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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업무
11월은 가을 학기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며 한 해 중 미팅, 교육 프로그램, 각종 행사가 가장 집중되는 시기입니다. 전시 준비가 구상 단계를 넘어 실제 실행 단계로 이어지는 동시에 대학 미술관이 수행하는 교육·커뮤니티·외부 협력 업무를 전반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던 기간이었습니다.
- 1) 전시
차기 한국 전시 준비가 본격적인 실무 단계로 접어들며, 전시 기획 과정 전반에 더욱 깊이 관여하게 되었습니다. 수장고에서 전근대 한국 유물들을 직접 실견하며 각 작품의 보존 상태(condition)를 점검하고, 향후 전시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검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전까지 전근대 유물의 특성상 보존과 전시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JSMA가 오랜 기간 안정적인 환경에서 소장품을 관리해 온 덕분에 전반적으로 컨디션이 양호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전시 배치 방향과 전시 전반의 구성 흐름에 대한 실무적인 논의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전시 레이아웃 Mock-up 작업을 최종 단계까지 발전시키며, 실제 전시 공간을 염두에 둔 배치안을 구체화하였습니다. 슈퍼바이저와의 개별 논의를 통해 각 유물이 전시 주제와 어떤 맥락으로 연결되는지, 선정된 유물들이 각각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피드백을 받았고, 이를 반영해 시각적 흐름을 조정해 나갔습니다. 이러한 논의는 단순한 배치 검토를 넘어, 전시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구조를 보다 명확히 다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큐레토리얼 미팅에서는 다음 한국 전시에 대해 직접 발표할 기회를 갖게 되었으며, 제가 담당하고 있는 전근대 파트의 주제 설정과 유물 설정 방향을 공유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동료 큐레이터분들과 전시의 전체 구조 안에서 전근대 파트가 차지하는 위치와 역할에 대해 의견을 나누며, 제안한 방향에 대한 질문과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11월 초에 윤창식 KF LA사무소장님의 JSMA 방문 일정이 진행되었는데, 방문 전반의 일정 조율과 미술관 투어를 담당하였습니다. 방문 전날 저녁 식사를 함께하며 한국국제교류재단의 활동과 글로벌 챌린저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으며, 제 현지 생활과 근무 전반에 대해서도 대화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대화를 통해 제가 수행하고 있는 업무가 재단의 사업 취지와 어떤 맥락에서 연결되어 있는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고, 제 근무 환경과 현지 생활 전반에 대해서도 세심하게 관심을 기울여 주셔서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방문 당일에는 슈퍼바이저 및 동아시아 펠로우 선생님과 함께 미술관 투어를 진행하였으며, 한국실에서 현재 전시에 대한 도슨트를 진행하였습니다. 이후 관장님과의 차담 자리에서 JSMA와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오랜 기간 이어온 협력 관계에 대해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감사의 뜻을 나누었습니다.
 Huh Wing 한국실 도슨트 진행 모습
11월 한 달 동안 정기적인 미팅들이 연이어 진행되었고, 특히 FEWG(Faculty Engagement Working Group) Fall Meeting에서는 대학교수진을 초청해 향후 전시 계획을 공유하고, 각 전시가 어떤 수업과 연계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을 교류하며 미술관 전시가 대학 교육 자원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 2) 교육 및 행사
Academic Program과 연계된 교육 지원 업무와 다양한 행사 운영이 활발하게 이루어졌습니다. 미술사 전공 수업과 연계된 Class Visit이 정기적으로 진행되며, 담당 교수님의 요청에 따라 소장품을 수장고에서 꺼내 Collections Lab으로 이동시키고, 수업 종료 후 다시 반환하는 전 과정을 반복적으로 지원하였습니다. Collections Lab은 수업 및 연구자를 위한 실견(object viewing) 공간으로, 작품 핸들링과 환경 관리가 엄격하게 이루어지는 장소입니다. 그리하여 수업 진행 중에도 모니터링과 에스코트 역할을 맡았으며, 미술관이 대학 수업과 연계되어 운영되는 방식을 현장에서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수업 전 Collections Lab Set up한 모습
한 번에 100명 이상이 참여하는 대형 수업의 경우, 학생들이 조별로 나뉘어 여러 전시실을 순환하며 수업이 진행되었는데, 그에 맞춰 교수, 큐레이터, 그리고 직원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수업을 완성해 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History of Chinese Art’ 수업 진행 모습
월 초에는 미술관에서 열린 ‘Day of the Dead’ 행사에 참여하며, 히스패닉 및 라틴계(Latinx) 커뮤니티 구성원들이 미술관 공간에 모여 전통 음악과 춤 공연을 선보이고, 멕시칸 음식을 제공하는 등 그들의 전통과 문화를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지역 주민들이 세대를 아울러 미술관을 찾고, 전시 공간이 축제와 기억의 장소로 활용되는 장면을 통해 미술관이 지역 커뮤니티의 문화 활동이 이루어지는 공간으로도 역할하고 있음을 체감했습니다.
