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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025년 글로벌 챌린저 프로그램을 통해 영국박물관으로 파견된 김민지입니다. 2개월차 업무 내용 보고 드립니다.
- 1. 업무
- [리서치]
영국박물관은 관내 컬렉션에 대한 public enquiry에 적극적으로 응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습니다. 한국팀에서도 한국 컬렉션에 대한 문의가 들어오면 가능한 내에서 성실히 답변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저 또한 문의 내용에 맞는 정보를 찾는 업무를 보조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큐레이터 선생님께서 필요하신 정보(학술 정보, 옥션 현황 등)를 리서치합니다.
- [데이터베이스 검토 및 Audit 보조]
또 다른 주요 업무는 영국박물관에 있는 한국 컬렉션이 박물관의 데이터베이스에 적확한 정보로 기입되어 있는지 검토하는 일입니다. 이 경험을 하면서 영국박물관에서 오브젝트에 명칭과 설명을 부여하는 기준이 한국박물관의 기준과 매우 다르다는 점이 재미있었습니다. 각 국가와 기관에서 조심스럽게 생각하는 지점이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것 같다고도 느꼈습니다. 아울러 정보가 수정되면 좋을 오브젝트들을 정리하면서 이들에게 맞는 옷을 찾아준다는 기분이 들어 뿌듯했습니다.
데이터베이스를 검토하는 일 외에도 데이터베이스 상의 내용이 실제 오브젝트의 위치와 상태에 맞는지 점검하기 위한 Audit을 돕기도 했습니다.
- [레이블 검토]
곧 있을 갤러리 로테이션을 위해 지난 달 쓴 레이블을 최종적으로 검토했습니다. 레이블의 내용 자체를 수정하기 보다는 최종 점검인만큼 오탈자를 검수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여러 차례의 검토를 거치며 작은 실수라도 없도록 노력하시는 큐레이터 선생님을 보며 많이 배웠습니다.
- [V&A exchange]
V&A의 인턴으로 파견된 선생님과 오전 오후를 나눠 V&A와 영국박물관을 하루동안 경험하는 exchange day를 두 기관의 큐레이터 선생님들께서 마련해 주셨습니다. 오전에는 제가 V&A에 가서 오브젝 뷰잉을 하고 V&A의 큐레이팅 방향성을 큐레이터 선생님께 직접 들은 뒤 그곳에 계신 한국팀 선생님들과 식사를 했습니다. 식사를 마친 후에는 V&A로 파견되신 선생님을 모시고 영국박물관으로 넘어 와서 영국박물관의 한국 컬렉션 뷰잉하고, 한국실을 상아 선생님께서 소개해 주신 것을 끝으로 근처에 모여 다 같이 저녁 식사를 하며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 경험을 통해 V&A를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V&A의 큐레이터 선생님께서는 각 갤러리를 돌며 기관이 추구하는 가치관과 그에 따른 전시 구성 및 전략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그 가운데 아티스트들이 작업을 하는 공간을 대여해주고, 그 공간을 방문객들이 살펴 볼 수 있는 artist residency라는 관내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이 인상 깊었습니다. 혼자 V&A를 보러 왔다면 알아차리기 어려웠을 세심한 디테일들을 배울 수 있어서 유익하고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아울러 하루에 두 기관을 돌면서, 한국실을 갖춘 두 개의 영국 기관들이 서로 다른 접근법과 강점을 통해 한국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6개월이라는 한정된 시간 내에 최대한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intern exchange day를 주선해주신 두 큐레이터 선생님께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2. 전시 경험
- [Ancient India]
새로 개막한 영국박물관의 특별전인 Ancient India를 staff preview로 감상했습니다. Staff preview에서는 전시를 총괄한 큐레이터의 기획 의도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됩니다. 설명에 따르면 이 전시는 고대 인도의 세 가지 종교: Hinduism, Buddhism, Jainism이 평화롭게 공존하며 오늘날의 삶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조명하기 위해 기획되었다고 합니다. 인도 문화의 역동성을 드러내기 위해 강렬한 핑크색이 전시의 key color로 선택된 점이나 보존 처리, 동선 구획 등 전시의 모든 요소와 단계들이 vegan으로 구성되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습니다. 감상자들의 몰입을 위해 갤러리 내에 향이 나도록 조성된 점 또한 인상깊었습니다. 종교, 생활, 역사 등 폭넓은 범주를 다룬 전시인만큼, 감상자들이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을 수 있도록 여러 장치들을 준비한 기획자들의 고심이 느껴졌습니다.
- [V&A East Storehouse]
5월 말에 개관한 V&A의 새로운 분관인 East Storehouse에 다녀왔습니다. V&A East Storehouse는 지역 커뮤니티 간 문화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East London에 자리를 잡아, 수장고 내부의 다양한 오브젝트들을 대중들에게 공개하는 형식으로 설립된 ‘보이는 수장고’ 입니다. 이곳에서 저는 수장고의 일부를 제한적으로 대중에게 허락하는 것을 넘어 박물관의 수장 활동, 취지, 범위를 감상자에게 최대한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예를 들어 East Storehouse에서는 소장품과 관람객들 사이에 보호 유리를 설치하지 않음으로써 실제 수장고의 현장감을 조성하는 한편, 컬렉션의 범주가 오브젝트에 그치지 않고 미디어, 공간까지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실제로는 수장고가 아닌 데이터베이스에서 관리될 영상물을 설치한 공간을 마련했습다. 이러한 현실감과 연출의 사이에서 East Storehouse는 보이는 수장고를 넘어 V&A의 컬렉션 및 컬렉팅 전반을 보여줍니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East Storehouse가 보이는 ‘수장고’이지만, 오브젝트들을 시각적 친연성을 토대로 그룹을 짓고 배치하여 방문객들에게 ‘전시’한 측면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시각적으로 유사해 보이는 오브젝트들을 함께 보면서 방문객들은 이들이 어떻게 서로 영향을 받았을지, 혹은 어떤 맥락을 공유할지 상상하며 작은 전시를 감상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처럼 V&A East Storehouse는 ‘보이는 수장고’가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역력한 공간이었습니다.
- [Cartier]
V&A의 까르티에 특별전을 감상했습니다. 까르티에가 다양한 문화로부터 영감을 얻어 지금의 유명 브랜드로 확립되기까지의 여정을 조명한 전시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patronage를 보여준 섹션들이 흥미로웠는데, 같은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후원자들의 배경(출신 국가, 직위, 직업 등)에 따라 결과물의 조형성과 미감에 확연한 차이가 드러나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 3. 여행
[Edinburgh]
주말 동안 기차를 타고 에딘버러를 다녀왔습니다. 가장 유명한 에딘버러 캐슬 외에도 볼거리로 가득한 도시였습니다. 스코트랜드 계몽주의의 흐름 속에서 조성된 영국 최초의 public park인 Calton Hill, 18세기에 계획 도시로 짜여진 신시가지 등 모든 공간이 에딘버러의 역사적 순간에 깊게 관여되어 있다는 사실이 재미있었습니다. Old town의 중세 건물들 사이를 거니는 것만으로도 런던과는 매우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영국에 계시는 동안 가 볼 만한 여행지로 추천드립니다.

항상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시는 상아 선생님과 부족한 저를 도와주시는 박물관 동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2개월차 활동 보고를 마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