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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교류에 이어미디어 분야 교류의 활성화를 기대합니다”

현재 FTA 체결을 앞두고 있는 한국과 페루는 앞으로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이 기대된다. 오랫동안 페루의 대표적인 시사 대담 프로그램을 진행해온 유명 언론인인 세자르 호아킨 캄포스 로드리게스(César Joaquín Campos Rodríguez) 씨가 한국을 찾아 페루와 한국의 미디어 교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에 대한 첫 인상은 어떠하십니까?
뉴스나 책으로만 접한 한국의 모습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짧은 시간에 대단한 발전을 이룩한 사회이며 인프라와 사회 조직이 잘 구성돼 있는, 다른 나라로부터 충분히 존경을 받을 만한 뛰어난 나라임을 이번 방문을 통해 확인했습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초청에 감사 드립니다.

이번 방문에서 가장 유익한 부분은 무엇이었습니까?
정부 기관에서부터 기업 등의 민간 분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활동 주체들을 만났습니다. 기업들 중에는 페루에서도 매우 인지도가 높은 삼성과 대우, 현대 등을 관심 있게 보았고, 국회에서 민주화와 정치 분야에 대한 견학도 했습니다. G20과 여수엑스포 준비위원회의 준비 상황도 시찰해 민간 부문과 공공 부문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한국의 모습을 보고 이해를 높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유명한 앵커이자 칼럼니스트로서, 한국의 어떤 모습을 고국에 전할 생각이십니까?
이미 여러 가지의 주제로 칼럼을 송고했습니다. 가장 먼저 보낸 것이 놀랍도록 평온한 한국 사회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사실 페루를 떠나 서울로 올 때, 남북 간 전쟁이 임박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서울의 거리에 서보니 그런 위기감을 전혀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한국인들은 평화를 원하고 전쟁을 원치 않는 것이지요. 전쟁이 임박했다는 등의 외신 뉴스들이 얼마나 사실과 동떨어져 있는지를 페루 사람들에게 바로 알리고 싶었습니다. 한편,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이 천안함을 비롯해 여러 국제적인 이슈에 대해 협의하는 모습에 대한 기사도 썼습니다. 서로 다른 세 나라들이 긴밀하게 협력하는 모습은 중남미 국가들이 꼭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미디어도 방문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인상을 받았는지 궁금합니다.
한국의 영문 일간지 <코리아 타임스>와 아리랑 TV를 방문했습니다. <코리아 타임스>의 오랜 역사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한국전쟁이 갓 끝난 시점에 한국어도 아닌 영어 매체가 생겼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한편으로 마감 시간이 임박한 신문사 편집국의 분주한 모습을 보니 페루의 신문사와 다르지 않구나 하는 것도 느꼈습니다. 아리랑 TV에서는 수준 높은 방송을 만들기 위한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훌륭한 시설을 바탕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그런 프로그램들이 동시에 여러 언어로 방송되는 시스템이 놀라웠습니다. 페루에서는 불과 2~3개월 전에 디지털 방송이 시작되었는데, 한국의 기술과 비교할 때 아직까지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한국의 미디어가 당면한 여러 이슈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한국에서는 최근 신문, 방송 등 매체들의 결합과 확장에 대한 논의가 많이 진행되어온 것 같습니다. 페루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미디어의 운영 방식이나 소유 형태에 대해 제한을 두지 않고 있는데, 사실 이로 인한 부작용이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거대 미디어 회사의 매체 독점 문제, 방송과 보도의 상업화 등, 언론의 자유와 시청자들의 선택의 폭에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향후 한국에서 이런 문제점이 생기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페루 TV의 시사 대담 프로로 큰 명성을 얻었습니다. 보람도 컸을 것으로 보입니다.
국영 방송인 페루 TV는 페루의 오지까지 방송되는 유일한 채널입니다. 따라서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특히, 인기는 없지만 국민들이 꼭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고집스럽게 방송해 온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낍니다. 연예・오락 프로그램은 누구나 높은 관심을 보이지만, 공공정책이나 정치인들의 인터뷰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바로 그 이유로 더 자주, 더 열심히 제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그 수가 얼마가 되든 관계없이, 모든 사람에게 최대한 다양한 시청의 기회가 주어지도록 하는 것이 국영 방송의 책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페루에서 한국 드라마의 인기도 대단하다고 들었습니다.
페루 TV는 한국 방송국과 협약하여 여러 한국 드라마를 방영했습니다. <겨울연가>와 <내 이름은 김삼순>이 대표적인 인기 한국 드라마였습니다. 저 역시 큰 애정을 갖고 시청했습니다. 한국 드라마가 워낙 인기가 많아서 일부 매체에서 국영 방송국이 외국 드라마를 황금 시간대에 내보내는 것을 비판하기도 했을 정도였습니다. 이런 한국 드라마를 통해 페루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의 생활 모습과 감정에 대해 이해의 폭을 크게 넓혔다고 생각합니다.

향후 한국과 페루의 미디어 분야 교류는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할까요?
페루와 한국은 워낙 멀리 떨어진 나라이기 때문에 미디어 분야는 차치하고 전반적인 인적 물적교류가 많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지금부터라도 언론인들이 서로 더 자주 방문해서 상대방을 더 많이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아리랑 TV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페루 방송사의 경우처럼, 앞으로 다가올 디지털 방송 시대에 대비해 페루의 많은 미디어가 한국의 미디어 산업으로부터 도움을 원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올 11월에 페루 대통령이 방한해 한-페루 FTA에 서명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같은 경제적 교류가 확대되면 미디어 분야의 교류도 더 빠르게 활성화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