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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게시판

[도서관] 미국 시카고대학교 동아시아도서관 이정림 8개월차

  • 등록일 2023.07.12


KF 글로벌 챌린저 월간 활동보고서



상세 활동 보고
작성자 이정림
인턴십 분류 도서관
기관명 미국, 시카고대학교 동아시아 도서관
프로그램 기간 2022년 11월~ 2023년 9월 (총 10개월)
보고서 해당기간 8개월차
내용
미국 시카고대학교 동아시아 도서관 파견자 이정림입니다. 인턴십 8개월차 활동 내용을 아래와 같이 보고합니다.

1. 업무

1) Special Collections Exhibition Support
한국고등교육재단(KFAS)과 시카고 대학교 도서관이 협업하여 내년 가을에 도서관의 Special Collections Exhibit Gallery에서 열릴 전시회를 준비 중입니다. 지난 달까지는 초기 유학생 관련 자료를 수집•정리하였다면 이번 달에는 주로 1980년대 이후 유학생 관련 자료를 수집•정리하였습니다. 처음 전시회 준비를 시작할 때에는 자료 선정부터 수집, 정리까지 어떤 정보를 어떻게 기술해야할지 어려워 시간이 다소 많이 소요되었지만, 전시회 진행에 대한 틀이 점점 자리를 잡아가는 지금에는 자료 선정•수집•정리에 소요되는 시간이 많이 줄어든 것을 느낍니다. 슈퍼바이저 선생님, 팀원들과 공동의 목표를 위해 상호작용하면서 팀워크가 쌓이니 업무 시너지가 촉진되고 업무의 생산성과 효율성이 향상된 것을 체감하며 전시회 준비에 박차를 가하며 순항 중입니다. 2개월 남짓 남은 인턴십 기간동안 전시회 관련 자료를 최대한 셋업할 수 있도록 열심히 진행해 보겠습니다.

2) Cataloging
5월에는 연구보고서, 문학작품, 고서 등 다양한 단행본 자료를 카탈로깅하였습니다. 제가 카탈로깅 작업을 하는 자료들은 WCJK 서가에 있는 자료들로, Full Record로 카탈로깅을 완료해서 일반서가로 배가될 수 있도록 작업 중입니다. 조금씩 비어가는 WCJK 서가를 보면서 뿌듯함도 느끼고, 업무 동기도 향상되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카탈로깅 기술은 단기간에 습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차근차근 배워가도록 하겠습니다.

2. 기타활동

1) Treasure-room Show & Tell
동아시아컬렉션(EAC)에는 고서를 비롯한 귀중본은 일반서가가 아닌 Treasure-room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7월 오픈하우스는 저희 부서에서 열리게 되는데, 이 때 Treasure-room 소장 한중일 귀중본도 몇 점 전시하기로 하여 사전 점검 및 의견 공유를 위해 EAC 팀 전체 미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국팀에서는 ’황화집(皇華集), 대전통편(大典通編), 어정사기영선(御定史記英選)’ 3권을 전시하기로 하였고, 그 중 ‘어정사기영선(御定史記英選)’에 대한 책 소개는 제가 맡기로 하여 간단하게 발표를 하였습니다. 중국팀에서 소개한 실제 인쇄에 사용되었던 목판과 변상도(變相圖)가, 일본팀에서 소개한 에도시대 역(驛)의 정경을 그린 목판채색본이 인상깊었습니다. 동아시아의 세 나라가 비슷한 문화를 향유하면서도 각 나라마다 고유성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을 인쇄물로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 재미있었습니다. 직접 고서를 만져보면서 감상하고, 다른 나라의 고서에 대한 소개도 듣고, 궁금한 점도 다함께 공유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2) Library Tour Guide
북미한국학도서관컨소시엄(KCCNA) Researcher가 시카고대학교 도서관을 방문하게 되어 방문 첫 날 도서관 안내 및 자료 이용 및 열람에 대해 안내를 해드렸습니다. 도서관과 이용방법을 간단히 안내해 드리고, 연구주제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를 나눈 후 관련서가에도 함께 방문해 안내를 도와드렸습니다.

