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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러시아 문화예술 분야의 활발한 교류, 매우 기대됩니다

2008년 9월 22일부터 10월 13일까지 모스크바 ‘중앙화가의집(The Central House of Artists)’에서 열릴 한국미술전시회를 앞두고 미술전 관련 문제와 향후 한국과 러시아 간의 미술 교류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수트 파트쿨린(Masut Fatkulin) 러시아 국제화가연맹 집행위원장이 한국을 찾았다. 한국이 지니고 있는 다양한 색과 자연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었다는 그를 만나보았다.

Q 미술인으로서 바라본 한국을 컬러로 표현하신다면…
A 한국에서 지내면서 여러 색을 느꼈는데요, 우선은 파스텔 톤의 은은함? 어느 안개가 낀 아침이었는데 멀리 산이 보이더군요. 그런데 가만히 보니 산 하나가 아니라 그 뒤에 산들이 겹겹이 보이는 거예요. 그모습이 한 폭의 그림같이 아름다웠는데 나중에 미술관에서 한국의 옛 그림들을 보고 그것에 표현된 자연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오전에는 포커스가 선명하게 맞기 전의 흐릿한 느낌이 들었다면 오후에는 강렬한 색채감을 느꼈습니다. 서울 시내를 보면서 갈색과 초록색의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갈색 톤의 건물 외벽이 많았던 것 같고 그 사이사이로 보이던 자연의 빛깔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Q 한국의 많은 미술관들을 직접 보셨는데요, 어떠셨는지요?
A 국립현대미술관, 경기도미술관, 리움미술관 등을 둘러보면서 각각의 미술관들이 철저하게 계획되어 지어진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과 경기도미술관이 민간 후원 없이 국가 예산으로 건립된 점도 인상적이었는데요, 공원 안에 자연과 함께 미술관이 자리한 점도 마음에 들었고, 리움을 둘러보면서는 작품들이 빛나 보이도록 합리적으로 배치한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또 한 가지 인상적이었던 것은 미술관에 아이들이 참 많았다는 점입니다. 모스크바의 경우 청소년 정도 돼야 미술관을 방문하기 시작하는데, 한국의 경우 많은 학교와 유치원에서 미술관 방문 프로그램을 짜서 아이들을 미술관으로 이끌더군요. 어릴 때부터 예술을 접하도록 하는 것은 아주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봅니다.

Q 9월 22일부터 열리는 전시회 준비와 관련해서 바쁜 일정을 소화하셨다고 들었습니다.
A 10월 13일까지 모스크바에서 한국의 대표적 근・현대미술가들의 작품 30여 점이 전시될 예정인데 이번 전시회에 참여하는 작가들을 한국에 와서 직접 만났습니다. 현대미술과 관련된 여러 기관들도 방문하고, 향후 지속적인 교류를 위해 관계자들과 연락망을 형성할 수 있었던것도 이번 방문의 성과라고 볼 수 있겠네요. 관계자와 화가들뿐 아니라 큐레이터들을 만나 그들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Q 이번 전시회에 특별히 한국 근・현대미술을 소개하는 이유가 있으신지요?
A 예전에 러시아에서 한국 예술을 보여주는 소규모의 전시회들은 열린 적이 있었지만 현대미술을 보여주는 전시는 없었죠. 이번 전시회를 기획하면서 한국의 현대미술을 한번 제대로 보여주자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만이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작가들의 작품을 보여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았죠.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김영나 교수님께서 좋은 작가들을 많이 소개하고 선별해주셔서 알찬 전시를 기획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전시회가 모스크바 예술계에 한국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Q 내년에는 서울에서 러시아 작가전이 열릴 계획이라고 들었습니다.
A 원래 그럴 계획이었습니다만 2010년이 한·러 수교 20주년이라 그때 개최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국제교류재단과 함께 한국인들이 러시아의 어떤 예술세계를 보고 싶어하는지 알아본 다음에 상의해서 개최 시기를 결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모스크바에 있는 유명 미술관인 ‘트레차코프 미술관(The State Tretyakov Gallery)’의 소장품들을 한국에서 선보일 수 있다면 아주 흥미로운 전시회를 열 수 있지않을까 싶습니다.

Q 이번 방문을 통해 얻은 것과 앞으로 기대하는 점은 무엇인지요?
A 앞서 말씀드렸듯이 한국 미술품과 작가들, 관계자들을 직접 보고 만나서 좋았습니다. 또 미술관들의 건축 양식이 참 마음에 들었는데요, 앞으로 진행될 ‘중앙화가의집’ 레노베이션 작업에 아이디어를 얻어갈 수 있어서 기쁩니다.
앞으로 한국의 문화예술계에서도 러시아를 방문해서 우리의 예술계가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 직접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교환 전시회처럼 양국이 협력하면 앞으로 계속해서 윈-윈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국과 러시아 간의 무역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문화예술 분야에도 더욱 활발한 교류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