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워싱턴대학교 이경숙입니다.
3월에는 시카고에서 열린 CEAL 행사에 참여하여 미국 내 East Asia Librarian이 어떻게 활동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RDA workshop에도 참여하고, 행사가 이루어졌던 University of Chicago의 메인도서관도 둘러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또한 다른 도서관에 파견된 인턴분들과 만나 안부를 묻고 의견을 공유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CEAL의 일부로 Korean Material Vendor 세션에서 한국에서 출장을 온 대학동기를 우연히 만나 무척 반갑고 신기하기도 했던 시간이었습니다. East Asia Library 소속으로 CEAL은 무척 중요한 행사이지만, 이미 같이 참여하셨던 많은 인턴분들도 계시고, 사실 제가 파견된 워싱턴대학교에는 3월에 중요한 행사가 기획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번 후기에서는 그 이야기를 전해드릴까 합니다.
저의 1개월차 후기에서 잠깐 얘기드렸듯이, 워싱턴대학교 동아시아학도서관에서는 3월 28일부터 4월 1일까지 총 4일에 걸쳐K-Manhwa: Graphic Narratives from paper to screen이라는 행사를 개최하였습니다.
본 행사는 3월 28일부터지만, 모든 행사의 기획부터 진행까지의 기간을 제외하고, 시카고에서 시애틀 공항으로 돌아오던 그 시간부터 행사가 시작된 느낌었습니다. 왜냐하면 윤태호 작가님이 3월 27일 2시쯤 시애틀 공항에 도착 예정이셨고, 선생님께서 공항픽업을 나가셔야했기 때문인데요. CEAL에서 돌아오자마자 선생님과 저는 저희의 수화물을 가득 든채로 윤작가님이 도착하시기를 기다렸습니다. 윤작가님도 저희도 한손 가득 수화물을 들고 드디어 만났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드디어 행사의 막이 올랐습니다.
* Booksori: Korean Talk (북소리)가 진행된 강연장 모습. 화면에는 ‘미생’ 명대사들을 보여주고 있다.
* 이효경 사서선생님과 윤태호 작가님의 인터뷰 모습
이번 행사의 첫째날에는 북소리가 진행되었습니다. 북소리(Booksori)는 한달에 한번 토요일에 이루어지는 북토크로 교내 학생들뿐만 아니라 시애틀의 한인사회에 한국 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강연자가 한국의 양서를 선정하여 강연을 진행하고, 북소리에 참여한 청중과 이야기를 나누는 식으로 진행되는데요, 이번달은 특별히 동아시아도서관의 한국학 사서이자 이번 모든 행사의 주최자이신 이효경 사서선생님과 윤태호 작가님의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북소리는 한국어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라 대부분 한국분들이 많이 찾아주셨으나, 곳곳에 외국인들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첫날 북소리 인터뷰를 위하여 몇주전 선생님께서는 저에게 “윤태호 작가의 모든 것!”을 조사하라는 임무(?)를 주셨습니다. 모든 행사가 끝나고 저의 조사내용이 윤작가님의 모든 것을 커버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긴 했지만, 조사 중 제가 느꼈던 것은 ‘인터뷰 질문들이 왜 이렇게 비슷한게 많지?’라는 점이었습니다. 분명 인터뷰기관이 다르고 다른 매체에서 충분히 다뤄진 질문인데도 계속해서 질문되는 것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저희 도서관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보니 분명히 많이 다루어진 질문이지만 매 인터뷰마다 듣는 청중의 특성을 고려하여 같은 질문을 해야 청중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과 인터뷰 준비와 진행에 많은 노력이 요구된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또한, 저도 인터뷰를 듣는 청중의 입장에서 미생 웹툰과 드라마의 애청자였던 저로서는 선생님과 윤태호 작가님의 인터뷰를 직접 보고 들을 수 있는 것에 감사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가 끝나고 북소리 청중들과 윤작가님의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 후, 첫날 행사는 마무리되었습니다.
* 북소리에 참여한 청중들의 모습.
둘째날 행사는 리셉션과 윤태호작가님의 강연이 이루어졌습니다. 윤태호 작가님의 강연은 한국어로 이루어지고, 영어해석 handout을 배부하고, 스크린에 해석 script를 띄워 외국인들도 강연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 한국의 만화와 웹툰의 탄생에 대하여 강연을 하고 계신 윤태호 작가님 모습.
행사의 셋째날, University of Washington의 Allen Library lobby에70-80년대 만화방을 재현하여 전시회 오프닝 행사를 하였습니다. UW을 ‘유덥’으로 부르는데, 70-80년대의 느낌이 물씬 풍기도록 “유답 만화방”이라고 이름을 정했으며, 간판 양 옆과 한쪽 벽면에는 윤태호 작가님께서 그림도 그려주셨습니다.
* 유답 만화방 입구 모습
* 윤작가님 그림 * 윤작가님과 기념사진.
만화방 한편에는 만화방에 대한 설명을 적어 전시를 했습니다. 만화방 전시 오프닝을 한 후에는 윤작가님의 사인회가 있었습니다. UW 학생들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직접 한국의 만화방을 보기 위해 찾아오신 분들로 사인회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습니다.
윤작가님에게 받은 사인!
• 윤작가님과 함께 드라마 미생을 시청중인 모습.
사인회를 마친 이후에는 도서관 내 auditorium에서 ‘드라마 미생’ 1화를 함께 상영하였습니다. 행사에 참여한 외국인들을 위하여 영문 자막도 제공하였습니다.
행사의 마지막날에는 “Web Comics : Graphic Narratives in a New Medium”이라는 주제로 워싱턴대학교 Asian Language Literature 조희경 교수님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교수님의 강연을 통해 웹툰에 대해 더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었으며, 워싱턴대학교가 소장한 70-80년대의 만화책뿐만 아니라 웹툰 단행본의 소장이 더욱 의미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2월에 인턴십을 시작한 후, CEAL 참석 기간을 제외하고 이번 행사를 위해 일을 했는데요, 워낙에 큰 규모로 진행된 행사라 괜히 제가 더 긴장했던 것 같습니다. 이번 행사를 진행하며 사서에게 요구되는 역량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도서관의 이용자의 특성과 정보요구에 맞는 책을 선정하고, 목록을 하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뿐만 아니라 그 외에 이번 행사처럼 도서관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고 총괄하는 능력이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직 내에서 수 많은 동료들과 함께 업무를 하지만, East Asia Library 내 한국학 사서는 선생님 한분이기때문에 (Public Service 담당) 행사의 기획부터 마무리까지 모든 것을 선생님께서 총괄하셨는데, 그런 선생님의 모습을 보고 도우며, 한편으로는 1인 사서의 모습과 역할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사서에게 요구되는 기본 자질 외에 프로그램 기획자에게 요구되는 능력도 갖추고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개월 간의 인턴 생활은 모두 이 행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는데요, 행사가 마무리되어 이제 새로운 도서관 업무를 배울 예정입니다. 다음달엔 새로운 업무 이야기를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