3) Meeting
이번 달에는 Town Hall Meeting과 All Staff Meeting에 참여하였습니다. 이번 Town Hall Meeting의 주제는 ‘도서관과 지역사회의 연계 및 협력 방안’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미팅에서는 도서관과 지역사회의 연계 및 협력의 필요성, 과거와 현재의 지역사회를 위한 도서관 서비스, 지역사회를 위한 도서관 서비스의 의의에 대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도 모든 관종의 도서관 발전계획을 보면 지역사회 연계와 협업을 통한 서비스를 특성화 과제로 설정하는 것을 많이 보았는데, 시카고대학교 도서관도 지역사회 연계 서비스가 활성화되도록 노력 중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소속 대학 구성원만을 위한 교육과 연구를 넘어 지역사회 구성원에게 대학의 인프라를 개방하고, 독서 및 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연구 학습지원을 강화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는 목표 하에 여러가지 구체적인 프로젝트들이 운영 중인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All Staff Meeting에서는 ‘2023-2024 도서관 DEI 운영 계획’에 대한 발표가 있었습니다. 최근 미국의 사회적 화두의 중심은 ‘DEI (다양성(Diversity), 형평성(Equity), 포용성(Inclusion))’입니다. 도서관에서도 DEI 실행을 위해 위원회를 조직하고, 실행 목표와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워 발표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변화하는 사회적 요구를 재빠르게 수용하여 정책을 개선하는 도서관의 모습을 통해 도서관의 가치와 의의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1-1 Treasure-room Show & Tell
1-2 Town Hall Meeting


3. 서부 도서관, ALA Conference 견학

3월 동부 도서관 견학에 이어 6월에는 서부의 도서관을 탐방하였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도서관, 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 도서관, LA Public Library을, 시애틀에서는 University of Washington, Seattle Public Library를 견학하였습니다. 그리고 미국도서관협회(American Library Association, ALA)의 연례총회 및 전시회가 시카고에서 2023년 6월 22일부터 27일까지 개최되어 방문하였습니다.

1)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USC) 도서관
USC에서는 한국학 사서 홍정은 선생님의 도움으로 도서관을 살펴보았습니다. USC의 한국학 도서관(Korean Heritage Library)은 Doheny Memorial Library에 위치하고 있으며, 1986년 4월 한국학 전 분야의 종합 장서를 구축하기 위해 설립되었습니다. 북미의 동아시아도서관이 대부분 중국학 장서가 중심인데 반해 USC는 한국학 장서의 비율이 50%정도로 한국학 장서가 중심인 곳이기 때문에 꼭 방문하고 싶었습니다. Collection이라는 명칭 대신 한국자료만 ‘한국학도서관(Korean Heritage Library)’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어 USC 한국학도서관의 특별한 위상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한국과 일본 사이의 바다를 한국해로 표기한 17-19세기의 고지도 아카이브, 초기 이민 한인 아카이브 등 한국 근현대사의 중요한 발자취를 엿볼 수 있는 자료들이 소장되어 있어 인상깊었습니다.

2) 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 (UCLA) 도서관
UCLA에서는 한국학 사서 조상훈 선생님과 KF 인턴 김수민 선생님의 도움으로 도서관을 살펴보았습니다. UCLA의 한국학 컬렉션은 Richard C. Rudolph East Asian Library에 자리하고 있으며, 1985년부터 한국학 교육 및 연구 프로그램을 지원하게 위해 컬렉션이 개설되었습니다. UCLA 한국학컬렉션 자료의 강점 분야는 한국사, 한국문학, 민속, 한국불교 및 종교 분야의 자료들이며, 한국을 제외하고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한국학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자료의 이용률도 굉장히 높은 편이라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KF 인턴 김수민 선생님이 최근에 작업한 근대시기 서양에서 출판된 한국 관련 장서 아카이브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 기행문 장르의 장서가 많았는데, 그 당시의 외국인의 시각으로 본 근대 한국 사회 모습을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UCLA 동아시아 도서관 투어를 마치고는 중앙도서관인 Powell Library도 둘러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2-1 Doheny Memorial Library, USC
2-2 Powell Library, UCLA


3) University of Washington (UW) 도서관
UW의 Tateuchi East Asia Library는 1937년 록펠러 재단으로부터 중국 장서 기금을 받은 것으로 시작되었으며, 한국학 장서는 1948년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 언어 교육을 위해 수집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학 컬렉션 중 해방공간시기(1945-1950)에 출판된 도서들, 제임스 팔레(James Palais) 페이퍼 컬렉션, 만화 컬렉션이 유명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UW의 동아시아 도서관이 여름 학기 동안 진행되는 공사로 문을 닫아 대신 중앙도서관인 수잘로 도서관(Suzzallo and Allen Libraries)을 견학하게 되었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대학 도서관으로 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도서관인 수잘로 도서관은 해리포터 도서관으로도 유명합니다. 특히 3층 열람실 공간은 아치형 천장과 스테인드글라스 창이 장식되어 있어 무척 아름다웠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UW의 동아시아도서관도 꼭 방문해 보고 싶습니다.

