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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 미국 전 대통령 초청강연

지난 3월 13일 한국국제교류재단은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 미국 전 대통령을 초청하여 제3차 한국국제교류 재단 포럼(Korea Foundation Forum)을 개최하였다. ‘한-미 동맹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서 부시 전 대통령은 향후 한-미 관계가 계속해서 공고해질 것임을 강조하였다.

서울 신라호텔에서 진행된 제3차 KF 포럼은 정계ㆍ관계ㆍ재계ㆍ학계 등에서 초청된 120여명의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올해로 만 84세를 맞는 부시 전 대통령은 걸음걸이가 다소 느려진 것외에는 아직도 정정한 모습으로 부인 바버라 부시 여사와 함께 행사장에 나타났다. 그리고 일단 강연이 시작되자 부시 전 대통령은 현직 때와 다름없는 힘찬 목소리로 내용을 술술 풀어냈다.
부시 전 대통령은 그 전날 이명박 대통령을 방문해 청와대에서 오찬을 함께한 얘기, 그의 아들이자 현 미국 대통령인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이 미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의를 할 것이라는 얘기, 요즘에도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 등 세계 각 국가의 정상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한다는 얘기 등 부드러운 분위기로 강연을 시작한 후 한국과 미국의 전통적인 동맹관계가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임을 강조했다.

지속적인 동맹 유지 강조
부시 전 대통령은 한-미 관계의 주요 쟁점으로 안보 동맹의 유지와 환경ㆍ에너지ㆍ보건 등 국제적인 현안 해결을 위한 파트너 관계 유지, 무역관계 확대, 대북 6자회담에서의 협력등을 들었다. 한-미 경제관계에 대해서도 부시 전 대통령은 미국의 경제기반이 튼튼하다고 밝히며 최근의 서브프라임 사태는 곧 진정될 것으로 보았다.
부시 전 대통령은 현재 대선에서 언급되고 있는 일부 선거 문구들, 즉 무역 보호주의로의 회귀, 해외 기지에서의 미군 철수 및 축소, 이민자에 대한 보다 엄격한 규제 등의 문구에 대해 깊이 귀 기울이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러한 문구들은 단지 유권자를 자극하기 위한 캠페인 도구일 뿐이며, 미국은 버락 오바마, 힐러리 클린턴, 존 매케인 등 그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되든지 변함없이 한국의 열렬한 지지자로 남을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또한 한국과 미국이 공유하고 있는 범인류적인 가치, 즉 안보ㆍ민주주의ㆍ자유ㆍ평화 등의 가치가 지속되는 한 동맹은 지속될 것이며, 한국이 미국의 안보전략과 세계 체제에서 갖는 의미를 역설했다. 58년전 일어났던 6ㆍ25전쟁은 냉전의 첫 시험무대로 미국과 자유세계는 한국의 독립과 자유를 위해 함께 싸워 승리를 거뒀으며, 한국은 이를 바탕으로 경제발전과 민주주의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이 베트남과 이라크 등 분쟁지역에서 미국을 도와 싸워준 것에 대해 감사를 표시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끝으로, 새로 출범한 이명박 정권에 신뢰와 격려를 보낸다면서 한국과 미국이 계속하여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일할 것을 당부하며 강연을 끝맺었다.



변화에 따른 새로운 협력관계 필요
한국에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고, 미국에서 차기 대선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열린 이번 포럼은 향후 한-미 관계를 적절히 재정립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는 요즘, 현 미국대통령의 아버지이자 전 미국 대통령인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을 초청하여 열린 행사여서 더욱 시의적절했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한국은 미국과 밀접한 동맹관계를 유지해왔다. 6ㆍ25전쟁 이후 냉전 시에는 전통적인 군사안보의 관계로, 이후 한국이 경제발전을 거듭하면서부터는 경제무역의 관계로, 민주화 이후 21세기에는 동북아와 세계에서 파트너 관계로 그 성격과 역할이 계속 변화돼왔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한-미 관계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라크 평화유지군 파병 등 굵직한 사안에서 꾸준히 협력관계를 맺어오면서도 대북관계 및 정치전략에 있어서 차이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이명박 정권의 출범과 함께 한-미 관계는 새롭게 평가받고 있다. 또한 중국의 급속한 부상과 러시아의 강대국 부활의 꿈, 북핵문제 해결 과제 등 한국이 동북아 이웃 국가들과 처한 상황은 급변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세계 유일의 수퍼파워인 미국과의 우호적인 관계없이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행위자로서 활동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한-미 관계의 적절한 평가와 더욱 밀접한 동맹관계는 필수적이다.
이번 부시 미국 전 대통령 초청 KF 포럼은 이러한 맥락에서 한-미 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필요한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KF 포럼은 한국의 세계화와 국제적 현안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세계적인 석학, 정치인, 문화인 및 지도자를 초청하여 국제적 이슈에 대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자리로서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올 1월부터 개최하고 있는행사다. 지난 1월에는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IFRI)의 티에리 드 몽브리알 소장, 2월에는 국제정치학에서 ‘소프트파워’ 이론의 대표 학자인 조셉 나이(Joseph S. Nye)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를 초청하여 주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