 한국국제교류재단 내의 회의실을 사용함으로써 그 경비를 최소화할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해외 전문가들을 초청하는 국내 대학, 학회 또는 연구기관들 간의 긴밀한 네트워크와 정보 공유 그리고 사전협의가 필수적이다. 이번 세미나 시리즈의 첫 번째로서 중국 북경대학의 주 펑 교수를 모실 수 있게 된 것도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소장 이태환)와의 협력을 통해서 가능했던 것이며, 따라서 중국연구센터와 공동으로 주최하게 되었다. 이 자리를 빌려 이태환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 소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뜻을 전한다.
이번 첫 번째 세미나에는 당초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35명의 전문가들과 언론인들이 참여했다. 이는 2차 북핵실험 이후의 북한•중국 관계라는 사안의 중요성, 그리고 주 펑교수가 소장 학자임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에서 권위 있는 한반도 전문가라는 점에 기인한 듯했다. 특히 언론의 관심이 뜨거웠으며 MBC에서는 카메라 크루를 파견하여 뉴스를 통해 세미나 내용을 심도 있게 보도하기도 했다.

북핵 문제에 관한 전문적이고도 현실적인 심도 깊은 토의
이번 세미나에서 주 펑 교수 발제의 핵심 논점은 다음의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과거 중국의 포스트 마오쩌둥 체제의 경험에 비추어볼 때 현재의 북한 정권이 단기간 내에 붕괴할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따라서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은 북한의 현 체제가 향후 5~10년 이상 지속된다는 전제하에 중•장기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이와 관련해 한국은 경제적 지렛대를 이용, 북한의 점진적 내부 변화를 이끌어내는 정책을 채택하되, 북핵 문제에 관해서는 6자 회담의 틀 안에서 북한에게 합의사항이행을 강제할 수 있는 국제 체제(enforcement-driven process)를 제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한국의 대북 포용 정책과 더불어 합의에 근거한 강력한 국제적 대응의 제도화를 병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셋째,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은 중국이 경제적 강경 조치를 통해서 북한에 대해 보다 실질적인 압력을 행사하기를 바라고 있지만, 중국이 대북 강경 기조로 전환할 경우 북한에 대한 ‘접근(access)’을 상실하게 될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중국은 북한에 대해 현재의 ‘위험 방지책(risk-averse policy)’을 고수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예상대로 토론에서는 여러 가지 흥미로운 질문과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특히 중국 내 북한에 대한 최근의 여론 변화 등을 감안할 때, 중국이 북한을 계속적으로 지지하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커지고 궁극적으로는 이로 인해서 중국이 딜레마에 빠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지적에 주 펑 교수는 공감을 표명했다. 특히 그는 최근 신장 소요 등 국내적 문제들로 인해서 중국 정부가 북한에 신경을 쓸 여지가 많지 않았을 뿐 아니라 북한이 중국 정부에 상당한 정치적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또한 북미 대화 및 6자 회담과 관련해 북미 간 양자 대화는 대화를 재개시키는 데 기여할 수는 있지만, 북핵 문제나 평화 체제 등 보다 근본적 문제의 해결은 결국 6자 회담의 틀 안에서 이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견해를 표명했다.

전문성과 경제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알찬 세미나의 첫걸음
이번 제1차 KF 전문가 세미나는 소수 전문가들의 진솔하고 솔직한 의견 교환의 장이라는 당초의 기획 의도에 적절히 부합되는 것이었다. 제1차 세미나에 이어 8월 14일에는 국가 브랜드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사이먼 안홀트(Simon Anholt)를 발제자로 하여 국가브랜드위원회와 공동으로 제2차 세미나를 국가브랜드위원회 사무실에서 개최한다. ‘전문성’과 ‘경제성’을 표방하면서 이제 막 첫걸음을 띤 KF 전문가 세미나 시리즈에 모쪼록 국내 전문가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 비판 그리고 참여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