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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미국 시카고미술관 최수진 3개월차

  • 등록일 2025.11.18
상세 활동에 관한 표입니다. 작성자, 인턴십 분류, 기관명, 프로그램기간, 보고서 해당기간,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작성자 최수진
인턴십 분류 박물관
기관명 미국, ART INSTITUTE OF CHICAGO
프로그램 기간 2025년 8월~ 2026년 2월 (총 6개월)
보고서 해당기간 3개월차
내용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미국 시카고에 위치한 아트 인스티튜트 오브 시카고(Art Institute of Chicago)에서 인턴십을 진행하고 있는 최수진입니다. 아트 인스티튜트 오브 시카고는 미국을 대표하는 미술관 중 하나로, 방대한 소장품과 수준 높은 전시 프로그램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시카고는 도시 전체가 예술과 문화가 공존하는 공간이라 할 수 있을 만큼 다양한 미술관, 공연장, 건축물들이 어우러져 있습니다. 이번 세 번째 달 보고서에서는 기관에서의 주요 업무와 개인적인 여가 활동을 중심으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 1. 박물관 업무
    • (1) 컬렉션 수집(Acquisition)

      조선 후기에 제작된 병풍, 조선시대의 한옥과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져있다

      이번 달에도 새로 수집된 한국 유물에 대한 Justification을 작성했으며, 그중 조선 후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병풍이 특히 기억에 남았습니다. 조선 회화사를 전공했지만, 실물을 직접 살피며 작품의 성격을 스스로 파악하고 정리한 경험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병풍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이 작품이 평생도의 전개 방식과 유사한 구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러한 구조적 특징을 통해 작품의 성격을 보다 명확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평생도는 사대부의 일생 중 기념할 만한 경사들을 그린 그림으로, 일반적으로 8폭 또는 10폭 병풍 형식을 띱니다. 돌잔치에서 회혼례에 이르는 주요 장면들이 순서대로 전개되는 것이 특징이며, 이번 병풍 역시 이러한 구성을 상당 부분 따르고 있었습니다. 또한 전 김홍도 담와평생도와 비교했을 때 구체적인 도상과 장면 배치에서도 높은 유사성이 확인되어 작품의 제작 시기를 보다 분명하게 추정할 수 있었습니다. Justification 작성에서는 이 유물이 박물관 소장품으로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제시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평생도는 한국에서 독자적으로 발전한 회화 형식입니다. 중국·일본에도 인물의 생애를 다룬 그림이 존재하지만 평생도는 ‘이상적이고 모범적인 일생’을 하나의 전형으로 시각화했다는 점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아울러 이 작품이 보여주는 이러한 ‘이상적 삶’은 당시 조선 사대부가 추구하던 가치관과 삶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며, 한국실의 다른 사대부 관련 유물들과 함께 전시될 경우 그 사회적·문화적 배경을 입체적으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번 작업은 새 유물의 정보를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 미술의 고유한 회화 형식과 그 문화적 의미를 재확인해 이를 국제적 기관에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었던 의미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 (2) In-Person Intern Program

       In-Person Intern Program, 전시가 어떤 과정으로 기획되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1

       In-Person Intern Program, 전시가 어떤 과정으로 기획되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12

      새로운 인턴들이 본격적으로 합류하면서 인턴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과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습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In-Person Intern Program이었습니다. 여러 부서의 전문가들을 직접 만나 그들이 어떤 업무를 맡고 있는지, 최근 미술계에서 어떤 변화나 쟁점이 중요한지, 그리고 실무 조언을 들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마케팅 팀의 세션이 인상 깊었습니다. 관람객들이 미술관·박물관 정보를 찾는 방식이 더 이상 기존의 검색 엔진에 의존하지 않고, 새로운 소셜 플랫폼이나 AI 기반 검색 환경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미술관이 AI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실질적인 방향을 소개받았고, 비록 제 담당 부서는 아니었지만 개인적으로 큰 자극을 받았습니다. 그 이후로 전 세계 큐레이터들이 AI를 리서치, 작품 데이터 정리, 전시 기획 등에서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관심을 갖고 찾아보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Art Institute of Chicago에서 진행 중인 특별 전시의 담당 큐레이터들이 인턴들에게 제공한 프라이빗 투어에 참여하며, 전시가 어떤 과정으로 기획되고 완성되는지 직접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 (3) 한국실 투어 진행

      이번 달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Fine Arts Society of Peoria(FASP)를 위해 Art Institute of Chicago의 한국실(Korean Gallery) 투어를 진행한 경험입니다. FASP는 1962년에 일리노이주 피오리아에서 설립된 예술 관련 비영리 단체로, 지역 사회를 대상으로 다양한 예술 강연과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관입니다. 저는 이번 프로그램을 위해 투어 스크립트를 직접 작성하고, 지연수 선생님의 검토를 거쳐 최종안을 확정한 뒤 투어를 진행했습니다. 현재 시카고미술관의 한국실은 지난해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거치며 전시 면적이 이전보다 세 배 가까이 확대되었습니다. 이는 최근 미국에서 한국 미술과 문화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맞추어 한국 컬렉션을 보다 충실히 소개하려는 미술관의 의지를 보여주는 변화입니다. Art Institute of Chicago는 약 300점의 한국 유물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수량은 많지 않지만 전체적으로 수준이 높아 일관성 있는 컬렉션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특히 고려청자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도 특별전 대여를 요청할 만큼 품질이 뛰어납니다. 이번 투어에서는 이러한 컬렉션의 특징을 시대순 흐름에 따라 소개하며 한국 미술의 시대적 변화와 조형적 특징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설했습니다. 이번 활동을 통해 한국실의 전시 내용을 외부 기관에 직접 설명하고 소개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으며, 미국 내 지역사회에서 한국 미술에 대한 관심이 점차 확대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 2. 개인 여유 활동

