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 한국계 덴마크 작가의 ‘제주 이야기’ 발트해에 전한다
- 10월 17일부터 에스토니아 카이아트센터서 제인 진 카이젠의 발트 3국 미술기관 첫 개인전 개최
- 고향의 신화와 해녀의 삶, 세대를 잇는 공동체의 기억 담은 영상 연작 7점 선보여
KF(Korea Foundation,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 송기도)가 지원하는 한국계 덴마크 작가 제인 진 카이젠(Jane Jin Kaisen)의 개인전 《바다 너머 섬(Island Beyond the Sea)》이 오는 10월 17일부터 2027년 2월 21일까지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의 카이아트센터(Kai Art Center)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제주 출생 작가 카이젠이 고향의 신화와 역사, 여성들의 삶을 담아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제작한 영상 작품 7점을 선보인다. 작가가 발트 3국의 미술기관에서 여는 첫 개인전이자, 해당 연작 7점 전체를 유럽에서 처음으로 함께 소개하는 자리다.
해녀였던 어머니와 할머니… 가족사에서 길어 올린 제주의 이야기
작가는 오랜 기간 제주 지역의 무속인과 해녀, 섬 공동체와 협업하며 이들의 기억과 삶의 경험을 작품에 담아왔다. 작가의 어머니와 할머니 역시 제주에서 해녀로 일했으며, 이러한 가족사는 제주 여성들이 세대를 거쳐 전해온 지식에 주목하는 작업의 중요한 바탕이 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설문대할망, 바리공주 등 신화 속 여성을 새롭게 해석하고, 해녀를 비롯한 제주 여성들이 삶의 현장에서 쌓아온 경험과 지식을 조명한다. 전시 작품은 〈이 질서의 장례(Burial of This Order)〉(2022), 〈제물(Offering)〉(2023), 〈할망(Halmang)〉(2023), 〈수호자들(Guardians)〉(2024), 〈어귀(Portal)〉(2024), 〈심(Core)〉(2024) 등 7점이다.
검은 용암과 바다를 잇는 흰 천… 영상으로 만나는 제주의 기억
작품에는 한국의 의례에 사용되는 흰 면직물 ‘소창’이 주요한 시각적 요소로 등장한다. 작품 속에서 검은 용암 위와 바닷속을 가로지르는 소창은 세대와 세대를 연결하는 매개체로 표현된다.
제주의 근현대사도 작품의 중요한 배경이다. 작가는 제주가 겪어온 역사적 경험을 바탕으로 기억이 다음 세대에 전해지는 과정과 사람들 사이의 관계, 공동체가 다시 이어질 가능성을 탐구한다.
한국에서 태어나 덴마크를 기반으로 활동해 온 작가는 기억과 이주, 경계 등을 주제로 영상과 퍼포먼스 작업을 이어왔다. 제58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을 비롯해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2024》 전시, 제13회 베를린 비엔날레, 제13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등 국내외 주요 전시에 참여했다.
카린 란수(Karin Laansoo) 카이아트센터 예술감독은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은 제주와 마찬가지로 바다와 깊은 관계를 맺어온 도시이자 사람들이 세대를 거쳐 자신의 이야기를 전해온 곳”이라며 “제인 진 카이젠의 작품은 제주와 탈린이 각자의 기억을 다음 세대에 전하고 공동체를 이어가는 방식을 함께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송기도 KF 이사장은 “제주의 역사와 신화, 공동체의 기억을 독창적인 영상 언어로 풀어낸 이번 전시는 제주의 문화적 깊이와 다양성을 세계에 알리는 뜻깊은 자리”라며 “제주에 본부를 둔 KF가 제주 출생 작가의 작품을 매개로 발트 지역 관객과 문화와 경험을 나누는 데 함께하게 되어 더욱 의미가 크다”라고 전했다.
<주요 작품 사진 2부 및 작가 사진 1부 별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