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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워크숍, 미래를 향한 가치있는 투자

전라남도 진도국악원. “얼쑤!” “지화자” “잘한다”. 판소리가 한창 진행 중인 공연장 무대 관객석 여기저기서 추임새가 터져 나온다. 그 중에는 어딘지 모르게 석연치 않은 발음의 추임새가 간간히 섞여있다. 그 주인공은 우리 재단과 국립국악원이 지난 6월 13일부터 7월 2일까지 공동으로 서울 및 지방에서 개최한 국악워크숍에 한국음악을 배우기 위해 참가한 해외 7개국에서 온 19명의 해외 음악학자들이다.

국악워크숍은 해외 대학 및 연구기관에서 종족음악(Ethnomusicology) 또는 음악을 가르치거나 전공하고 있는 교수 및 박사과정생들을 초청, 한국음악을 집중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재단은 과거 국립국악원이 94~98년 동안 개최한 바 있는 ‘해외 음악학자 및 연주자 대상 한국 전통악기 강습’을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개편하여 2001년부터 국립국악원과 함께 격년으로 운영, 올해로써 3회째를 맞게 되었다.

참가 지원경쟁률 치열
3주간 진행된 이번 워크숍 기간동안 참가자들은 승무 인간문화재 이애주, 불교음악연구소 소장 법현,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과 교수 김영운 등 국내 저명 음악계 인사들로부터 한국음악 전반에 대해 총 7회에 걸친 이론 강의를 들었고 서도소리 인간문화재 김광숙, 국립국악원 무용단 지도위원 이종호 등으로부터 가사와 시조, 장구, 단소, 해금, 가야금, 무용, 민요 등 전통음악·무용 전반에 걸친 실기강습시간을 가졌다. 또한 저녁에는 국립국악원 상설공연을 관람하면서 다양한 국악공연을 맛보았으며, 2박 3일 동안 진도 지방답사 기간 동안 진도 씻김굿을 관람하고 세습무당 채정례와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갖는 등 오늘날까지 살아 숨쉬고 있는 한국의 전통음악을 체험하는 기회를 가졌다.
해를 거듭할수록 국악워크숍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어감에 따라 올해는 지원경쟁률도 예년보다 월등히 높았는데, 엄선된 참가자였던만큼 이번 참가자들은 한국음악을 배우고자 하는 열의와 성실도도 남달랐다. 거의 모든 참가자가 촉박하게 짜여진 일정을 100% 소화해냈을 뿐만 아니라, 악기와 국악 CD, DVD, 책을 구입하여 수시로 우체국에서 짐 부치기에 분주한 모습을 보여주어 바라보고 있는 행사진행자들에게 뿌듯함을 안겨주었다. 이들 모두는 자신들같은 해외 음악학자들이 한국음악에 대해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본 행사에 대해 고마워하는 한편 자신들 나라에는 이러한 기획이 없다며 한국정부의 미래를 향한 투자를 부러워하였다.

워크숍 통해 참가자들 간 네트워크 형성
음악은 문화를 표현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의 하나이며 한 나라의 전통음악은 그 나라의 주체적 문화 지표의 이해에 매우 중요한 기능을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해외 대학에서의 한국학 강의는 언어, 경제, 역사에 집중되었고 한국음악을 전공하거나 강의하고 있는 학자도 소수에 불과하며 대학에 개설되어 있는 한국음악강좌 역시 빈약한 상태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출발한 본 프로그램은 과거 참가했던 참가자들이 세계종족음악학회(SEM; Society for Ethnomusicology)에 한국음악분과(AKMR; Association for Korean Music Research)를 창설하여 매년 많은 논문을 발표하고 자신들의 강좌에 한국음악을 개설하는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
워크숍이 지니는 효과는 학습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번 워크숍을 통해 참가자들이 얻게 된 한국음악계 원로들, 또한 참가자들 사이에 형성된 네트워크에도 있다. 그들이 한국음악 강좌를 개설하거나 연구를 할 때 지금 형성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자문을 얻는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호주 Monash 대학교 일본음악학 전공 Alison Tokita 교수는 워크숍 참여를 통해 얻은 비전을 밝혔는데 이번에 알게 된 한국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같이 참가했던 중국학자와 함께 한국, 중국, 일본 음악 상설 박물관을 자신의 대학교에 개설한다는 포부가 그것이다.
이렇듯 국악워크숍은 중국음악의 아류로 왜곡되기도 하는 한국전통음악을 해외에서 아시아의 독창적이고 수준 높은 음악으로 자리매김하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