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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내 한국어 교육 발전을 위한 힘찬 발걸음

한국국제교류재단과 모스크바국립대학교 아시아아프리카대학(Institute of Asian & African Studies,
MSU) 한국어문학과가 주최한 ‘러시아 전국대학 한국어 교수 세미나 2009’가 지난 2009년 5월 21일과 22일 양일에 걸쳐 모스크바국립대학교에서 진행되었다. 이번 세미나는 러시아 내 한국어 회화 교육과 관련한 논문 발표와 토론의 장, 지식과 경험 교환의 자리가 되었으며, 러시아전국대학한국어교수협의회가 창설되는 계기가 되었다.



한국어 강좌가 공식 개설된 22개 러시아 대학들에서 총 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5월 21일 오전 10시에 세미나 개회식이 열렸다. 개회식에서는 이규형 주러시아 한국대사와 한영희 한국국제교류재단 사업이사, 미하일 메이에르 아시아아프리카대학 학장의 축사가 있었다. 이규형 대사와 한영희 사업이사는 축사를 통해 한러 관계 발전을 위한 한국어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메이에르 학장도 문법과 단어를 아무리 많이 알아도 집중적인 회화 공부가 병행되지 않을 경우 입과 귀가 열리지 않아 결국 반벙어리 신세가 된다고 말하며 회화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설파했다. 그리고 이번 세미나를 지원한 한국국제교류재단에 깊은 감사를 표했으며, 교육 분야에서 한러 협력 관계가 지속적으로 진행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어 회화 교육의 이론과 실제에 대한 담론
개회식이 끝난 뒤 모스크바 국제관계대학 교수이자 러시아 한국어 교육의 베테랑인 발렌티나 드미트리예바 교수가 연단에서 ‘러시아 대학생들을 위한 한국어 교수법’에 대한 발표문을 소개하며 세미나를 시작했다. 이후 각 대학 교수들이 그동안 준비한 발표문을 순서에 따라 읽었는데, 무엇보다 회화 능력의 기초가 되는 ‘듣기’ 수업의 중요성을 강조한뒤 러시아에는 아직 필요한 교재가 없는 만큼 듣기 교재 개발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그리고 각자가 교육 현장에서 터득한 회화 교육의 지식과 경험을 나누었으며, 열띤 문답과 토론을 벌였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교대에서 온 이상윤 교수는 한국인들과 대화할 때나 한국 소설을 읽을 때 표준 한국어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하면서 방언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소한 기본적인 한국 방언 지식을 담은 방언 교재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 참가자들의 동감을 얻었다. 극동국립인문대학의 임 발렌티나 교수는 한국어 문체, 화법과 관련해 자신이 저술한, 조만간 출판될 참고서 하나를 소개했는데, 참가자들은 임 교수의 참고서가 러시아 한국어 교육에서 아주 중요한 의미와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 동 대학의 알렉산드르 이바노프 교수도 자신이 편집한 『한국어접사사전』을 소개해 참가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이번 세미나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발표자들이 대부분 러시아 한국어 교육의 미래를 책임질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젊은 교수들이었다는 점이다. 나이는 젊지만 모두 경험과 지식이 풍부한 실력파들이었으며, 다른 사람들의 발표를 경청하고 열띤 토론을 벌이는 열정의 소유자들이었다. 참가자들은 예외 없이 좋은 배움과 경험의 장을 마련해준 한국국제교류재단에 깊은 감사를 표명했으며, 앞으로도이 행사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바롭스크의 크리스티나 프타슈닉 교수는 행사가 끝난 뒤 “이번 세미나같이 유익하고 귀중한 행사를 지원한 한국국제교류재단과 주최 측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도 계속해서 러시아 한국어 교육 발전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교수협의회 활동에도 적극 참여할 것입니다”라는 내용의 감사 편지를 보내왔다.

러시아전국대학한국어교수협의회 창설
이번 세미나에서는 그동안 힘써 준비해온 ‘러시아전국대학 한국어교수협의회’를 창설하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창설에 앞서 회칙안을 마련해 전화와 이메일로 각 대학의 의견을 수렴한 뒤 한국국제교류재단 모스크바 소장과 논의, 협의하여 최종 완성했으며, 세미나에 참가한 발기인들의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교수협의회 창설 목적은 ‘러시아내 한국어 교육 발전’과 ‘러시아 대학들과 한국국제교류재단 그리고 다른 한국의 재단•기관들과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협력 관계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초대 회장으로는 이번 세미나를 주최한 모스크바 국립대학교 아시아아프리카대학의 이리나 카사트키나 교수가 선출되었는데, 회장 자리는 2년마다 자동적으로 다음 총회 개최지로 옮겨간다. 교수협의회 창설식이 끝나기도 전에 이르쿠츠크와 블라디보스토크, 하바롭스크를 비롯한 여러 대학들에서 다음 총회 개최와 회장직 승계의 뜻을 적극적으로 비추었는데, 이는 교수협의회에 대한 러시아 대학들의 관심과 기대가 얼마나 큰지를 잘 입증해준다.

한국의 전통 다도 시연
세미나를 마친 뒤 주최 측에서 한국 전통 다도 시연에 초대한다고 발표하자, 참가자들은 박수를 치면서 좋아했다. 한국 전통 다도는 ‘한국 반야로 차도’에서 채원화 원장과 4명의 제자들이 시연했으며, 교수들과 학생들은 숨을 죽이고 다도 시연을 주의 깊게 지켜보았다. 시연이 끝난 뒤 메이에르 학장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질문을 했고, 채원화 원장은 질문 하나하나에 자세히 답했다. 그리고 끝으로 다도 용구 한 벌을 메이에르 학장과 한국학센터에 기증하겠다고 하여 큰 박수를 받았다. 시연과 문답이 모두 끝난 뒤 차도 시연 팀은 직접 준비한 정갈하고 향기로운 차와 미리 준비해온 한국 전통 다과를 참석한 모든 사람들에게 대접하며 자리를 마무리했다.
이번 행사는 러시아 전국에서 한국어 교수들이 참가해 서로의 교육 지식과 현장 경험을 나누었을 뿐 아니라 오랜 숙원이었던 교수협의회도 창설하고, 또 좀처럼 경험할 수 없는 한국 전통 다도 시연 같은 귀중한 문화 행사까지 곁들인 아주 유익한 자리였다. 세미나 참가자들은 모두가 자신들에게 주어진 이런 훌륭한 기회에 감사했으며, 앞으로 한국어교육과 한국 문화 전파에 더욱 힘쓸 것을 재차 다짐하면서 각자의 일터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