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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이 불여일견, 직접 경험하는 것만큼 좋은 교육은 없습니다”

니콜라이 니칸드로프 러시아교육아카데미 원장이 한국을 방문했다. 러시아교육아카데미는 러시아 교육부 산하에서 교육 방법론 연구, 교사 재교육 등을 담당하는 교육 전문 기관으로 니칸드로프원장은 이번 방한 기간 여러 교육 기관들을 방문하며 양국 간의 교육과 문화 분야 교류 증진에 대해 많은 의견을 나눴다.

1. 대학 다니시던 1950년대와 지금은 한국에 대한 인식에 많은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
당시는 소련 시대였기 때문에 북한은 우리 편, 남한은 먼 나라로 인식될만큼 한국이라는 나라가 아주 멀고 추상적으로 다가왔죠. 그때는 정치적인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던 시절이었으니까요. 이제는 5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고 양측 입장을 알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제가 막연하게나마 알고 있던한국을 직접 보니역시 들은 대로 역동적인 나라더군요. 러시아는 도로 사정이 그다지 좋지 않은 편인데 한국의 도로들은 아주 깔끔하고 좋았습니다. 한국의 산업이 얼마나 많이 발전했는지 딱 보고 알 수 있었죠. 제가 교육학자라서 그런지 이런 모든 발전에 있어서 교육의 영향이 큰 듯 싶었습니다. 한국의 첨단과학이 크게 발전한 것 역시 교육의 발전 없이는 힘들었을 것이라고 봅니다.

2. 작년에 러시아교육아카데미와 한국국제교류재단의 MOU 체결이 이뤄졌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MOU 체결로 인해 러시아 교사 25명이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여러모로 만족감이 큰 방문이었죠. 전 이렇게 직접 초청해서 방문하는 형태의 지원이 효과적인 교육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접 와서 한국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더 풍부하고 정확한 정보를 얻어 갈 수 있죠. 특히 40~50대 러시아 선생님들의 경우 제대로 된 역사 공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아까 말씀 드렸듯이 그전까지만 해도 ‘남한은 먼 나라’라는 편견이 존재했거든요. 올해에도 이런 형태의 교류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아직 양국 간 공동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없지만 이것은 앞으로 우리가 함께 해나가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3. 이번 일정을 보니 서울의 대일외국어고등학교 방문이 있던데요, 어떠셨는지요?
이번에 한국을 방문할 때 초.중 .고등학교에 직접 가보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그래서 성사된 방문이었는데요, 학교를 직접 방문한 것은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수업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지 못해 아쉽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고등학교에서는 어떻게 수업이 이뤄지고 있는지 꼭 보고 싶었거든요. 그래도 한 30분 정도 아이들과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면담을 할 수 있었습니다.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로 노래나 수수께끼를 통해 아이들과 대화를 유도했죠. 그런데 좀 부끄러웠는지 예상보다 말을 많이 하지는 않더군요. (웃음)

4. 2008년에 러시아교육아카데미 원장으로 재선임 되셨는데, 앞으로 어떻게 이끌어갈 계획이신지요?
크게 세 가지 목표가 있습니다. 첫째는 교육 내용의 표준화, 둘째는 교육 시설과 자재의 현대화 그리고 마지막으로 학생 보건의 강화입니다. 아직 러시아에는 한국의 수능시험 같은 단일화된 시험 체계가 없습니다. 구 소련 시대에는 단일화된 시스템이 있었지만 지금과는 맞지가 않죠. 환경이 바뀐 만큼 새롭게 표준화된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교과 과정 개편을 통해 점차 정립해나갈 계획입니다. 얼마 전 러시아 대통령께서 ‘Our New School’이라는 새로운 초.중.고 교육 방향에 대해 발표했는데, 이에 맞춰 러시아교육아카데미에서 프로그램을 개발해나갈 예정입니다.
러시아교육아카데미는 60여 년 전에 설립됐는데 그때에는 초.중.고 교육에만 집중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대학과 교사 재교육까지 담당하게 되었죠. 대학의 범위가 광범위해서 아직 정립된 것은 없지만 앞으로 대학 강사 교육 같은 분야에도 더 신경을 쓸 예정입니다.

5. 내년이면 한러 수교 20주년이 됩니다. 그래서 이번 방문이 더 의미있었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 한국교육개발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그리고 교원대학교 등을 방문하면서 교육에서 활발한 교류가 이어진다면 이 기류가 전 분야로 이어질 것 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 기관 마다 국제 협력 관계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하고 연락처를 주고받았으니 러시아로 돌아가서 담당 부서들과 가교 역할을 할 것입니다.
이번 방문을 통해서 앞으로 언어보다는 문화 교류에 좀 더 힘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세계화를 외치면서도 ‘통일’을 중시했지만 이제는 다문화를 인정하고 공유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앞으로 협력할 일이 생길 때에도 다문화의 중요성을 알릴 생각입니다. 한국에 그런 말이 있다죠?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직접 보는 것만큼 확실한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그래서 많은 교사들 그리고 학생들이 서로를 알 수 있도록 기회를 많이 만들고 싶습니다.
아, 그리고 정말 기억에 남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길을 걸어가다가 어느 학생의 티셔츠 뒷면에 쓰여 있는 문구를 봤는데요, ‘Never Stop Climbing’ 이라고쓰여있었습니다.이건우리교사들에게도정말필요한정신인것 같습니다. 그 학생의 얼굴을 꼭 보고 싶었는데 못 봤네요. (웃음) 이번 한국 방문을 오랫동안 기다려왔는데, 많은 것을 느끼고 돌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