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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동아시아도서관 이예원 10개월차

  • 등록일 2020.02.10


KF 글로벌 챌린저 월간 활동보고서



상세 활동 보고
작성자 이예원
인턴십 분류 도서관 인턴십
파견기관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동아시아 도서관 (C.V. Starr East Asian Library)
파견기간 2019년 2월~ 2019년 11월 (총 10개월)
보고서 해당기간 10개월차
내용
벌써 인턴 기간 마지막 달이 되었습니다. 저의 주된 업무였던 고고학 카탈로깅을 끝내고 문학카탈로깅을 시작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빼곡했던 책장들이 어느새 비워져 가는 것을 보니 뿌듯하기도 하고, 인턴쉽이 끝을 향해가는 것이 느껴져 아쉽기도 합니다. 10개월간의 인턴쉽은 저의 진로를 결정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준 귀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이런 기회를 주신 KF재단과 컬럼비아 대학에 감사드리고 더 나은 자리에서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습니다. 마지막 월간 활동 보고를 시작하겠습니다.

1 업무
계속해서 카탈로깅을 메인 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지금 제가 하고있는 자료의 대부분은 올해 출간된 자료들입니다. 그동안 도서관 구석에 쌓여져있던 그 이전 자료들은 지난 몇 달 사이 제가 다 정리한 것 같습니다.
11월 11일에는 1950년대 레코드 기증자료를 정리했습니다. 메인 도서관인 Butler library에서 보존을 담당하는 직원들이 자료를 가지고 동아시아 도서관으로 직접 오셔서 저희 도서관에서 담당 사서님과 함께 레코드들을 새로운 보관함에 옮겨담는 작업을 했습니다. NBC나 BBC같은 유명한 방송사들에서 녹음된 레코드들도 있어서 신기했습니다. 다만, 기존에 레코드가 들어있던 봉투나 박스에 해당 자료에 대한 설명이 별로 적혀 있지않았는데, 나중에 digitation할 때에 어떻게 메타데이터를 뽑아 낼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또한 곰팡이가 슬고 중간중간 금이간, 상태가 안좋아 보이는 레코드들이 있었는데, 이에 대한 클리닝이나 복구작업 없이 보관함만 갈았기 때문에 향후 그 자료의 이용가능성 여부에 대한 염려가 들었습니다.

한국 관련 레코드 자료
<한국 관련 레코드 자료>

2 회의
11월 12일에는 Research service discussionn 미팅이 있었습니다. 안건은 논문 레퍼런스 작성 툴인 endnote라는 서비스의 구독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endnote는 제가 학교다닐 때에 썼던 프로그램이라 잘 알고있었고 이 프로그램을 만든 회사인 Clarivate Analytics역시, 문헌정보학에서 많이 언급되는 기업이어서 흥미로웠습니다. 회의의 주된 내용은 이 회사가 구독료를 지속적으로 인상하고 있어서 재정상의 부담으로 인해, 컬럼비아 대학에서는 endnote의 구독계약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을 계획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컬럼비아 대학처럼 부유한 미국의 아이비리그 대학도 재정적으로 부담이 될 만큼 대형 학술 출판, 연구 기업들의 구독료가 비합리적으로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한편 이번에 컬럼비아 대학이 해당 서비스 계약을 중지하겠다는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이를 대체할 수 있으면서 더 저렴한 비용으로 계약을 할 수 있는 업체가 새로 생겨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형 학술 기업의 독점 구조를 막기 위해서 전 세계의 연구 도서관들도 힘을 합쳐 대항하는 한편, 새롭고 발전된 서비스를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는 기업들이 시장에 많이 진입해서 과학적 연구 출판을 둘러싼 시장 생태계가 좀더 역동적이고 합리적으로 작동하게 되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Research service discussion 11⁄12


