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메뉴 바로가기본문으로 바로가기

체코의 여름을 아름답게 물들인 사랑의 콘서트

2005년부터 드보르작 아카데미, 체코 국립 프라하 음악원과 손잡고 매년 여름 학기마다 체코를 중
심으로 연주회를 개최해온 서울오라토리오가 올해에도 지난 7월 24일부터 8월 1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연주회를 열었다. 모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서울오라토리오는 체코의 여름을 아름다운 음악으로 물들였다.

2001년부터 유럽의 여러 연주 단체와 교류하기 시작한 서울오라토리오는 2005년부터 체코 정부와 체코 대사관의 제안으로 드보르작 아카데미와 체코 국립 프라하 음악원의 협력학교 협약을 체결해 매년 여름 학기에 체코를 중심으로 연주회를 개최해왔다.
2007년에는 , 2008년에는 이라는 제하의 음악회를 개최했으며, 올해는 라는 이름으로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지원 아래 연주회를 개최했다.
참된 예술을 지향하는 음악가들로 하여금 인류를 위하여 가치 있는 일을 실천하게 한다는 목적을 담은 사랑의 콘서트. 그 현장의 소리를 담아왔다.



첫 번째 연주 - 사랑과 평화의 콘서트를 예고하다
7월 24일 금요일, 프라하의 루돌피눔 수크 홀(Rudolfinum Suk Hall)에서 개최된 첫 연주에서는 한국 가곡과 오페라 아리아 등을 엄선한 갈라 콘서트가 펼쳐졌다. 테너 성영규는 ‘뱃노래’와 ‘공주는 잠 못 이루고(Nessun Dorma)’를 선사하여 “Absolute technique, absolute voice(완벽한 기교, 완벽한 음색)!”라는 극찬을 받았으며, 메조 소프라노 문혜경은 ‘가고파’와 ‘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Mon CoeurS’ouvre a Ta Voix)’로 안토닌 드보르작의 친손자인 드보르작 3세를 비롯한 청중의 눈시울을 적셨다. 슬로바키아의 성악가 바리톤 야쿠브 푸스티나(Jakub Pustina)의 ‘인 타베르나(In Taberna)’와 ‘피가로의 카바티나(Cavatina of Figaro)’ 연주, 그리고 1890년대에 창단해 100여 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체코 트리오(Czech Trio)의 드보르작 ‘둠키(Dumky)’ 전 악장 연주 또한 관객들의 우레 같은 박수와 환호를 자아냈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주한 체코 초대 대사, 프라하 음악원 교수진을 비롯해 드보르작 가문의 3세, 4세 그리고 5세들까지 모든 가족이 연주를 관람하는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체코 트리오의 피아니스트이며 프라하음악원 교수인 밀리안 랑게르(Milian Langer)는 “안토닌 드보르작을 사랑하는 여러분께 선물하는 마음으로 연주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으며, 한 프랑스인 관객은 “음악에 이끌려버렸다.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내일 당신들의 연주에 동행하고 싶다”고 감상을 밝혔고, 술코바 (B. Šulcová)교수는 “드보르작이 드보르작를 만났다”고 극찬했다.
연주자들과 모든 스태프들은 루돌피눔 홀의 정문 앞 드보르작의 상 앞에 헌화를 하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연주의 성공으로 내년의 연주 방향은 ‘사랑과 평화의 콘서트’로 정하게 되었다. 드보르작 3세가 드보르작 아카데미의 명예학장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된 아카데미학생들의 기쁨 또한 남달랐다.



두 번째 연주 - 특별한 예배를 드리다
7월 25일 토요일, 남부 보헤미아의 카도프 교회(Kadov Church)에서는 성가(Sacred Songs) 중심의 연주가 펼쳐졌다. 이 연주는 1710~1720년경에 제작된 카도프 교회의 파이프 오르간을 수리하는 기금을 마련하기위해 기획된 것으로 마을 주민 200여 명이 대부분 참석할 정도로 성황을 이루었다. 전날에 이어 이날 연주에 함께 동행해준 스위스에 거주하는 서울오라토리오 후원 회원 여러분들과 서울오라토리오도 수액을 기부했으며 음악원 학생들도 십시일반 헌금을 하며 기금 마련을 도왔다.
소프라노 김선미가 체코어로 찬양을 올린 드보르작의 ‘성서의 노래(Biblical Songs) NO.4’, 그리고 테너 원용기와 합창이 어우러진 베를리오즈의 레퀴엠 ‘상투스(Sanctus)’ 등은 체코인의 마음속에 깊은 감동을 안겨주었다. 소프라노 강수정과 바이올리니스트 이정현이 모차르트의 ‘주님을 찬양하라(Laudate Dominum)’를 폐회송으로 재연주하자 퇴장하던 모든 사람들이 나가던 것을 멈추고 기립한 채로 연주를 경청하며 눈물을 닦아내던 아름다운 모습은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후문에 의하면 이번 연주 이후로 오르간 수리를 위한 기금이 계속 모아지고 있다고 한다. 연주 후에는 마을 주민들과 함께 통돼지 바베큐 파티를하며 서로를 축하했으며, 프라하 음악원 부학장의 장인인 칸카(A. Kanka)씨가 서울오라토리오 감독에게 직접 그린 그림을 선물하기도 했다.

세 번째, 네 번째 연주 - 드보르작 작곡 콩쿠르의 윤곽이 잡히다
세 번째 연주는 음악원 재학생들의 발전과 무대 적응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7월 28일 화요일 팔피 궁전(Palffy Palace)에서 열렸고, 마지막 연주는 8월1일 토요일, 역시 프라하의 라돌피눔 수크 홀에서 오라토리오 중심의 성악 갈라 콘서트로 기획되었다.
마지막 연주는 이미 솔리스트이자 교수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정상급 성악가들과, 작년 드보르작 성악 콩쿠르 수상자인 일본인 성악가 바리톤 토시미 모리(Toshimi Mori)가 초청되어 무대를 함께했으며, 서울오라토리오 합창단과 체코 합창단(Choir Vox Pragae)의 합창이 어우러졌다. 연주 후에는 드보르작 3세의 생일 축하가 이어졌고, 토마스 스메탄카(Tomas Smetanka) 전 주한 체코 대사 내외분과 감동적인 만남의 시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네 차례의 연주가 이루어지는 동안, 서울오라토리오가 이루어낸 큰 수확이 또 하나 있다면 오랫동안 숙원이었던 드보르작 국제 작곡 콩쿠르의 윤곽이 잡혔다는 것이다. 내년에 체코의 프라하에서 제1회로 열리는 안토닌 드보르작 국제 작곡 콩쿠르에 작곡가들과 학생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기대한다.
서울오라토리오와 체코의 교육과 문화 교류는 성공적인 결실을 맺어가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의 결과 서울오라토리오 최영철 감독은 체코 정부가 수여하는 그라시아스 아지트(Gratias Agit)의 수상자(2009년 10월)가 되었다. 이 상은 체코의 문화 예술과 교육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큰 외국의 단체 또는 개인에게 수여하는 상인데, 개인으로서 한국인 최초로 수상자가 되었다는 점이 매우 놀라운 일이다. 최영철 감독은 수상을 위해 다시 체코로 출국하게 되고, 이때 그의 30여 년 연구의 결실인 16세기 스타일의 대위법을 영문으로 출간, 드보르작 박물관을 비롯하여 그의 책을 기다리고 있는 각 대학에 헌정할 예정이다.
서울오라토리오와 함께 뜻을 펼쳐나갈 국내의 역량 있는 음악가들이 앞으로도 우리의 행보에 적극 동참해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