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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러운 추억을 안겨준 한국

지난 7월 13일부터 26일까지 뉴질랜드와 호주 교사 23명이 2009년 대양주 교육자 한국학 워크숍에 참가하는 즐거움을 누렸다. 이 워크숍은 한국국제교류재단과 고려대학이 대양주 교육자들로 하여금 한국의 사회, 문화, 역사에 대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매년 개최하는 행사이다.

“한국 방문은 어땠어?”
지난 7월 26일 뉴질랜드로 돌아온 이후 친구와 동료들은 내게 이렇게 물었다. 이 질문에 대답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고대 문명과 풍부하고 독특한 문화를 통찰할 수 있게 해준 매우 고무적이고 교육적인 경험이었다는 것을 설명하려면 최소한 1시간은 걸릴 것이기 때문이다.



긍정적이고 친절한 한국 사람들
나는 다른 참가자들보다 며칠 앞서 한국에 도착했다. 아시아뉴질랜드재단이 뉴질랜드 참가자들에게 특별히 이런 선택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인천국제공항을 나와 서울의 번잡한 교통과 덥고 습한 날씨 속으로 들어가면서 나의 안락한 영역을 벗어나 이제부터 19일 동안 새로운 세계로의 탐험을 최대한 활용해 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 사람들에 대한 나의 첫인상은 매우 긍정적이라는 것이었는데, 이런 느낌은 계속해서 재확인되었다. 내가 길을 잃은 것처럼 보이거나 방향을 알지 못하는듯 할 때면 사람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도와주곤 했다. 문제가 생길 때면 그저 지하철 안내도를 펼치고 누군가가 “도와드릴까요?”라고 물어오기만을 기다리면 되었다. 한국사람들은 전화카드와 지하철 교통카드를 사는 것을 도와주었고, 어디를 어떻게 가는지 바로 알려주었으며, 심지어 우산 사는 것을 도와주어 장맛비로부터 나를 구해주기까지 했다!
추운 겨울과 장시간의 일 속에 파묻혀 지내다 왔기 때문에 나는 가능한 한 서울의 많은 것을 탐험하는 데 열심이었다. N 서울타워 전망대에서는 이 거대한 도시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었고, 전쟁 박물관에서는 한국전쟁의 역사에 대해 귀중한 통찰을 할 수 있었다. 한국이 자국을 지키는 데 기여한 동맹국들을 기억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 뉴질랜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영광으로 느껴졌다. 또한 한국전쟁에서 뉴질랜드가 어떤 역할을 했는가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으며, 뉴질랜드 전사자 추모비를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

한국의 생활을 엿볼 수 있었던 학교 방문과 가정 방문
워크숍은 고려대학에서 마련된 공식 환영 행사와 함께 시작되었다. 기쁘게도 그날 우리의 첫 번째 수업은 한국어와 예절에 관한 것이었다. 교육자로서 우리는 한국의 교육제도에 대해 가능한 한 많은 것을 알아내려고 열심이었고, 대일외국어고등학교 방문은 귀중한 경험이 되었다. 그곳에서 처음으로 한국 학생들을 가르쳐보는 경험을 했는데, 나는 학생들에게 동기부여가 잘 되어 있고, 또 그들의 영어 실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학생들은 나와 또 다른 뉴질랜드 교사가 던진 질문에 훌륭하게 대답했다. 학생들이 뉴질랜드에 대해 많은 지식을 갖고 있는 것에 깊은 인상을 받은 우리는 모든 학생들에게 조그마한 선물을 주었다. 뉴질랜드의 역사와 문화, 지리에 대해 학생들의 지식이 더욱 폭넓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선물이었다.
워크숍의 목적 중 하나가 한국 가정에서 하루 저녁을 보내는 것이었다. 나는 대일외국어고등학교 근처 아파트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아그네스라는 유쾌한 소녀의 집을 방문하는 즐거움을 누렸다. 이 방문은 서로의 나라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되고,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대부분의 워크숍 참가자들은 학교 방문과 가정 방문을 이번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로 꼽았다.



