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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미를 담아낸 진화하는 예술 공간

미술관의 전시 문화와 대중 프로그램은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진화한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LA County Museum of Art, LACMA) 또한 새로운 미술관 건축, 전시. 프로그램.콘텐츠 개발 등을 통해 계속 탈바꿈하고 있다. 이런 LACMA에서 혁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009년 9월 한국실을 확장.재개관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LACMA 컴플렉스가 2010년 9월 말에 개관하는 대형 특별 전시관인 레즈닉건물(Lynda and Stewart Resnick Exhibition Pavilion)을 포함하여 9개의 독자적인 건물들과 어우러지며, 미시시피 강 서부에서 최대 규모의 복합 미술관다운 면모를 더욱 강화시키고 있다. LACMA는 다양한 문화의 미술품들을 전시하면서 항상 새로운 방법론을 탐구하고 시도해왔다. 그리고 여러 영구 전시실은 이러한 LACMA의 혁신 개념을 실현시키고 있다.

뛰어난 기획력으로 이끌어낸 뜨거운 호응
LACMA에서 혁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확장.재개관하는 한국실은 해외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한국 전시실이다. LACMA의 한국실은 주제별로 구성되었으며, 큰 호응을 받고 있는 영상 전시 패널을 포함하여 계속해서 새로운 전시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그에 따라 LACMA 관내의 주요위치에 있는 한국실에는 한국 미술을 이해하고 체험하려는 이들의 발걸음이 잦다. 2010년 4월 한 달 동안 6,788명에 달한 한국실 관람객 수는 미술관 프로그램의 성공을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겠다. 하루 260명 이상이낯선 동양의 미술품을 감상하기 위해 들렀다는 점은 해외에서 한국 미술을새로운 방식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LACMA 의 방향이 어느 정도 효과적임을 뒷받침해준다.
LACMA에서 진행하는 한국 미술 프로그램의 주요 요소로는 전시, 대중 프로그램, 특별 행사를 들 수 있다. 한국 미술실의 재개관은 한국국제교류재단 후원의 한국 현대미술 특별전, <당신의 밝은 미래>와 시기상 겹쳤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2009년 9월 12일 LACMA는 젊은 층을 주 대상으로 하는 인기 행사인 <한밤의 미술(Late Night Art)>을 개최했다. ‘한국: 미래/과거’라는주제로진행한축제에는한국의음악.춤.미술체험그리고전시실 안에서 펼쳐진 도서 낭독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포함되었다. 해당 전시실들은 자정까지 개관되었고 이 행사에는 2,100명이 넘는 방문객들이참여했다.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대중에게 다가가다
한국실에서는 소규모 특별 행사들도 진행하고 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확장∙재개관한 한국실을 기념하기 위해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국보 제78호 금동반가사유상을 미술실 정중앙에 전시한 것이었다. 2009년 9월 9일, 이 유물을 설치하자마자 LA의 스님들은 비공개로 이운고 불식을 거행했다. 이후 유사한 행사에 대한 요청이 이어졌고 이에 부응하기 위해 국보의 한국 귀환을 앞두고 현각 스님을 초청하여 대규모 공개 행사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 두 행사는 종교적 예배 대상이면서도 미술품인 반가사유상을 제대로 감상하고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LACMA의 대중 프로그램은 교육 강연과 미술 교실도 포함한다. LACMA의 한국실은 5개의 갤러리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 한 공간은 어린이 갤러리로 할애했다. 체험 장소에서는 모든 연령의 관람객들이 동양의 붓으로 주변 한국실 전시품에서 영감을 받은 그림들을 그릴 수 있다. LACMA 한국실을 재개관했던 2009년 9월에는 매주 일요일마다 ‘가족의 날’이라는 행사를 진행하여 한국 미술 만들기와 음악 공연을 열기도 했다.
재개관 이래 한국에서 대여한 작품들의 소규모 전시와 함께 대중 강연도 지속적으로 기획되었다. 그 첫 강연으로 한국실 재개관과 국보 대여를 기념하기 위해 유홍준 교수를 초청하여 한국 불교 건축과 조각에 대해 총괄적으로 조망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현각 스님은 위에서 언급한 전시실 안에서의 행사 외에도 대담 형식의 토론에도 참여했다. 필자가 불교 철학과 종교상의 역할 문제들을 현각 스님에게 묻고, 스님이 대답하는 자리였는데 다양한 인종의 관중이 모여 한국 불교 미술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다.
한국으로부터의 두 번째 주요 대여는 국립고궁박물관 소장의 궁중 회화 작품이었다. 귀중한 왕실 유물인 ‘일월오봉도’ 두 점은 그 화려한 색채, 순수한 한국적인 도상 그리고 현대적인 감각으로 많은 관람객들을 경탄하게 했다. 국립고궁박물관의 김연수 전시홍보과 과장을 초청해 마련한 조선 왕실의 미술과 문화에 대한 강연에서는, 궁중 미술의 올바른 감상을 돕기 위해 왕실의 제례, 철학, 미학 그리고 정치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 강연은 한국제교류재단이 후원하는 프로그램의 첫 시작이었다.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LACMA
한국국제교류재단은 지속적으로 세 차례의 대여 전시와 부대 행사들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전시되고 있는 아름다운 궁중의 ‘십장생도’ 두 점 또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대여한 것이다. 2010년 7월부터는 한국의 개인 소장품과 동국대학 박물관 소장품인 고려시대의 불교 사경 네 점을 전시할 계획이다. 사경 전시와 맞물려서 강연 두 차례와 사경 제작의 시연도 준비되어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지원하는 마지막 대여 전시는 2011년 1월에 있을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는 한국 목가구와 도자기의 미적인 조화를 보여주고자 한다. 각 소규모 주제 전시에는 유물들의 배경과 전시 주제를 심도 있게 이해하게끔 하는 각기 다른 영상 설명문도 포함된다.
2009년 9월 9일 재개관 이후 LACMA의 새 한국실은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한국에서 온 소중한 유물들의 교체 전시와 풍부한 관련 프로그램은 관람객들이 한국 전통 미술품을 더욱 가까이에서 만나고 소통할 수 있게 돕는다. 미술관 자체 소장품과 대여 유물들의 교체, 즉 한국실 내에서의 지속적인 변화는 유기적이며 생동감 있는 전시 공간을 조성한다. 또한 관람객들이 전시 작품들에 대해 깊은 이해와 체험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그 문화에 대한 친근함을 불러일으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를 위해서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동적인 예술 공간이 절실히 필요하며, 오늘날 미술관은 이에 맞는 매력적이며 혁신적인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연구,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