3 프린스턴 대학교 견학
11월 15일 금요일에는 하루 휴가를 내어 뉴저지에 있는 프린스턴 대학교를 견학했습니다. Scholarly Collections Services를 총괄하고 계시는 배승일 선생님께서 프린스턴 대학교의 중앙 도서관격인 Firestone Library를 자세히 안내해주셨습니다.
캠퍼스가 무척 넓고 한적했으며 건물들이 고풍스러웠습니다. 배승일 선생님께서 설명해주시길, 프린스턴대는 영국 식민지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역사가 오래된 학교이며, 새로운 건물을 짓거나 건물내부를 수리할 때에는 기존의 것들과 잘 어우러지도록 의도적으로 클래식한 스타일을 고집한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얼마 전 10년간의 리노베이션을 마친 Firestone Library에서도 신축건물답지 않은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클래식한 분위기를 간직하면서도 좀 더 많은 이용자와 자료를 수용하기 위한 참신한 실내 건축과 이용자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첨단 시설들 도입한 점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프린스턴 대학교 캠퍼스
<프린스턴 대학교 캠퍼스>

Firestone Library 내부


Firesone library 곳곳에는 개인의 이름을 붙인 공간이나 컬렉션들이 눈에 띄었는데, 이들은 모두 개인으로부터 자료 기증이나 펀딩을 받아 세워진 공간이라고 합니다. 워낙 미국에서는 기부 문화가 널리 확산되어 있는데다가, 특히 프린스턴의 경우 성공한 졸업생들이 학교에 개인적으로 기부하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책 수집을 좋아했던 부자들이나 저명한 교수님들이 기증한 자료 안에는 많은 희귀자료들이 포함되어있어서 종종 이와 관련된 전시를 연다고 합니다. 프린스턴에서 소장하고 있는 특별 컬렉션 중 sheide컬렉션에는 15세기 중엽 발간된 구텐베르크 성경이 속해있다고 합니다. 제가 견학했을 당시 이와 관련된 전시와 세미나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전시회장에서 구텐베르크 성경을 비롯해서 sheide컬렉션에 포함된 다양한 희귀 인쇄본들을 직접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Firestone Library 내부의 Scheide Library


Gutenberg & After 전시
<"Gutenberg & After" 전시>

프린스턴 대학 도서관의 투어를 마치고 나서 근처에 있는 프린스턴 공공도서관도 방문해보았습니다. 1층 입구에 있는 카페를 지나면 커다란 로비같은 공간에 참고봉사 겸 circulation 데스크가 있었고 다양한 서가와 자료 큐레이션 공간이 있었습니다. 2층에는 컴퓨터, 스캐너, 마이크로 필름 리더기 등의 It기기들을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기기들이 모두 최첨단이어서 흡사 애플 스토어에 와있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배승일 선생님이 설명해주시길, 미국의 공공도서관은 교육세로 운영이 되는데 프린스턴은 캠퍼스 도시라 교육세를 많이 걷는 편이기 때문에 넉넉한 자원으로 이처럼 훌륭한 시설을 갖춘 도서관을 운영할 수 있다고 합니다. 공공도서관은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중에서 저소득층에서부터 고소득층까지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몇 안되는 공공서비스라고 생각하기 특별한 가치를 지니는 것 같습니다.

프린스턴 공공도서관 입구의 무인 반납기
<프린스턴 공공도서관 입구의 무인 반납기>

4 Farewell party
제가 업무가 끝나는 주에는 관장님과 다른 직원들이 휴가를 갈 예정이라 두번째 주 목요일이었던 11월 14일날 동아시아 도서관 직원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담당 사서선생님과 관장님이 준비한 선물과 직원들이 쓴 카드를 받게되어 감사한 마음이 들었고 이제 정말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어 아쉬웠습니다. 관장님께서 제 진로와 미래에 대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큰 힘이 되었습니다. 평소에는 주로 책상에 앉아 카탈로깅을 하느라, 직원들이나 관장님과 대화를 할 기회가 많이 없었는데 인턴쉽이 끝나기 전 이렇게 서로 식사를 함께하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가지게 되어서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