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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미국 조던슈니처미술관 장희정 1개월차

  • 등록일 2025.12.12
작성자 장희정
인턴십 분류 박물관
파견기관 미국, 조던슈니처미술관
파견기간 2025년 9월 ~ 2026년 6월 (총 9개월)
보고서 해당기간 1개월차
내용

먼저, 저희 기관이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만큼,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히 기관 소개를 드리고자 합니다.

<기관 소개>

조던슈니처미술관(Jordan Schnitzer Museum of Art, JSMA)은 1933년 개관 이래 오리건대학교(UO) 캠퍼스에서 학문·예술·지역사회를 연결하는 기관으로 자리해 왔습니다. 설립자 Gertrude Bass Warner가 동아시아를 여행하며 수집한 ‘Murray Warner Collection of Oriental Art’을 기증한 것이 출발점이 되었고, 이후 확장과 리노베이션을 거쳐 2005년부터 현재의 미술관 명칭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JSMA의 컬렉션은 초기 동아시아 미술에서 출발해 현재는 미국·유럽·현대미술까지 범위가 확장되었지만, 여전히 아시아 미술은 미술관 정체성의 중심을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실은 미국 대학 미술관 중에서도 초창기에 마련된 상설 한국 전시공간으로, 주로 삼국시대부터 현대 작가들의 작업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시대적 스펙트럼을 아우르는 소장품을 통해 한국 미술의 변화를 한 공간 안에서 조망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현대작가들의 작품을 전통 유물과 함께 배치하는 방식은 시대 간의 미묘한 연결지점을 보여주는 교차 전시 형태로 이루어져 한국 미술의 연속성과 확장성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전시를 해왔습니다.

또한 JSMA는 캠퍼스 내 학술·교육적 기능을 적극 수행하는 미술관으로, 매년 수백 명의 오리건대학교 학생들이 수업의 일부로 미술관을 방문해 실제 작품을 기반으로 한 학제 간 학습을 진행합니다. 인문학·역사·사회과학·환경학 등 다양한 전공 수업에서 전시와 연계된 Class Visit이나 Art Viewing이 운영되며, 지역 사회 주민·학교 단체를 대상으로 한 투어 프로그램, 그리고 예술을 통한 치유 프로그램(Art Healing)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교수진도 전시에 직접 참여하여 수업을 위한 전시도 이루어지는 등 JSMA는 대학과 지역사회를 잇는 교육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조던슈니처미술관을 배경으로 KF Golbal Challengers 명함을 들고있다

  • 1. 업무

    제가 담당하게 된 업무는 크게 전시 관련 연구·기획 업무와 교육 및 행사 운영 지원의 두 분야로 나누어 설명드릴 수 있습니다.

    • 1) 전시

      본격적인 인턴십은 9월 26일 J-1 Scholar Orientation과 함께 시작되었으며, 초기에는 JSMA의 구조와 업무 체계를 익히는 데 집중했습니다. 첫 주에는 Fellow와의 미팅을 비롯해 미술관 내부 투어를 받으며 주요 갤러리를 직접 확인하였습니다. 초기 정착 기간 동안에는 Outlook 기반의 업무용 메일 시스템과 Mimsy 소장품 데이터베이스 사용법을 배우며 JSMA의 행정·학예 프로세스를 익혔습니다. 동시에 JSMA의 가이드라인에 맞춰진 Art Handling Training을 작품이 지닌 구조적·형태적 특성에 따라 단계적으로 이수하며, 적절한 핸들링 절차와 Object-Based Research의 기본 원칙을 실무적으로 익혔습니다. 이러한 기초 교육과 병행해, 다음 해 봄 예정인 한국 전시 준비가 이미 시작된 상황이었기에, 도착 직후부터 전시 후보 소장품을 검토하고 관련 기록을 찾는 작업에 바로 투입되었습니다.

      10월에 접어들면서 전시 리서치는 더욱 심화되었습니다. 소장품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시대별·용도별·주제별 작품 분류를 정교하게 다듬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전시 서사의 기본 틀을 구성하며 Proposal과 미술관의 Winter-Spring Magazine Article 작성을 동시에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후로 소장품의 배치 가능성과 작품 간 관계를 검토하는 Mockup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실제 크기·비율을 고려해 여러 배치안을 시각화해 보는 과정은 전시의 방향성을 구체화하는 데 중요한 단계였고, 이후 세부 서사를 다듬어가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전근대 한국 유물의 시각적·의례적·사상적 맥락을 어떻게 현대적 감각과 조화롭게 묶어낼 수 있을지 펠로우와 지속적인 논의를 이어갔습니다.

