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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금으로 듣는 크로스오버 음악의 진수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시도하는 강은일과 그녀의 기악 그룹 ‘해금플러스’의 공연이 미국 주요도시에서 열렸다. 공연에서는 가곡과 재즈가 혼합된 ‘초수대엽’, 전통가요 ‘웡이자랑’ 등 동양적인 음악과 ‘G선상의 아리아’와 ‘리베르탱고’ 등 현대적인 음악을 독창적인 스타일로 풀어내며 동서양 크로스오버 음악의 진수를 선보였다.

“감동적이다”, “짜릿하다”, “놀랍다”, “너무나 아름답다”….
강은일의 음악을 90분간 경험한 관객들로부터 나온 말이다. 그녀의 기악 그룹 ‘해금플러스’는 15일간 미국의 주요 4개 주(뉴욕, 노스캐롤라이나, 워싱턴 DC, 버지니아)를 돌며 공연을 펼쳤고, 그 어느 곳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독특한 공연을 선사하며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강은일과 해금플러스는 한국 전통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데 전념해왔다. 이들 그룹은 전통적인 관현악 궁중음악에서 벗어나 클래식, 재즈, 뉴에이지 음악의 요소를 계속해서 접목시키고 새로운 표현수단을 창조하여, 이를 통해 한국 전통음악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다양한 시도가 돋보인 공연
미국 순회공연에서 강은일과 해금플러스는 열 개의 곡을 무대에 올렸다. 해금과 깊고 상쾌한 태평소 소리가 어우러진 ‘진도아리랑’ 곡조의 독특한 작품 ‘하늘소’, 가곡과 재즈의 요소가 혼합된 걸작 ‘초수대엽’, 제주도의 전통적인 자장가 ‘웡이자랑’ 같은 전통적인 작품을 비롯해 너무나 잘 알려진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를 재해석하여 해금, 피아노, 콘트라베이스, 드럼의 재즈 사중주단을 위해 편곡한 작품, 아르헨티나의 작곡가 아스토르 피아촐라의 탱고 음악 ‘리베르탱고’와 러시아 작곡가 요시프 코브존의 보사노바 음악 ‘백학’이 어우러진 ‘리베르탱고와 백학’ 같은 현대적인 작품이 연주되었다. 연주곡의 하이라이트는 미국 순회공연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작품 ‘아리랑’이었다. 이 작품은 한국의 ‘아리랑’과 미국의 ‘어메이징 그레이스’ 등 두 나라에서 잘 알려져 있고 전통적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곡들을 합쳐서 만든 독특한 음악이었다. 또한 어린이가 두 노래를 처음에는 한국어로, 이어서 영어로 불러 작품 전체의 힘을 고양시켰다. 이 작품은 관객을 감동시켰고 양국의 오랜 우정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해주었다.

다른 공연 장소, 다른 느낌
뉴욕 시 퀸스의 첫 번째 공연은 뉴욕의 활기 있고 힘찬 분위기와 완벽하게 하나가 되었다. 관객들은 공연진의 동작 하나하나와 음악에 흥이 고조되어 열광하며 우레와 같이 반응했다. 강은일과 해금플러스는 만원 관객들을 위해 더욱 짜릿한 공연을 펼쳤다. 뉴욕 공연의 주제는 ‘활기’와 ‘흥’이 분명했다.
두 번째 공연지는 듀크 대학이었다. 풍부한 전통과 음악적 기대가 높은 관객들이 있는 이곳에서 강은일과 해금플러스는 모든 기대를 충족시키는 질 높은 공연을 펼쳐 보였다. 강은일의 연주는 우아하고 감동적이었으며 전 공연의 추진력을 드높였다. 듀크 대학 공연의 주제로는 ‘우아함’과 ‘매혹’을 선택한 듯했다.
세 번째 공연장은 유명한 예술센터인 워싱턴 DC의 케네디센터였다. 당당한 미국 수도의 분위기에 걸맞게 강은일과 해금플러스는 이 존경받는 예술 공연장의 역사에 어울릴 만한 공연을 펼쳤다. 공연장에 울려퍼진 각각의 작품은 장엄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관객의 마음과 감정을 고조시켰다. 이 공연의 주제로 택한 것은 ‘당당함’과 ‘힘’이었던 같다. 네 번째 공연은 컬페퍼라고 하는 버지니아의 작은 카운티에서 이뤄졌다. 컬페퍼는 ‘코리아’라는 이름의 길이 있는 유명한 카운티인데, 미국에서 동아시아 국가의 이름과 지역명이 같은 유일한 곳이다. 강은일과 해금플러스의 공연은 한국과 컬페퍼 카운티의 문화적 인연을 돈독하게 해주었다. 이곳 공연에서 강은일은 대중들과 적극적으로 교감했으며, 그 결과 공연은 관객들로 하여금 웃고, 울고, 미소 짓고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의 전통음악을 사랑하게끔 만들었다. 이 공연에 가장 잘 맞는 주제는 ‘친밀한 교감’과 ‘돌파구’인 듯했다.
마지막 공연을 위해 공연단은 순회공연을 시작했던 뉴욕 시로 다시 돌아왔다. 앞서 행한 공연과 같이 이 공연도 세 번의 앙코르 모두 즉흥 연주로 장식하며 막을 내려 대단히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음악적 신념이 만들어낸 성공
개인적으로 강은일의 음악적 신념이 이번 공연을 성공으로 이끈 이유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바로 ‘한국의 전통음악은 과거에만 있는 것이아니라 현재에도 살아 움직이며 미래의 음악적 영감을 깨운다’는 믿음이다. 강은일의 음악적 신념대로 그녀의 음악은 확실히 살아 있으며, 어떤 관객들에게는 강한 영감을 주었을 것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강은일의 공연이 미국의 관객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한국문화를 어느 정도 알렸다는 사실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이번 공연 전체가 ‘엄청나게 성공적’이었다는 말로써 이 글을 마칠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