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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게시판

[도서관] 미국 시카고대학교 동아시아도서관 염지수 5개월차

  • 등록일 2019.07.24


KF 글로벌 챌린저 월간 활동보고서



상세 활동 보고
작성자 염지수
인턴십 분류 도서관 인턴십
파견기관 미국 시카고대학교 동아시아도서관
파견기간 2019년 2월 15일~12월 15일 (총 10개월)
보고서 해당기간 5개월차
내용
인턴십 5개월 차에는 인턴으로서 아주 귀중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6월 20~25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ALA 컨퍼런스 참석 겸, LC를 포함한 동부 대학교 도서관 견학과 함께 여행의 시간을 보냈기 때문인데요. 보름이 넘는 기간 동안 마찬가지로 KF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는 워싱턴 대학교 강태웅 인턴, USC 대학교 성은비 인턴, 미시간 대학교 최유진 인턴 선생님들과 일정을 같이 할 수 있어서 더욱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동부 견학을 먼저 권유해주시고, 동부 대학교 및 기관 사서 선생님들께 직접 연락하여 일정을 조율해주신 저희 도서관 박지영 선생님을 포함하여, 흔쾌히 견학을 수락하고 진행해주신 방문 학교 선생님들께도 감사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견학 내내 보고 느끼는 바가 많아 앞으로 남은 5개월의 KF 인턴 생활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수행하기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습니다. 이때의 경험들이 앞으로의 진로를 그려나가는 데 있어서도 큰 자산이 될 것 같습니다.

1. ALA (American Library Association) Annual Conference in Washington D.C.
첫 번째 일정으로 북미 도서관 행사 중 가장 규모가 큰 ALA 컨퍼런스에 참여했습니다. 올해 컨퍼런스 개최 지역은 워싱턴 D.C.로 6월 20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되었습니다. ALA는 북미 내 가장 많은 사서들이 참가하는 컨퍼런스인 만큼 현재 도서관의 중요한 현안들을 살펴보고 공유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CEAL 컨퍼런스가 동아시아학과 관계된 사서, 연구자들이 중심이 되는 행사라면, ALA 컨퍼런스는 대학교 및 공공도서관 사서들은 물론 도서관 관련 업체들과 출판사들이 모두 참여하는 자리이기에 발표 외에도 전시, 포스터 세션 등 프로그램이 방대합니다. 저는 평소 University Library, Research Library, Archives에 관심이 많아Open Access, Preservation of Digital Collections, National Archives - Online Primary Sources, History Unfolded Project, Privacy and Confidentiality 등 발표를 골라 들었습니다.
참가자들의 발표를 듣고 많은 것을 배웠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 Literacy’라는 용어의 부상과 의미가 기억에 남습니다. 이전에는 정보를 수용할 때 단순히 글자를 읽고 쓸 줄 아는 능력이 기준이었다면 현대 사회에서는 너무나 방대한 정보가, 다양한 형태로 쏟아지면서 Media Literacy, Digital Literacy, Privacy Literacy 등 새로운 유형의 문해력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즉, 정보 자체보다는 정보 가치를 효과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이 우선시되고 있는 것입니다. ALA세션들은 단순히 문해력의 중요성을 환기시킬 뿐만 아니라 이용자의 문해력을 어떻게 향상시키고, 그 격차를 어떻게 좁혀 나갈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 실천적인 방법론과 문제를 제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습니다. 실제로 한 학교의 연구진들은 학생들의 Privacy Literacy를 평가하고 향상시키기 위한 3년 플랜의 프로젝트를 발표하였는데, 내년 그리고 내후년 컨퍼런스에서도 각각 1년간의 성과를 보고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 발표를 듣고 난 후 정보와 관련된 이슈가 있을 때 미디어에서 다루는 방식과 같이 일회성의 차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의 시선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접근해야겠다는 반성도 하게 됐습니다. 이처럼 컨퍼런스를 들을 때마다 수많은 이론과 사례들을 접하지만 결국에는 변화하는 시대에서 내가 맡을 직업의 정체성은 무엇이고,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으로 돌아오게 되는 것 같습니다.