캠퍼스 차원에서는 CAPS 주관 ‘Jeremiah Public Lecture’에 참여해 시카고 미술관과 연계된 소장품 반환 관련 연구 사례를 접하는 등 캠퍼스 내에 아시아 미술과 문화, 박물관 실무와 관련된 학술 강연이 자주 열려 다양한 연구 성과와 담론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Jeremiah Public Lecture' 강연 모습
이외에도 ISSS 주관 Pizza Social에 참여해 다양한 국가에서 온 방문학자들을 만나 교류할 수 있었고, 미술관 내부에서 정기적으로 열리는 Game Night에서는 직원들과 함께 보드게임을 하며 자연스럽게 연말 계획과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미술관과 캠퍼스 전반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비교적 자연스럽게 마련되어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2. 생활
이달에는 유진 지역의 문화와 분위기를 체감할 수 있는 경험들을 많이 하였습니다. Oregon Ducks 풋볼 경기를 관람하였는데, University of Oregon 대학 풋볼팀은 미국 대학 풋볼 리그 내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는 팀으로, 풋볼 시즌이 시작되면 경기 당일 캠퍼스와 도시 전반이 응원 분위기로 가득 찹니다. 친구들과 함께 경기를 관람하며 미국 사회 전반에 자리 잡은 풋볼 문화의 열기를 직접 느낄 수 있었습니다.

 UO 배드민턴 클럽 현장
퇴근 후에 배드민턴 클럽에 참여하게 되면서 정기적으로 운동을 병행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갖게 되었습니다. 한국을 떠나 기존의 인간관계와 떨어져 지내는 상황에서 이러한 클럽 활동은 소속감을 형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으며, 해외 체류 중에는 하나쯤 꾸준히 참여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갖는 것이 중요한 거 같습니다. 배드민턴 클럽 활동을 통해 UO 학생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제 학생들 및 지역 주민들과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었고, 이는 미술관 외부에서도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오랜 기간 미술관을 후원해 온 조경숙 여사님 댁에 초대되어 Thanksgiving 디너를 함께한 경험은 미국의 연말 문화를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슈퍼바이저를 비롯해 중국 미술사 교수님과 함께한 이 자리는 후원자와 미술관 구성원들이 일상적인 자리에서도 교류를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조경숙 여사님 댁 추수감사절 디너 테이블
Thanksgiving 연휴 기간에는 친구들과 함께 인근 지역으로 로드트립을 다녀오며 Smith Rock State Park와 Sahalie Falls 등 오리건 대표 명소들을 방문했습니다. 암벽과 폭포의 멋진 풍경을 직접 마주하며 오리건이라는 지역이 지닌 광활한 자연을 실감할 수 있었고, 바쁜 한 달을 정리하며 재충전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 3. 소감
Smith Rock State Park 전경
 Sahalie Falls 전경
11월은 미술관 조직 내에서 제가 수행하고 있는 역할과 업무 범위를 보다 분명하게 인식하게 된 시기였습니다. 전시 준비와 수업 운영 지원, 외부 방문 대응, 후원자 관련 업무가 진행되는 가운데, 특히 KF LA사무소장님의 방문 일정을 준비하고 동행하며 미술관 구성원으로서 기관 전반을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방문 준비 과정에서 전시 내용은 물론, 미술관의 설립 배경과 운영 방식, 부서 간 협업 구조에 대해 공부하고, 각 전시실의 성격과 맥락을 다시 정리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실 전시 설명과 기관 소개를 직접 진행할 수 있었던 경험은, 제가 담당하고 있는 전시와 공간을 보다 입체적으로 파악하게 해 준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생활 측면에서는 11월이 현지의 생활 리듬과 환경에 보다 안정적으로 적응해 나간 시기였습니다. 배드민턴 클럽 활동을 비롯해 학내 행사와 캠퍼스 프로그램, 소규모 모임에 참여하며 미술관 업무 외의 일상적인 교류가 점차 늘어났고, 이러한 관계들이 해외 체류 생활을 보다 균형 있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업무 외의 시간에 형성된 교류는 일상 전반에 여유를 더해주었고, 결과적으로 업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거 같습니다.
앞으로 전시 준비와 교육 지원, 커뮤니티 활동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대학 미술관의 환경 속에서, 필요한 역량을 점검하며 경험을 단계적으로 확장해 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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