한국의 과거와 현대의 역사를 바라보다
프로그램 전반에 걸쳐 강조된 것은 한국의 과거와 현대의 역사였으며, 이는 대학교 강의, 국립중앙박물관과 궁궐 방문 그리고 5일간 서울을 벗어난 지방답사 기간 중 유적지나 사찰 방문 등을 통해 이뤄졌다.
우리 모두는 비무장지대(DMZ) 방문을 고대했다. 성장하는 남한과 가난하고 호전적인 북한을 가르고 있는 DMZ를 방문한 것은 정신을 번쩍 들게 만드는 경험이었다. 우리는 전망대에서 비무장지대 너머 북한을 볼 수 있었다. 중간 차단터널로 접근할 수 있는 제3 땅굴을 보니 남한이 직면하고 있는 위협이 어떤 것인지 느껴졌다. 발견되지 않은 또 다른 땅굴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무장지대의 남한 측 끝자락에는 도라산 철도역이 자리하는데, 온전하게 운영 중이지만 승객은 없었다. 도라산역은 남북공동 사업이 양측을 하나로 묶고 북으로부터의 위협이 감소될 더 나은 미래의 상징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들었다.
한국의 과거 역사로 떠나는 여행에서 나는 왕실이 거주했던 창덕궁에 감명을 받았다. 담으로 둘러싸인 궁궐에는 아름다운 건축미를 지닌 유적이 자리한다. 며칠 뒤에 가본 수원 화성은 한국사에 대한 우리의 지식에 또 다른 차원을 더해주었다. 그러나 내가 가장 좋아한 곳은 대릉원의 왕실 고분이었다. 이번 워크숍을 통해 나는 한국인들이 활자(처음엔 목판, 그다음엔 금속 활자)를 처음으로 발명한 민족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청주에 있는 고인쇄 박물관 방문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책인 직지가 어떻게 인쇄되었는지를 볼 수 있었다.
답사 여행은 우리를 세계문화유산 불교 유적지 두 곳, 석굴암과 불국사로 이끌었다. 석굴암에는 불상이 36위의 수호신과 군소 신들에 둘러싸여 안치되어 있다. 이것은 8세기에 먼 곳에서 채석되어 이곳까지 운반된 거대한 화강암으로 만든, 진정으로 믿기 어려운 공학적 역작이다. 불국사도 석굴암 못지않게 인상적인 거대한 절로, 경주를 내려다보는 곳에 온전하게 재건되어 자리하고 있었다. 나는 이 6세기 터를 차지하고 있는 절과 다리, 탑 사이를 돌아다니며 고즈넉한 분위기에 젖어 시간을 보냈다.

다양한 한국 문화를 체험한 소중한 시간
워크숍 기간동안 우리는 한국 문화의 여러 가지 서로 다른 측면을 볼 수 있었다. 우리는 다도, 궁술, 인쇄, 엿 만들기 등 몇몇 전통적인 활동에 참여했다. 불행히도 내가 만든 엿은 엉겨버려 엉망이었지만 강사의 도움으로 그런대로 해결할 수 있었다. 한복을 입어보는 흥미진진한 경험도 했다. 무관차림을 한 내 모습이 꽤 멋져 보였다.
체한 기간 중 가장 기억에 남은 저녁은 정동극장에서 전통춤과 기악을 선보인 뮤지컬 <미소> 공연을 보던 때였다. 제일 앞 자리에 앉았던 나는 내가 마치 쇼의 일부분이 된 것처럼 느껴졌다.
한 나라의 문화를 경험하는 방법으로 그 음식보다 더 나은 것이 있을까? 우리는 뷔페, 야외 바베큐, 방바닥에 앉아서 하는 식사 등 매우 다양한 음식 문화를 경험했다. 우리가 먹어본 음식 종류로는 비빔밥, 불고기, 삼계탕 등이 있었다. 한국에는 확실히 독특한 음식 문화가 있으며, 우리는 그것을 최대한 만끽했다.
1960년 이후 한국 경제 기적의 증거는 사방에 있었지만, 특히 울산에 있는 현대조선소를 방문했을 때 뚜렷이 볼 수 있었다. 이곳은 한국 경제 발전을 한눈에 볼 수 있었던 곳으로 , “인간의 잠재력은 무한하다. 이 무한한 잠재력은 누구에게나 무한한 가능성을 약속하는 것이다”라는 정주영 창업주의 말은 현대 한국의 긍정적인 태도를 그대로 요약한 듯했다. 나는 한국인의 친구가 되어 뉴질랜드로 돌아왔다. 이 멋진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 한국국제교류재단과 고려대학, 아시아뉴질랜드재단에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강의는 유익했으며, 답사 여행은 세심하게 구성되어 있었다. 음식도 맛있었으며, 숙소는 화려했다. 도우미들과 안내자들은 친절하고 정중했다. 우리는 심지어 부분일식까지 보았다! 누가 그런 일정을 짰을까? 워크숍은 새로운 우정을 쌓게 해주었고, 한국의 과거, 현재, 미래 도전에 대해 열려 있고 솔직한 관점을 제시했다. 모두에게 이렇게 인사하고 싶다.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