    시카고는 ‘Windy City’라는 별명답게 미시간 호수의 영향으로 매서운 겨울로 유명한 도시입니다. 이번 달은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기 직전 겨울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 (1) Yoshida Chizuko Symposium & Scholars’ Day 참여

      Yoshida Chizuko 전시와 연계된 심포지엄 및 Scholars’ Day, 세미나가 시작되기 전 비어져있는 강당, 의자의 모습

      Yoshida Chizuko 전시와 연계된 심포지엄 및 Scholars’ Day, 세미나의 모습, 요시다 치즈코의 작품이 빔프로젝트로 비추어 있다

      지연수 선생님의 추천으로 포틀랜드미술관에서 열리는 Yoshida Chizuko 전시와 연계된 심포지엄 및 Scholars’ Day에 지원서를 제출했고, 운 좋게도 선정되어 트래블 그랜트를 받아 포틀랜드를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20세기 일본의 혁신적 판화가이자 여성 예술가였던 요시다 치즈코(1924–2017)를 본격적으로 조명하는 첫 대규모 회고전으로, 그녀가 일본 사회에서 여성 작가로 활동하며 마주했던 어려움과, 네 대에 걸친 예술가 가문인 요시다 가문 내부에서 ‘외부인’으로 편입되었던 복합적인 위치를 함께 보여주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전시를 기획한 지니 켄모쓰 큐레이터가 요시다 치즈코라는 그간 미술계 주류 담론에서 충분히 조명되지 못한 여성 예술가를 미국으로 불러오고, 이를 동시대 미술사 논의로 확장해 다양한 문제를 제기한 방식이었습니다. 이를 보며 ‘훌륭한 큐레이터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이번 자리는 일본 미술과 여성 예술가 연구에 관심을 가진 여러 동료들을 만날 수 있었던 소중한 네트워킹의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일본, 중국, 미국을 비롯해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동시대 연구자들과 교류하며, 각자의 연구 주제와 관점, 고민을 나눌 수 있었고, 이러한 만남은 앞으로의 연구 활동에도 큰 자극이 되었습니다.

    • (2) NFL(National Football League) 경기 관람

      NFL경기 가 이루어지 고있다

      “미국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11월 9일에 열린 NFL 경기를 관람했습니다. NFL은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 스포츠 중 하나로, 빠른 경기 흐름과 도시 간 경쟁 구도가 강해 지역 팬덤이 매우 탄탄합니다. 이번 경기는 홈팀인 시카고 베어스(Chicago Bears)와 뉴욕 자이언츠(New York Giants)의 대결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경기 규칙이 익숙하지 않아 따라가기 어려웠지만, 주변 시카고 팬들과 함께 응원하다 보니 금방 분위기에 스며들었습니다. 특히 경기 종료 5분을 남기고 시카고 베어스가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면서, 현장의 긴박함과 열기가 그대로 전해져 매우 인상적인 경험이었습니다.

    • (3) 밀워키(Milwaukee) 근교 여행

      밀워크 근교 여행

      본격적인 겨울이 오기 전, 시카고를 잠시 벗어나 가까운 도시인 밀워키(Milwaukee)로 근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밀워키는 위스콘신주 남동부에 위치한 도시로, 미국 맥주 산업의 중심지이자 미시간 호수가 펼쳐지는 아름다운 수변 도시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경험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밀워키는 여러 대형 브루어리의 본거지로 유명한 만큼, 지역 맥주 문화가 매우 강했습니다. 술을 거의 마시지 못하지만 호기심에 브루어리 투어에 참여해 보았고, 지역 주민들이 맥주에 갖는 자부심과 애정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둘째, 밀워키 미술관(Milwaukee Art Museum) 방문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미술관은 스페인 건축가 산티아고 칼라트라바(Santiago Calatrava)가 설계한 확장관으로 유명하며, 새의 날개를 연상시키는 외관 구조가 호수 풍경과 어우러져 매우 인상적인 건축미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내부에는 19세기–20세기 유럽·미국 미술, 현대미술, 공예 등 폭넓은 컬렉션이 소장되어 있었고, 예상보다 규모가 크고 알차서 관람의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이번 밀워키 여행은 근교 도시의 정취와 지역 문화를 경험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건축·미술을 중심으로 다양한 영감을 얻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달은 새로 합류한 인턴들, 그리고 포틀랜드에서 만난 여러 동료 연구자들과의 교류를 통해 시야가 넓어진 시간이었습니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대화하면서 기관을 바라보는 관점도 더 다양해졌습니다. 다가오는 11월과 12월은 땡스기빙과 크리스마스 등 연말 홀리데이가 이어지는 시기인 만큼, 기관의 분위기와 도시 전체의 변화도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