ALA Annual Conference in Washington D.C.

2. Library of Congress 및 Ivy League (컬럼비아대, 프린스턴대, 예일대, 하버드대) 도서관 투어

2.1 Library of Congress - Asian Division
워싱턴에 도착한 바로 다음 날, 첫 번째 견학 코스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서관, 세계에서 가장 큰 도서관이라는 명성을 자랑하는 미국 의회도서관을 방문했습니다. 의회도서관에서 Korean Specialist Librarian으로 근무하시는 민성의(Sonya Lee) 선생님과 사전에 약속을 잡아 아시아 자료실을 살펴보고, 선생님께서 준비하신 ppt 와 함께 미국 의회도서관의 역사 및 한국학 컬렉션에 대한 소개를 들었습니다.
미 의회도서관의 한국학 컬렉션은 도서관의 규모에 걸맞게 방대한 자료를 소장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단연 광범위한 북한 자료 컬렉션이 주목할 점입니다. 미 의회도서관은 현재 만 권이 넘는 북한 자료를 소장하고 있으며, 특히 1940년대에서 1960년대까지 출판된, 정보 가치가 높은 자료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연구자들과 의원들이 북한을 연구하고자 방문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제대로 분류되지 않은 자료들이 많아 접근이 어려운 상태라고 합니다.
선생님께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북한 잡지에 실린 기사와 칼럼의 디지털 색인 작업을 진행하였고, 이는 현재 도서관 웹사이트에 업로드되어 연구자들에게 중요한 지침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점차 자료의 상태가 악화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출판된 지 50년이 지나 저작권 이용 문제가 해결된 잡지를 시작으로, 올 10월부터 북한 잡지 디지털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는 말씀도 전해주셨습니다. 미 의회도서관처럼 희귀한 자료를 많이 소장하는 기관일수록 이용과 보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가치가 크지만 아직 연구되지 않은 자료들을 발굴하여 세상에 내보이는 한편, 노후화를 겪고 있는 자료들은 보수와 디지털화 등 적절한 과정을 거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도 핵심적인 업무 중 하나임을 배웠습니다.


미 의회도서관 메인 열람실

2.2 Columbia University - Butler Library, C.V. Starr East Asian Library
두 번째 견학 코스로는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컬럼비아대 동아시아도서관을 방문하였습니다. 컬럼비아대 동아시아도서관에서 한국학 전문사서로 근무하시는 신희숙 선생님과 사전에 약속을 잡아 방문하였으며, 캠퍼스 내 규모가 가장 큰 버틀러 도서관과 함께 한국학 컬렉션이 위치한 CV 스타 이스트 아시안 도서관을 둘러보았습니다. 이날 컬럼비아대학교에서 KF 인턴으로 근무하시는 이예원 선생님도 시간을 내어 자리를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컬럼비아대 한국학 자료는 1931년 유학생들로부터 1,000권의 자료를 기증 받으면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1953년 한국전쟁 이후 본격적인 수집이 이루어진 이래로, 1960년대 후반 구입한 화산문 고본, 테오도르 리차드 코넌트(Theodore Richard Conant)가 기증한 한국전쟁 관련 개인 소장 자료 등 귀중본을 포함하여 일반도서, 정기간행물, 비디오 및 DVD, 북한 자료까지 약 100,000점이 넘는 다양한 형태의 자료들을 모아왔다고 합니다.
선생님께서 도서관의 많은 곳을 소개해주셨는데, 그중 버틀러 도서관 6층에 위치한 Rare Book & Manu Library가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폐가제로 운영하고 있는 RBML에서 자료를 열람하려면 미리 컨택을 한 후, 직원이 보는 앞에서만 자료를 열람할 수 있다고 합니다. 특이한 것은 교직원과 학생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이 자료들을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용자가 실물 자료를 열람하기 전 도서관의 온라인 카탈로그(CLIO, Archival Collections Portal, Oral History Portal)를 통해 열람 범위를 좁히는 등 도움을 얻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인상 깊었습니다.




