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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호랑이’ 한국의 저력을 느끼고 갑니다

1953년에 설립되어 현재 총 3,000여 명이 재직하고 있는 슬로바키아의 최고 학술기관인 슬로바키아학술원. 이곳의 수장인 스테판 루비 학술원장이 6박 7일의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5년 전의 첫 방문 때보다 한국을 더 가깝게 느끼고 간다는 그를 만나 양국 간의 학술 및 과학기술 교류의 미래를 들어보았다.

1. 슬로바키아학술원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원래는 Academy of Arts였는데 1953년에 Academy of Sciences로 바뀌었습니다. 현재 60여 개의 연구소로 구성되어 있죠. 수학, 물리, 의학, 기술과학 등 거의 모든 과학 분야를 다루고 있고, 약 620여 명의 박사 과정 학생들이 수학하고 있습니다. 1990년도에 정치적인 상황으로 인해 규모가 좀 줄어들기는 했지만 더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게 되었고, 다른 국가들과의 관계도 더 좋아졌습니다. 현재 영국, 미국, 독일, 이탈리아 등의 학술 기관들과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2. 여러 과학기술들 중에 현재 슬로바키아에서 중점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분야가 있습니까?
여러 분야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기후 변화, 국민 건강, 생명공학, 정보통신 기술 교육, 신소재 기술 등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슬로바키아가 육성하고 있는 분야는 바로 항공 관련 연구입니다. 슬로바키아는 아직 항공 분야로 진출하지는 못했지만 곧 유럽의 항공 멤버로 가입할 예정입니다.
현재 슬로바키아에는 건설 붐이 일고 있는데, 토지의 상태도 체크하고 혹시나 유물이 콘크리트에 묻히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고고학 연구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에서 역사나 언어에 관련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3. 현재 양국 간의 학술 및 과학기술 교류 현황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그동안 상당히 긍정적인 교류가 진행되어왔습니다. 작년에는 슬로바키아에서 양국 관련자들이 모여 아주 효율적이면서도 강력한 워크숍을 열었죠. 공통 관심사를 논의할 수 있게 되어 매우 좋았습니다. 두 번째 워크숍은 한국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현재는 두 곳과 교류가 논의되고 있는데요, 바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서강대입니다. 아직 어떤 공동 목표를 가지고 프로젝트나 연구를 진행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우선은 인적 교류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여러 방문지들 중 KIST가 정말 기억에 많이 남는데요, 특히 그곳에서 본 인체 내부를 촬영할 수 있는 작은 캡슐이 아주 흥미로웠습니다. KIST를 방문한 후 앞으로 이곳과 할 일이 아주 많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서강대의 경우도 이번 방문을 통해 교류의 방향을 좀 더 구체화할 예정입니다.

4. 한국 기업과 슬로바키아의 연구소 및 대학 간의 산학 협동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셨습니다.
현재 슬로바키아에는 기아자동차와 삼성이 진출해 있습니다. 이들과 같이 리서치 프로그램을 운영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 기업들만의 효율적이면서도 혁신적인 생산성을 가능하게 해주는 노하우를 배워보고 싶다고 해야 할까요? 현재 전 세계적으로 경제 위기를 맞이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산학 협동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전에도 이런 시도가 있었는데, 이번에 돌아가면 조금 더 구체적으로 논의를 해볼 예정입니다.

5. 이전에 언급하신 곳들 외에 인상깊었던 방문지나 만남은 있으셨는지요?
개인적으로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아주 인상 깊었습니다. 한국의 역사를 그렇게 자료화하여 보관하고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죠. 100개가 넘는 연구소들이 밀집해 있던 대전이라는 도시도 여러모로 인상깊었는데요, 그 곳에 있는 과학박물관도 기억에 남습니다. 마침 방문했을 때 한 4~5세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들이 단체로 관람하고 있었는데, 어려서부터 아이들에게 과학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도록 이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점이 아주 좋아 보였습니다.

6. 이번 방문이 학술원장님께 어떤 의미였는지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왜 한국이 ‘아시아의 호랑이’로 불리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탄탄한 기술력 외에 무언가가 있는, 사람들의 창조력이 빛나는 나라라는 것을 알 수 있었죠. 한국이 아시아의 호랑이로 불리는 것처럼 슬로바키아도 유럽에서 비슷하게 인식되고 있는데, 전 한국을 슬로바키아의 발전 모델로 삼고 싶습니다. 슬로바키아는 2009년 1월부로 유로 존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유로를 사용하게 되었다는 얘기인데, 이로 인해 우리 경제가 점차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서울산업대학교 내에 있는 서울테크노파크를 방문했었는데, 시설뿐만 아니라 여러 연구 환경이 아주 인상깊었습니다. 슬로바키아에도 이런 테크노파크를 지을 예정인데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할지에 대한 아주 좋은 청사진을 그리고 가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좋은 기회를 주신 한국국제교류재단 관계자들 그리고 주슬로바키아 대사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