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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런던은 아직도 겨울 날씨가 지속되고 있어서 패딩을 입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유럽이 올해 이상기후를 보이고 있어서 건강 관리에 유의하고 있습니다.
런던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좋은 점 중 하나는 이곳이 문화적으로 매우 풍부한 도시라는 점입니다. 런던에서 지내는 동안 다양한 현대 연극, 무용, 음악 등을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많이 가져보려고 합니다. 특히 영국은 공예 분야에 있어서 강세를 보이는 곳이기 때문에 각종 공예 페어와 행사들이 많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에도 Ceramic Art London 페어가 열려서, 다양한 나라의 젊은 도자 작가들의 작업을 관람해 볼 수 있었습니다. House of Illustration에서는 현재 북한 미술에 대한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다양한 북한 포스터와 그래픽 디자인들에 관해 관람해 볼 수 있는 드문 기회였습니다.
업무
박물관에서의 업무는 매우 다양합니다. 3월에는 한국관에서 2017년과 2018년에 새로 소장하게 된 작품들을 박물관에 들여오고, 유물번호를 입력하고 소장 정보를 정리하는 등 소장품 관리 업무 제반을 돕게 되어 바쁘게 지냈습니다.
빅토리아 앤 알버트 박물관에는 Arts of East Asia라는 일반인 대상 강의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박물관의 큐레이터 및 연구자들을 초빙하여 동아시아 혹은 중동아시아의 미술을 소개하는 강의인데, 은퇴하신 분들이나 SOAS(School of Oriental and African Studies)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찾아와 많이 듣는 코스라고 합니다. 올해 봄학기에는 한국과 중국의 미술에 대한 프로그램이 열려, 한국관 큐레이터 선생님께서 한국의 목가구, 한국의 근현대 도자사 등에 관한 강의를 진행하셨기때문에 저도 해당 주제의 리서치를 도와드렸습니다. 또한 강의의 일환으로 학생들에게 직접 박물관의 유물을 보여주는 Handling Session을 진행했는데, 저 역시 수업에 참여하여 한국관 유물들을 소개해주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학생들이 한국에 대해 생소한 경우가 많아서 최대한 다양한 한국 유물들(고려 청자, 조선 백자, 분청, 조선 회화, 조선 금속공예, 한복, 한국 현대 공예품 등)을 보여주고자 유물의 리스트를 만들고 유물 각각의 컨디션을 확인했습니다. 박물관의 유물들은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는 South Kensington의 본관 이외에도 여러 외부 수장고에 소장되어있기 때문에, 여러 장소에 있던 유물들을 옮겨온 뒤, 큐레이터 선생님과 함께 유물을 실견하고 최종 목록을 선정하였습니다. 저는 수업에서 한국의 금속공예를 소개하면서 여러 학생들에게 유물의 제작 방식과 어떻게 실생활에서 이들을 사용하였는지 등에 대해 설명해주었는데, 생각보다 다들 한국 유물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며 이것저것 질문을 많이 해주셔서 저 또한 매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현재 저는 한국의 정원에 대한 리서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 미술 잡지에서 한국, 중국, 일본 정원을 함께 다루는 기사를 싣고자 V&A의 한국관에 한국 정원에 관한 글을 청탁하여 이를 준비중입니다. 익숙하지 않은 주제지만, 재미있는 방향으로 글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빅토리아 앤 알버트 박물관의 한국 유물 중 컨디션이 좋은 은입사공예 작품들이 있어서 개인적으로 이에 관한 설명글도 작성해보고 있습니다. 여러모로 여기서 하는 일들이 한국의 문화와 공예를 알리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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