컬럼비아대 캠퍼스 풍경과 열람실

2.3 Princeton University - East Asian Library, ReCAP, Firestone Library
프린스턴대학교는 방문한 학교 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는 학교입니다. 바로 ALA 컨퍼런스 리셉션에서 우연히 만난 프린스턴대학교 배승일 선생님께서 ReCAP 방문을 먼저 제안하고, 직접 견학을 시켜주셨기 때문인데요. 오전에는 사전에 연락드렸던 프린스턴대 동아시아도서관의 한국학 전문사서 이형배 선생님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오후에는 배승일 선생님과 함께 캠퍼스 내 규모가 가장 큰 도서관인 파이어스톤 도서관과 ReCAP을 방문하는 등 알찬 시간을 보냈습니다.
먼저 프린스턴대는 학부생과 대학원생을 모두 합쳐 8,000명밖에 안 될 정도로 다른 학교에 비해 학생 수가 적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러나 도서관을 포함한 대학 자원의 규모는 다른 학교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학생 개개인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많다고 합니다. 특이한 점은 프린스턴대 학생들이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작문 수업에서 자신의 연구 주제와 관련된 컬렉션을 담당하고 있는 사서에게 상담을 받는 과정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었는데요. 이처럼 학부생을 대상으로 도서관을 이용하고, 연구와 관련된 자료를 찾고, 주제 전문사서와 의논을 하는 과정을 가르친다는 사실을 통해 학생들이 도서관을 활발하게 이용함으로써 유의미한 지식을 발견하기를 지원하는 프린스턴대의 교육 철학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한편, 프리스트 캠퍼스 센터(Frist Campus Center)에 위치한 동아시아도서관은 게스트 동양 도서관(Gest Oriental Library)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이때 게스트(Gest)는 중국 서적 10만 권을 수집한 기온 무어 게스트라는 사람의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다른 학교와는 달리 동아시아 관련 학과가 생긴 뒤 컬렉션을 개발한 것이 아니라, 반대로 게스트 컬렉션이 먼저 개발된 후 이를 연구하기 위한 동양학과가 설립되었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한국학 장서의 경우 중국학, 일본학 장서에 비하면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이형배 선생님이 이곳에 한국학 전문사서로 부임한 연도가 2008년인 것을 감안하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프린스턴대 도서관과 한국학 컬렉션의 자세한 정보뿐만 아니라 오래된 흔적들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도서관의 인테리어에 대한 설명도 덧붙여주셔서 더욱 흥미로웠습니다.
오후에는 배승일 선생님과 함께 ReCAP과 파이어스톤 도서관의 Preservation Lab을 둘러보았습니다. 먼저 ReCAP(Research Collections and Preservation Consortium)은 프린스턴대, 컬럼비아대, 하버드대와 뉴욕 공립 도서관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Off-site 서고로서, 2000년에 각 기관의 도서관과 아카이브 컬렉션을 보관함으로써 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세워졌습니다. 외부 서고로 기능하는 만큼 부지가 저렴한 뉴저지에 설립되었는데, 현재 ReCAP에 저장된 자료의 수만 해도 무려 1500만 권이 넘습니다. 그러나 ReCAP은 자료 저장만이 아니라 자료 소장기관에 상관없이 이용자의 요청에 따라 상호대차, 프린트나 스캔 등 디지털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배승일 선생님의 소개로 만난 ReCAP 담당자분께서는 각 학교로부터 도착한 자료를 사이즈에 따라 분류하고, 시스템에 입력한 뒤 저장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해주셨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처음 각 학교의 서로 다른 시스템을 통합할 때 겪었던 어려움이나 예산 분배 등 현장에서만 들을 수 있는 생생한 이야기도 접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프린스턴대로 돌아와 배승일 선생님과 함께 파이어스톤 도서관을 곳곳을 둘러보았습니다. 견학의 마지막 코스로는 선생님께서 연결해주신 Preservation Lab 담당자를 만나 견학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동안 사서의 주 업무로서 자료를 분류하고, 등록하고, 서비스하는 과정에만 주로 관심이 있었다면 이번 Preservation Lab 방문 이후로는 기본적으로 자료의 물리적인 이용을 가능하게 하는 부서와의 협업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특히 도서관에서 소장한 매뉴스크립트 등 유일본이나 희귀본의 경우 그 가치가 매우 높은데, 이런 자료일수록 정기적으로 상태를 체크하고, 알맞은 조건에서 보관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것입니다. 또한 화재 등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비교적 가치가 높은 자료들의 위치를 확인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플랜을 미리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프린스턴대 동아시아도서관에 남아 있는 오래된 서가


