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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아프리카 가까이 들여다보기, 그 행복한 여정

아프리카를 바로 알기 위해 기획한 <아프리카 이야기> 강좌가 한국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에서 9월 17일부터 11월 26일까지 매주 개최되고 있다.

<아프리카 이야기>는 그동안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아프리카의 역사, 지리적 특성, 예술 및 문화적 다양성 등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로써 새로운 동반자 관계로 발전하기 시작한 두 지역의 상호 협력에 기초를 마련하기를 기대하며 끝까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역사, 사회, 종교, 축제와 정체성, 미술, 영화, 문학과 구전 전통 등의 개관에 이어 프랑스어권 아프리카의 주요 국가에 대해 다룬 강좌는 ‘한국과 아프리카의 관계’ 대한 강의를 끝으로 <아프리카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강사는 이번 기획의 협력 기관인 영산대학교 아프리카 연구소 소속 교수와 국내 전문가 9명이다.



떠오르는 아프리카
2006년 우리나라 정부는 아프리카와 적극적 외교의 필요성을 절감해 ‘한•아프리카 포럼(Korea-Africa Forum)’을 창설, 아프리카 5개국 정상을 한국에 초청했다. 53개 국가로 구성된 아프리카라는 ‘미개척 잠재 시장’이 한국에게 ‘기회의 땅’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아프리카의 풍부한 에너지 자원 시장에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후발 주자로서 힘든 공략이 시작된 것이다. 그동안 종교인에 의해 증가하던 인도적 지원 사업에 비종교적 구조 단체들이 본격적으로 가세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우리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가 300% 확대되었다. 가장 고무적인 것은 관광을 중심으로 한 일반인들의 교류가 상당히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프리카에 관한 오해
인류의 문명이 시작된 곳이자, 10억에 가까운 사람들이 사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대륙 아프리카는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이미지로 기억되고 있을까? 아프리카에 대한 한국인들의 지식은 아직도 지리적인 위치만큼 멀다. 아프리카하면 대체로 두 가지 이미지를 떠올린다. 하나는 빈곤, 내전, 독재, 말라리아, 에이즈, 인종 청소, 쿠데타, 테러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이고, 또 하나는 현대 문명에서 벗어나 작열하는 태양 아래 숨쉬는 자유, 푸른 대자연 속에 뛰노는 수많은 야생동물, 멀리 정상부에 만년설이 덮인 킬리만자로 산의 아름다운 풍광, 기이하고 신비한 마스크와 의상, 풍습이 아직도 보존되고 있는 순박한 원시 부족 등의 긍정적 이미지. 이런 게 전부가 아닐까 싶다.
따지고 보면 이런 이미지들은 서구인들의 고정관념이 여과 없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우리 의식에 수용되었거나, <동물의 왕국>이나 <타잔> 혹은 <아웃 오브 아프리카>, <블러드 다이아몬드> 같은 영화나 TV에서 방영되는 아프리카에 관한 상업적인 프로그램이 아프리카에 관한 피상적인 이해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또한 아프리카라는 비서구적인 세계는 ‘아름다운 대자연’과 ‘혼란과 가난의 검은 대륙’이라는 두 극단적인 이미지의 고정관념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유럽’이라는 의식의 환승역을 거쳐 아프리카에 도달하고 있는 것이다.
프란츠 파농은 『검은 피부 하얀 가면』에서 “문명인인 백인과, 여전히 자연의 일부인 흑인”이라는 이분법이 횡행하고 있다고 말한다. 더 신랄하게는 “백인은 흑인을 원숭이와 백인 사이의 중간적 존재”로밖에 취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인 중 파농의 이 같은 지적과 아프리카에 대한 차별 의식으로부터 자유롭다고 할 수 있을 사람은 얼마나 될까? 특히, ‘잘살아보세’라는 슬로건으로 대표되는 자본주의적 서구화에 전 민족의 에너지를 쏟아 부어 2만 달러 개인 소득달성에 대단한 자부심을 느끼는 한국인은 저개발 국가의 국민, 사회와 문화를 무시하고 업신여기는 천박한 우월감을 종종 드러낸다. 그러니 당연히 아프리카에 관한 ‘백인 우월주의 담론’에 동조하는 경향이 있다. 하여, 아프리카는 우리에게 더더욱 먼 곳이 되고 말았다.
그래서 아프리카를 제대로 아는 전문가도 너무 부족하다. 그 동안 지나치게 소외되었던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아프리카의 정치, 외교, 경제, 사회, 문화를 총체적으로 이해하지 못하면 경제적인 진출도 당연히 제약을 받게 된다. 아프리카를 제대로 이해해야 아프리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고, 한국이 제공할 수 있는 것을 제대로 맞교환 할 수 있다. 동시에 사람을 키우고, 다양한 집단의 인적 교류를 넓혀가야 유리한 인적 네트워크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에게 성큼 다가온 아프리카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역사적으로 조성된 오해의 휘장을 걷어내는 아프리카에 관한 인식의 재조정이 필요하다. 그렇게 했을 때 있는 그대로의 아프리카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키우며
필자는 지난 9월 17일 ‘길라잡이 강의-왜 아프리카인가?’ 를 주제로 한 강연을 마쳤다. 놀라울 정도로 성실한 청중의 준비 자세, 강좌 내내 이어진 진지함, 수강생들이 제기한 수준급의 질문, 인도적인 관심 등을 통해 우리 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아프리카에 대해 상당한 관심과 애정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이 관심과 애정이 차세대에 증폭될 것임을 기대하게 했다. 아프리카에 관해 한국 최초로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기획된 이 수준 높은 문화강좌가 2010년 남아공화국 월드컵 관람을 위해 아프리카를 여행할 젊은이들에게, 원조 개발 사업을 수행할 봉사 단원에게, 아프리카에서 사업을 꿈꾸는 비즈니스맨들에게, 선교를 준비하는 종교인들에게 그리고 그냥 무작정 아프리카 여행을 떠나려는 사람들에게까지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 끝으로 거리상 참석할 수 없어 이런 문화적 혜택을 향유할 수 없었던 수도권 외 지역에 거주하는 국민들에게도 앞으로 다양한 기회가 돌아갈 수 있도록 재단 측에서 고려해주시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