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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2008! 제1회 한국국제교류재단상 시상식

지난 12월 10일, 제1회 한국국제교류재단 시상식과 재단 창립 17주년 기념 송년음악회가 호암아트홀에서 열렸다. 한국학 진흥에 기여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재단상 시상식과 두 젊은 예술가의 뛰어난 연주와 아름다운 선율을 만날 수 있었던 송년음악회 현장을 전한다.

제1회 한국국제교류재단상 시상식



마르티나 도이힐러 교수, 첫 수상의 영광
제1회 한국국제교류재단상
제1회 한국국제교류재단상(이하 재단상)은 한국을 세계에 알리고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애쓴 국내외 인사들을 격려하기 위해 제정한 것으로, 2008년은 ‘해외 한국학 진흥 부문’에서 마르티나 도이힐러 런던대학교 SOAS 명예 교수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한국국제교류재단 임성준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1991년 설립된 이후 한국국제교류재단과 많은 인사들이 한국을 세계 각국에 알리기 위해 학술 문화 활동을 펼쳐왔으며,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소개해온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히고, 재단상 제정으로 한국을 알려온 이들의 헌신과 노고가 알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르티나 도이힐러 박사는 첫 번째 수상자로 선정되어 대단히 영광스럽다면서, 매우 힘든 과정을 겪었지만 한국학에서 이룬 성과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처럼 한국학이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단지 개인의 학문적 노력 때문만은 아니며 한국의 여러 기관과 한국국제교류재단의 값진 노력으로 인한 것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또 한국의 발전 속도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놀랍지만, 전통적인 건물이나 문화가 사라지는 것은 유감스럽다면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날 외부에 한국이 역동적이고 새로운 이미지로 비춰지는 것이 아주 자랑스럽다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재단창립 17주년 기념 송년음악회



두 젊은 예술가가 표현하는 베토벤과 마왕
재단 창립 17주년 기념 송년음악회
재단상 시상식이 끝난 후 진행된 한국국제교류재단 창립 17주년 기념 송년음악회에서는 세계 무대에서 명성을 쌓아가고 있는 피아니스트 유영욱과 카운터테너 이동규가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과 부드러운 목소리로 환상적인 하모니를 선보였다.
피아니스트 유영욱은 외모에서조차 베토벤의 느낌이 묻어났다. ‘한국의 베토벤’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유영욱 그는 첫 곡으로 베토벤을 선택, 관객들에게 되살아난 베토벤의 모습을 선사했다. 베토벤이 가장 만족스러워한 소나타로 알려져 있는 ‘소나타 Op.78’의 부드러운 선율이 호암아트홀을 감쌌다. ‘소나타 Op.78’은 베토벤의 모든 작품 중 유일한 올림 바 장조의 소나타 곡으로 베토벤의 파란만장했던 삶과 대조되는 밝은 곡이다. 섬세하고 부드러운 연주는 2007년 베토벤 콩쿠르에서 “베토벤이 살아서 피아노를 친다면 유영욱처럼 연주했을 것이다”라고 한 파벨 기렐로프 심사위원장의 찬사를 떠올리게 했다.
베토벤으로 시작한 연주는 현란한 기교가 필요한 리스트의 라 캄파넬라 중에서 ‘사랑의 꿈 제3번’과 헝가리 광시곡으로 이어졌다. 때로는 연인을 쓰다듬는 듯한 부드러운 선율로, 때로는 춤에 모든 것을 쏟아 붓는 듯한 강렬함으로 다가온 열정적인 연주는 유영욱의 명성을 체감케 했다.
유영욱의 독주가 끝난 후 카운터테너 이동규의 무대가 이어졌다. 그가 선택한 첫 곡은 헨델의 오페라 ‘라다미스토’ 중에서 ‘배반자(Perfido)’였다. 배반당한 자의 강렬한 복수심을 담아 “Perfido!”를 부르던, 타오르는 듯한 이동규의 목소리는 비제의 ‘무당벌레’에서 놀라운 반전을 보여주었다. 한 아가씨의 목에 붙은 무당벌레를 보고 그녀의 입술에 키스할 뻔한 묘한 감정을 익살스럽게 노래한 것이다. 익숙한 멜로디지만 색다른 느낌을 준 윤이상의 ‘편지’가 이어지며 공연은 어느덧 마지막을 향하고 있었다. 공연의 대미는 ‘마왕’이 장식했다. 숨가쁜 말발굽 소리를 표현한 유영욱의 피아노 연주에 극적이고 변화무쌍한 이동규의 노래는 시종 장내를 압도했다.
공연이 끝나고서도 관객들의 환호와 박수는 쉽사리 그칠줄을 몰랐고 두 예술가는 ‘A Route To The Sky’로 관객의 호응에 응답했다. 지붕위에 올라가서 내려오지 못하는 모녀를 표현하는 이동규의 표현력이 연주회 마지막 순간까지 유쾌함을 선사했다. 두 젊은 예술가가 선보인 무대는 2008년을 마무리하는 환상의 선물이었다.
공연이 끝난 후 열린 리셉션에서는 한국국제교류재단 수상자인 마르티나 도이힐러 박사와 송년음악회의 주인공 유영욱・이동규, 그리고 참석자가 모두 한데 어울려 저물어가는 2008년의 끝자락을 의미 있는 시간으로 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