프린스턴대 캠퍼스 풍경




ReCAP(Research Collections and Preservation Consortium)

2.4 Yale University - East Asia Library, Beinecke Rare Book & Manu Library
예일대학교 동아시아도서관은 스털링 기념 도서관(SML, Sterling Memorial Library)에 위치해 있습니다. 올 1월 예일대학교 도서관의 한국학 전문 사서로 부임하신 양주드 선생님과 함께 동아시아도서관, 그리고 바이네케 도서관을 둘러보았습니다.
스털링 기념 도서관은 예일대 캠퍼스 내 도서관 중 가장 큰 규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1930년에 지어진 스털링 도서관은 고딕 양식의 대성당과 같은 구조로 건축되어 입구에서부터 아주 웅장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습니다. 또한 스털링 도서관 내부에 새겨진 작은 조각들이나 창문 장식, 그림 등은 모두 예일대학교의 역사와 관련되어 있거나 도서관의 기능에 걸맞은 의미가 담겨 있어서 재미있게 감상했던 기억이 납니다.
한편, 동아시아컬렉션은 도서관 2층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동아시아도서관 사무실과 열람실을 보여주시며 예일대학교 도서관의 한국학 컬렉션에 대한 소개를 간단하게 해주셨습니다. 다른 학교에 비하면 아직 컬렉션을 키워가는 단계지만, 학생들 사이에서 한국학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인 만큼 성장 속도만은 남다를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무엇보다도 올해 새로 부임하신 선생님께서 앞으로 한국학 컬렉션을 어떤 주제를 특화로, 어떻게 개발해 나가실지 가장 궁금한 곳이기도 합니다.
동아시아도서관을 둘러본 이후에는 스털링 도서관의 다른 공간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스털링 도서관에는 교수진,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구 공간과 디지털 자원, 기기 및 커뮤니티까지 지원하는 DHLab(Digital Humanities Laboratory)이 있습니다. 지난번 CEAL 학회 때 화두가 된 디지털 인문학이 실제로 운용되고 있는 공간을, 그것도 도서관 안에서 직접 볼 수 있어서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현재 예일대학교 DHLab에서는 New Haven Building Archive, Digital Humanities and Russian & East European Studies 등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여러 가지 진행하고 있는데, 기회가 된다면 학회나 논문 등으로 접해서 더욱 자세한 정보를 얻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으로 바이네케 도서관은 고문서 등 희귀본을 모아놓은 곳으로 유명합니다. 구텐베르크 성경, 이집트의 파피루스, 티베트 필사본까지 67만 5천여 권이 넘는 희귀본을 소장하고 있고, 한국 고서도 44종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건물의 사면 모두 창문이 없고, 건물을 둘러싼 얇은 대리석을 통해 희미한 빛만 들어오도록 설계한 이유도 바로 이 중요한 자료들을 오래 보관하기 위함입니다. 바이네케 도서관이 유명한 이유는 물론 소장 자료의 가치 때문도 있겠지만, 건물의 기능과 미학적인 측면이 잘 어우러지는 도서관으로서도 의미가 큰 것 같습니다. 이곳에 소장된 자료들은 희귀본이지만 다른 도서관들과 마찬가지로 요청을 통해 열람이 가능하고, 실제로 수업 시간에도 사용되는 등 생생한 증거로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예일대 스털링 도서관 내부의 조각 장식


예일대 바이네케 도서관(Beinecke Rare Book & Manu Library)