      매주 진행되는 Cuatorial Department을 주축으로 한 Curatorial Meeting을 통해 전시별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피드백을 주고받았습니다. CCP(Cuatorial/Collections/Prep) Meeting에서는 각 부서별로 현재 진행되는 전시의 운영 현황과 일정 조율을 논의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All Staff Meeting에서는 미술관 전체 직원이 한자리에 모여 부서별 주요 성과와 프로젝트를 공유하는데, 새로 부임한 관장님 아래 조직 분위기가 재정비되는 과정도 자연스럽게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미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부서 간 소통 방식, 기관 운영의 흐름, 기관의 단기·중기 목표가 논의되는 모습을 통해 대학 미술관의 행정·운영 구조를 실질적으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JSMA Collections Committee Meeting 진행하는 모습
    • 2) 교육 및 행사

      Academic Program 활동의 일환으로 여러 수업의 투어를 모니터링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미술관이 대학 교육과 어떻게 긴밀하게 맞물려 운영되는지를 직접 경험하였습니다. 각 수업은 전공과 주제에 따라 다른 전시실을 활용하며, 학생들이 실제 작품을 기반으로 토론하거나 과제를 수행하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투어 진행을 지원하고 이동 동선을 관리하며 수업 흐름을 지켜보는 역할을 맡았는데, 이를 통해 미술관이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학습의 장으로 기능한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교육 지원 업무는 대학 미술관에서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며, JSMA가 지향하는 교육적 가치가 현장에서 어떻게 실현되는지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Italian 수업 학생들이 Art Viewing과 Class Assignment 진행하는 모습

      가을 학기는 특히 다양한 행사가 집중되는 시기여서 저는 가능하면 대부분의 프로그램과 행사에 참여하며 미술관이 수행하는 복합적인 역할을 현장에서 체험하고자 했습니다. 미술관 후원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Patron Circle Event에서는 오픈된 전시에 대한 소개 및 큐레이터 토크, 그리고 미술관의 현황과 향후 운영 방향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는데, 이를 통해 후원자들에게 그들의 후원에 대한 감사도 함께 전달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또한 ‘James Lavadour: Land of Origin’ 전시와 연계된 아티스트 토크에서는 작가를 직접 초청해 지역 관람객과 만나는 자리가 마련되는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미술관이 지역사회와 관계를 확장해 나가는 방식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행사 당일에는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려 청중을 안내하는 역할도 함께 수행했는데, 이를 통해 미술관이 지역 주민들로부터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를 받고 있음을 체감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James Lavadour 작가의 아티스트 토크 현장 모습

      이처럼 9 – 10월은 전시 리서치를 넘어, 미술관의 회의 운영 방식과 Academic Program 연계 수업, 그리고 후원자·작가와의 교류 프로그램을 폭넓게 경험하며 JSMA가 대학과 지역사회 속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인지 전체적인 구조를 정신없이 이해해 나간 시기였습니다.

  • 2. 생활

    정식 출근일 일주일 전인 9월 18일 유진(Eugene)에 도착하였고, 아파트 입주 전이었음에도 미술관 측의 배려로 마련해 준 숙소와 더불어 직원분의 집에서 감사하게도 임시로 머물 수 있어 첫 주를 큰 어려움 없이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후 미리 이전 인턴분들의 추천을 바탕으로 계약한 캠퍼스 근처의 아파트(도보 15분 거리)에 입주하였고, Anne Rose Kitagawa 슈퍼바이저 선생님께서 보관해 주셨던 이전 인턴 분들의 수많은 생활 필수품들을 인계받을 수 있어 초기 정착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미술관 직원 Lesley의 자택 전경

    이후로 현지 은행 계좌 개설을 하였고 공식적으로는 방문학자의 자격으로 온 것임으로 방문학자 신분으로서 대학 내 학술·국제교류 부서에 소속되기도 하여 캠퍼스 내 CAPS(Center for Asian and Pacific Studies)와 ISSS(International Student and Scholar Services)에 차례대로 방문하여 비자와 관련해서 필요한 행정 절차와 캠퍼스 시설 안내를 받았습니다. Duck ID 발급 이후에는 캠퍼스 내 체육관, 도서관, 교내 교통 등 생활 기반을 안정적으로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공식적으로는 Visiting Scholar 신분이지만 캠퍼스 내에서는 Associate으로, 미술관 내부에서는 Korea Foundation Intern으로 불리는 등 상황에 따라 여러 명칭이 사용되면서 초반에는 다소 혼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다양한 호칭은 동시에 서로 다른 영역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회로 이어졌고, 여러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는 계기도 되어 결과적으로 폭넓은 장점이 될 것이라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유진은 대학 도시다운 활기차면서도 안전한 분위기를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캠퍼스·다운타운·주요 마트들이 가까운 거리에 밀집해 있어 생활권 대부분을 도보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한식당을 포함한 다양한 아시안 음식점이 쉽게 접근 가능한 곳에 위치해 있고, 아시안 마트도 여러 곳 있어 식재료 구입에 어려움이 없다는 점도 생활 편의성을 높여주었습니다. 더불어 유진은 도시 주변으로 자연 경관이 풍부하게 펼쳐져 있어, 일상 속에서도 산책이나 가벼운 야외 활동을 즐기기가 수월했습니다. 무엇보다 지역 커뮤니티가 비교적 조용하고 친화적인 분위기가 일상에 안정감을 더해주며 생활하기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유진 시내 거리 모습