4) 2023 ALA Annual Conference & Exhibition
ALA(American Library Association)는 1876년 설립된 미국도서관협회로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6만5000여 명의 회원을 보유한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도서관협회입니다. 팬데믹 이후에 오랜만에 오프라인에서 열리는 2023 ALA 연례총회는 제가 살고 있는 시카고에서 개최되어 더욱 기쁜 마음으로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문헌정보학을 전공하고 미국에서 도서관 인턴을 하고 있는 저에게는 ALA 연례총회를 참석하는 것이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기 때문에 설레는 마음을 안고 컨퍼런스에 참여하였습니다. ALA 연례총회는 미국도서관협회에서 매년 개최하는 가장 큰 규모의 도서관대회로 전 세계 약 17,000여명의 사서, 작가, 일러스트레이터, 출판 관계자 등이 참가하고, 약 1,700여 개의 다양한 주제 프로그램 및 워크숍, 세미나가 개최됩니다. 또한 전시 부스에서는 도서관 관련 최신 기술 및 제품, 출판 서적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저는 전시 부스를 방문하고, 몇 개의 주제 발표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2023 ALA Annual Conference & Exhibition의 메인 주제는 1. 성인 문해력과 디지털 형평성, 2. 건강과 웰빙, 3. 지적 자유, 4. 정의 관련 서비스, 5. 팬데믹 대응 이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도서관의 역할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전자자료가 확대되고, VR, AR과 같은 최신 기술을 활용하여 시설을 마련하고 있으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비대면으로 실시하게 되면서 변화에 더욱 능동적으로 대처하고자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정보 약자 계층의 디지털 리터러시 문제가 대두되었는데 최근 북미의 도서관들은 다양한 정보 약자 계층을 위한 도서관 서비스를 개발, 지원 중입니다. 이러한 지원 정책들은 현재 북미에서 가장 큰 화두인 DEI를 위한 노력과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하버드대학교 옌칭도서관 KF 인턴이셨고, 현 아리조나 연구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하고 계신 민선유 선배님을 ALA 연례총회에서 만나뵙게 되어 함께 “Small Team, Big Job: A model for sustainable critical cataloging and reparative deion for libraries and archives(비판적 카탈로깅)” 발표를 듣고, 전시회장을 구경하였습니다. 비판적 카탈로깅 발표는 CMU(Central Michigan University) 도서관이 진행한 비판적 카탈로깅 프로젝트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였습니다. 비판적 카탈로깅이란 지식 기관들이 억압적 시스템을 코드화하는 방법을 이해하고 이것을 변화시키는 일에 초점을 두는 것으로 카탈로깅 메타데이터에서 소외된 사용자를 제외, 해를 입히는 잘못된 관행이나 데이터를 교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CMU 도서관에서는 주제어에 비판적 카탈로깅을 적용하여 수정 및 보완을 시행하였는데, 특히 북미 원주민에 대한 아카이브 자료가 많았던 CMU 도서관에서는 북미 원주민과 관련된 주제어를 대대적으로 수정했다고 발표하였습니다. 흔히 ‘인디언(Indians)’이라고 하는 단어 자체가 수많은 북미 원주민 부족의 역사적, 지리적, 문화적 차이를 대표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북미 원주민(Indigenouspeoples of North America)’이라는 주제어로 교체하고, 세부적으로는 나이, 성별, 부족, 지역, 시기와 관련된 정보를 추가하여 기술하는 방법으로 전체적인 카탈로깅 데이터를 수정했습니다. 이 과정은 거의 2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고, 앞으로는 다른 주제어(LGBTQ, 장애인 등)를 비판적 카탈로깅으로 수정하는 작업 계획도 준비 중이라는 말씀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2023 ALA Annual Conference & Exhibition 방문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선 각 국가 도서관 관계자들의 발표와 전시를 보고 들으면서 도서관 분야의 최신 동향을 파악하고, 다양한 도서관 이슈들을 공유할 수 있어서 아주 뜻깊었던 것 같습니다. 코로나 19 이후 뉴노멀의 시대에서는 도서관에 대한 시각과 기대, 서비스가 이전과는 같을 수 없을 것이며 그만큼 도서관 분야에서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러한 사회 전환의 선두에 도서관이 앞장서고 있다는 것과 이러한 상황에서 진짜 중요하고 우선적인 것이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도서관 서비스에 반영할 수 있을지 사서로서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해 볼 수 있었습니다.

3-1Suzzallo and Allen Libraries, UW
3-22023 ALA Annual Conference & Exhibi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