2.5 Harvard University - Harvard-Yenching Library, Widener Library
7월 5일 견학 마지막 코스로 하버드대학교 옌칭 도서관과, 하버드대에서 규모가 가장 큰 와이드너 도서관을 방문하였습니다. 하버드대학교 옌칭 도서관의 한국학 전문사서 강미경 선생님이 투어를 진행해주셨고, 현재 하버드대에서 KF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명화 인턴, 민선유 인턴 선생님들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먼저 하버드대 옌칭 도서관은 동아시아 관련 학문을 연구하는 옌칭 연구소의 부속 기관입니다. 1928년 문을 연 이래로 초반에는 주로 중국, 일본 고서들을 수입해왔지만 1950년 이후는 한국관을 따로 창설하면서 본격적으로 한국학 컬렉션을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현재 옌칭 도서관 고서실에 있는 한국 고서 약 1만 2천 권을 소장하고 있으며, 서구에서 가장 큰 규모로 해외에서 방문하는 학자들이 많다고 합니다. 선생님께서는 바로 이 고서들이 보관되어 있는 Rare Book Room를 소개해주시며 자료의 가치와 보관의 중요성에 대한 설명을 덧붙여 주셨습니다. 이어서 한국학 관련 단행본이 12만 권 넘게 소장되어 있는 서가, 정기간행물실 등 여러 공간들을 둘러보면서 도서관은 해당 학문이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직접적이고 신뢰 가능한 지표임을 깨달았습니다.
다음으로 와이드너 도서관은 그 규모만큼이나 도서관이 세워진 역사도 특별했습니다. 와이드너라는 도서관의 명칭은 하버드대학교를 다녔던 해리 와이드너라는 실제 인물에서 따왔다고 하는데요. 이 학생이 사고로 타이타닉호에 탔다가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 후, 와이드너의 어머니는 평소 책을 수집하기를 좋아했던 아들의 이름으로 책과 도서관을 세우는 데 드는 비용을 기증했습니다. 도서관 입구에서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바로 닿을 수 있는 와이드너 홀에는 평소 와이드너의 서재를 재현한 인테리어 장식과, 구텐베르크 성서 등 희귀 도서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이 밖에도 와이드너 도서관에는 인류학, 문명사, 역사와 문학 등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는 도서들이 300만 권 넘게 소장되어 있습니다. 또한 그 도서들은 약 400여 종의 언어를 아우르고 있으니 단연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의 도서관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버드대 옌칭 도서관 정문


와이드너 도서관의 와이드너 홀

견학이 유익한 이유 중 하나는 이와 같이 책으로는 접하기 어려운 생생한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의회도서관, 그리고 아이비리그 대학도서관이라면 마치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 같지만 사실 예산과 공간, 그리고 인력 문제는 어디에나 산재하고 있었습니다. 특히나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중국학, 일본학에 비해 한국학 컬렉션을 관리한다는 것은 늘 그 가치를 끊임없이 증명하고, 더 많은 제약들과 씨름해야 하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저희가 방문한 기관의 선생님들과 같은 분들이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항상 자리를 지켜왔기 때문에 북미의 한국학 연구가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고, 이제는 엄연히 해외에서 한국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공식적인 통로로 자리 잡았다는 사실에 뿌듯함과 함께 존경스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기대가 컸던 견학이었는데, 그 기대보다도 훨씬 많은 것들을 품고 시카고에 돌아왔습니다.

3. 동부 여행 (Washington DC, New York, Boston)
학회 세션을 들을 때 짬짬이, 그리고 견학 일정 사이사이에 워싱턴 D.C, 뉴욕, 보스턴의 관광지들을 돌아다니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개인적으로 도서관뿐만 아니라 기록관, 미술관, 박물관에 관심이 많아 문화 기관을 위주로 탐방을 하였는데, 다른 선생님들과도 관심사가 비슷해서 관광지를 이동할 때나, 숙소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이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분야는 다르지만 이러한 기관들 모두 인류를 위한 ‘집단적 기억의 수호자(custodians of the collective memory)’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으로서 정체성을 갖는데, 이전에는 그저 방문객의 입장에서 수동적으로 감상하는 것에 머물렀다면 인턴십 이후에는 이 기관들이 어떠한 문제 제기와 시도, 정책을 거쳐 시민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가에 대한 관심이 생겼습니다. 여러 기관들을 묶어서 같이 방문해보니 서로 다른 기관들의 서비스를 비교하기도 편리하였습니다.


