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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시아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기대하며

한국국제교류재단 임성준 이사장이 지난 6월 1일 오후 중국공산당 중앙당교를 방문, 당간부 교육생과 소속 대학원생 250여 명을 대상으로 ‘동북아 지역 공동체와 한중일 협력관계’를 주제로 특강을 하였다.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中央黨校)는 중앙당과 중앙・지방정부의 부국장급 이상과 현(縣)의 당 서기급 이상 간부들을 대상으로 직급별・기간별 교육을 담당하고 있으며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이 교장(총장격)을 맡고 있는, 중국 공산당의 핵심 교육기관이다. 이번 특강은 2009년 봄 학기부터 한국국제교류재단 지원으로 중앙당교에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제하의 정규 한국학 강좌를 개설한 것을 계기로 이루어졌다. 당 간부 교육기관인 중앙당교에서 외부기관과 협력하여 정규 대학원 강좌를 개설한 것은 중앙당교 역사상 최초라고 한다.



동북아시아의 통합과 협력,한중 양국의 공동 번영을 위한 길 모색
당교 국제전략연구소 공 리(Gong Li) 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특강 행사에서 임성준 이사장은 ‘세계 속의 동북아와 지역의 특성’에 대한 분석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임성준 이사장은, 21세기 국제사회는 9.11 사태와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으로 인해 슈퍼 파워를 자랑하던 미국의 위상이 흔들리는 상황이 도래했으며, 지난 수십 년간 자유민주주의 및 시장경제 주도의 국제 체제 역시 위기를 맞으면서 국가 간 협력이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특히, 동북아시아 지역은 국가 간 협력이 비교적 정체되어 있었으나, 1997년 아시아 금융 위기와 9.11 사태, 최근의 전 세계적 경제 위기 등을 겪으면서 동북아시아의 통합과 협력을 촉진시키는 새로운 역사적 전환점을 맞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동북아 경제 협력에 대한 전망에서 임성준 이사장은, 최근 역내 정세는 지역 경제 통합을 가능하게 하는 긍정적 요인이 된다고 평가했다. 우선 한중일 3국은 총 15억 명의 소비자, 7조 달러의 GDP, 2조 달러의 무역 규모 등 EU, NAFTA 등과 함께 세계 3대 경제권으로서 경제 구조 면에서도 보완적이라는 점을 지적한 임성준 이사장은 1997년 아시아 국가들의 금융 위기는 동아시아협력 아이디어를 강화하는 특별한 계기를 제공했으며, 한중일 3국과 동남아(아세안 + 3)와의 관계 및 경제 협력을 촉진하는 촉매제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또한 치앙마이 구상(CMI : Chiang Mai Initiative)은 아세안 국가들과 한중일 3국 중앙은행 간 양자간 통화 스왑 협정 확대를 승인했으며, 이는 향후 동아시아 통화 통합을 위한 첫 단계로 여겨짐을 언급했다. 아울러 동북아시아 각국은 지난 수십 년간 점진적이지만 의미 있는 협력과 통합을 이루어 왔으며, 공동체 건설에 대한 인식이 계속해서 증진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근 북한의 2차 핵 실험과 관련해서는, 북한이 ‘통미봉남’식의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큰 오산이라고 밝히고, 최근 도발 강도를 점점 높여가고 있는 북한의 행보는 중국으로서도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과 북한과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는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 내의 평화 체제 구축일 것이며, 북한은 6자회담에서 약속한 합의 내용을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협력을 위한 한국과 중국의 역할과 관련해, 임성준 이사장은 향후 동북아시아 공동의 정체성 확립과 신뢰 및 협력 증진, 평화 안보 구축, 경제 번영 성취 등을 위해서는 한국과 중국 양국이 문화적 교류와 협력을 통한 관계 발전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나아가, 한국과 중국은 연간 700만 명 이상이 상호 왕래하고 있지만, 언어 소통 문제로 교류의 효과가 반감돼 온 만큼, 초등학교 4학년부터 시작해서 고등학교까지 9년 동안 상호 언어를 교육하자고 제안했다. 이를 통해 소통을 활성화하고 양국 간 이해를 제고시켜 공동 번영을 추구하는 토대를 튼튼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중일 FTA와 6자회담 등 현안 문제 고찰
1시간여의 강연에 이어, 토론자로 나선 당교의 먼홍화(Men Honghua) 교수는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중국도 북한 상황을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어려운 시기를 견디고 노력하면 긴장 국면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표명했다. 또한 한중일 FTA 추진과 관련해서는, 이는 현실적인 문제로서 한일 FTA 추진에 앞서 한중 FTA부터 먼저 추진해야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중국의 입장을 밝혔다.

강의 및 토론에 이은 질의 세션에서는, 북한 2차 핵 실험에 따른 6자회담의 향후 전망, 한중일 지역 공동체와 미국의 존재 등에 대해 당 간부 교육생과 소속 대학원생들의 활발한 질의가 있었다. 임성준 이사장은 답변을 통해 동아시아 지역 협력체를 구성할 때 미국을 제외하는 것은 도움이 안 되며, 미국을 역외 협력자로서 함께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필요하다는 인식을 밝혔다. 또한,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대가로 주변국들은 6자회담을 통해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도록 하고, 6자회담의 틀이 향후 군사적인 신뢰 구축까지도 논의할 수 있는 역내 협의체로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기대감을 피력했다.
1933년 설립 이후 중국의 수많은 지도자들을 양성해 온 중앙당교는 중국 내에서 ‘홍색(紅色) 요람’, ‘혁명의 용광로’고 불린다. 2009년 봄 학기부터 시작된 정규 한국학 강좌 및 이번 임성준 이사장 특강을 계기로, 중앙당교 내에서 한국학 연구 및 한중 우호 관계 도약의 새로운 전기(轉機 )가 태동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