    생활 측면에서도 9월보다 10월이 훨씬 안정적이었고, 학교 시설과 지역 행사 등을 통해 유진의 도시적·문화적 특징을 폭넓게 접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주말에는 가까운 지역을 방문하거나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며 일상을 정비할 수 있었는데, 특히 기차를 이용해 포틀랜드를 다녀온 경험은 정착 과정에서 느꼈던 불안함에서 벗어나 마음을 환기할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비교적 짧은 이동만으로 유진과는 또 다른 도시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었고, 감각적인 거리 구성과 곳곳의 갤러리, 포틀랜드 미술관 방문을 통해 예술이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 있는 도시라는 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10월 말 할로윈데이에는 미술관 직원들과 함께 할로윈 코스튬을 착용하고 포토타임을 갖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미국의 색다른 직장 문화를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포틀랜드의 상징적 네온사인과 할로윈데이에 쿠사마 야요이 작품 앞에서 직원들과 코스튬을 착용하고 촬영한 단체 사진 모습

  • 3. 소감

    JSMA는 제가 한국에서 봐온 대학 박물관과는 매우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는 기관이라는 점을 현장에서 강하게 느꼈습니다. 특히 전시·교육·연구가 분리된 기능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의 강의 및 학문 활동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교수들은 수업의 일부를 미술관에서 진행하며, 학생들은 실제 작품을 관찰하고 분석하는 과정을 학습에 적극 활용하는데, 전시 기획 단계에서도 학과와의 협업과 의견 교류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며, 미술관이 대학의 학문 생태계 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두 달 동안 한국실을 비롯한 아시아 컬렉션을 가까이에서 살펴보고 전시 준비 과정 전반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환경에서의 업무 경험이 얼마나 값진지 매일 체감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연구원으로 근무해왔다면, JSMA에서는 전시 기획 단계에서 큐레이터에 가까운 책임을 맡게 되면서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전시에 관여하게 되었고, 이러한 역할을 맡게 된 것이 개인적으로는 매우 영광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더 큰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또한 해외 기관에서 처음으로 전시에 직접 참여한다는 점에서 설렘도 있었고, 동시에 “타국의 관람객에게 한국 미술을 어떻게 더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자연스럽게 뒤따랐습니다. 미국이라는 전혀 다른 문화적 맥락 속에서 한국 미술이 소개되고 이해되는 과정을 현장에서 관찰하는 일은 매우 새롭고, 매일이 배움의 연속입니다.

    더불어 ‘엘리자베스 키스’ 작품을 연구하는 학자가 JSMA 소장품 실견을 위해 방문하면서, JSMA가 세계적으로 키스의 작품을 상당히 많이 보유한 기관 중 하나라는 점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그의 작품들은 당시 한국의 풍속과 일상을 세밀하게 담고 있어 개인적으로도 큰 흥미를 느꼈고, 이러한 소장품을 기반으로 키스의 한국 관련 작품을 더 깊이 살펴보며 향후 한국에서도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에서 수행해온 박물관 업무와는 다른 시스템 속에서 다양한 배경을 지닌 동료들과 함께 전시 기획을 진행하는 경험 자체가 큰 도전이자 성장의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서 전시가 형성되는 과정을 몸으로 익히며, 앞으로 어떤 전시를 만들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도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출국 준비 단계부터 현지 생활 전반에 이르기까지 세심하게 살펴 주신 KF 김현웅 대리님, 준비 과정과 정착 단계에서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아낌없는 조언과 현실적인 도움을 건네주신 이전 조던슈니처미술관 인턴 조민채, 황수현 두 분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아울러 현지에서 업무와 생활 적응을 위해 지속적으로 지원해주시는 Anne Rose Kitagawa 선생님과 JSMA 동료들께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여러분의 따뜻한 배려와 격려 덕분에 새로운 환경 속에서도 더욱 안정적으로 경험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