워싱턴 기념탑


애플 카네기 도서관


JP 모건 라이브러리 앤 뮤지엄


탑 오브 더 락에서 바라본 뉴욕 전경


브루클린 브릿지


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


9.11 메모리얼 파크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15박 16일의 일정 동안 방문한 명소와 기관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워싱턴 DC>
- Library of Congress (Thomas Jefferson Building, Asian Reading Room)
- Smithsonian National Museum of Natural History
- 주미대한제국공사관
- NARA (National Archives and Records Administration)
- National Gallery of Art
- Apple Carnegie Library
- George town
- Lincoln Memorial, The Washington Monument
- World War II Memorial, Korean War Memorial
- The White house
- United States Capitol
- Smithsonian National Air and Space Museum

<뉴욕>
- NYPL (New York Public Library)
- Times Square
- Columbia University (C. V. Starr East Asian Library, Butler Library)
- Top of the Rock NYC
- Statue of Liberty
- 9/11 Memorial & Museum
- Brooklyn Bridge
-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 The High Line, Chelsea market
- Hudson Yards New York
- The Morgan Library & Museum
- Central Park
- Solomon R. Guggenheim Museum

<뉴저지>
- Princeton Library (East Asian Library, Firestone Library)
- ReCAP (Research Collections and Preservation Consortium)

<뉴헤이븐>
- Yale University (Sterling Memorial Library, Beinecke Library)

<보스턴>
- Harvard University (Harvard-Yenching Library, Widener Library)
- Harvard Semitic Museum
- Peabody Museum of Archaeology and Ethnology
- Quincy Market
- John F. Kennedy Presidential Library and Museum
- Boston Freedom Trail Tour
- Boston 4th of July fireworks

4. North Korean Stamp
지난달에 이어 <70-Year History of the DPRK>, , , 4권의 상세정보 기술을 완료하였습니다. 또한 VRC와의 세 번째 미팅 이후 첫 번째 우표첩이었던 데이터를 LUNA에 시험 업로드 한 후, 오류와 개선사항 여부를 점검하고 있습니다. 8월 초까지 남은 북한 우표첩 5권을 포함하여 총 20권의 기술을 모두 완료하고, 8월 말까지 LUNA에 우표 이미지와 상세정보를 모두 업데이트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이어서 9월 중순에는 저희 동아시아도서관 사무실이 위치해 있는 레겐스타인(Regenstein) 중앙도서관 5층에 전시 코너를 마련할 계획입니다.

5. Korean-W Cataloging
이번 달은 동부 견학으로 자리를 오래 비운 이유도 있었고, 북한 우표 마감과 우표 전시 일정으로 인해 우선순위가 늦춰진 관계로 카탈로깅을 많이 진행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날마다 일정량의 카탈로깅을 꾸준히 작업하면서 감을 잃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6. Research Support
동부 견학에 다녀온 이후 7월 초, 리서치 서포트를 하는 교수님과 첫 스카이프 미팅을 가졌습니다. 이전까지는 사서 선생님의 가이드라인 아래 교수님이 연구하시는 주제와 관련된 키워드를 위주로 검색하며 한국어가 모국어가 아닌 부분에 대해서 도움을 드리고자 기본적인 자료들만을 모아 정리했는데, 교수님이 자료를 확인하고 연구하는 과정에서 교수님과 소통하는 질문이 구체화되면서 작업도 심화되고 있습니다. 북한 우표 디지털화와 카탈로깅이 트레이닝과 연습으로 숙달될 수 있는 작업이라면, 리서치 서포트는 연구자와 같이 호흡을 맞춰 진행해야 하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지금까지 수행했던 작업 중 난이도가 가장 높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리서치 서포트 작업은 사서의 전문성은 어느 지점에서 계발되고 특화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인턴으로서 쉽게 경험할 수 있는 일도 아닐뿐더러, 정량적인 수치보다는 연구자와 생산적인 대화를 지속해나가는 것이 핵심인 업무이기에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을 답해나가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