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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화된 학습환경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외르크 플라센(Jörg Plassen) 전 보쿰대학 동아시아학부 한국학과 교수가 함부르크 대학 아시아-아프리카 연구소(Asien-Afrika-Institut)의 한국학과장으로 최근 부임했다. 외르크 신임 학과장은 독일 한국학발전을 위해 한국어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문화학과 지성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에게 신임학과장으로서의 목표와 한국학 진흥을 위한 계획을 들어봤다.

Q 먼저 함부르크 대학 신임 학과장으로 부임하신 것을 축하합니다. 함부르크 대학으로 자리를 옮기신 데 대한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A 우선, 아시아-아프리카 연구소(Asien-Afrika-Institut: 이하 A AI)는 이런 종류로는 독일 내 최대 기관일 뿐 아니라 아시아학 (아프리카학) 분야의 주요 유럽 기관 중 하나입니다. 이렇게 의욕을 북돋아주는 환경에서 일하는 특권을 누리게 되어 영광스럽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이런 특권에 함축된 기대 때문에 약간의 부담도 느낍니다. 이곳에 부임한 이후 짧은 기간이었지만, 가장 깊은 인상을 받은 것은 학과 동료 사이에 서로 협력하고자 하는 정신이었습니다. 교수진이건, 사서건 또는 IT 전문가건 모두 공통의 목적을 위해 일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Q 함부르크 대학의 한국학 현황을 소개해주십시오. 가능하다면 보쿰대학과 함부르크 대학을 비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A AI가 4년제 학사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 먼저 떠오르네요. 특히 교과 과정에는 한국 대학에서 반년간 어학연수를 하
는 것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함부르크 대학의 한국학이 다른 곳과 차별화되는 또 다른 점은 ‘동아시아 국제학사(International Bachelor East Asia)’라고 하는 광의의 학제 간 교과 과정 속에서 세 가지 전공 분야 중 하나로 포함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학생들은 처음부터 학제 간 연구에 익숙해지고, 한국에 관한 것을 동아시아 맥락 속에서 해석하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석사 과정도 한 학기는 한국의 대학이나 유럽의 자매 대학에서 보내도록 되어 있다는 점에서 다른 곳의 과정과 다릅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점은 AAI가 제공하는 독특한 환경입니다. 석사 과정중 학생들은 아시아 전반에 걸친 주제에 관해 집적된 연구 전문 지식과 관련 방법론에서 큰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학생들은 다른 아시아학 강좌를 들으면서 시각과 방법론적 지식을 넓힐 수 있습니다.

Q 함부르크 대학의 한국학 발전을 위해 준비된 계획이 있으신지요?
A 발전하는 학과를 만드는 것은 기본적으로 꾸준한 노력과 학생 및 연구에 대한 끊임없는 지원 의지에 달려 있을 것입니다. 함부르크대학 한국학과 학사 과정에서 가장 우선시되는 것은 현대 한국어입니다.
학생들은 철저한 어학 교육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아울러 의무적으로 한국에서 연수를 해야 합니다. 그 외에도 다른 동아시아 언어의 기초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입니다. 나머지 교과 과정은 문화학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동아시아 역사와 한국사 개관, 지성사 개관, 문화 및 미디어에 관한 통시적 강좌 등이 운영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우리 대학의 학사 교과 과정의 특징 중 하나는 동아시아의 맥락을 특별히 고려한다는 것입니다. A AI의 연구 강점과 미디어 중심도시 함부르크의 특징적인 분위기를 모두 고려해보건대 미디어와 미디어 체계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강조도 또 다른 특징이 될 것입니다.
연구에 좀 더 치중하는 석사 과정에서는 우리의 연구 중점 분야인 지성사, 특히 불교와 유교가 더욱 강조될 것입니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현대문화 및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박사 과정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방침을 적용할 것입니다. 중기적으로는 사회과학 분야와의 협력을 통해 강좌 종류를 확대하는데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훨씬 더 중요한 것은 ‘국제화’입니다. 따라서 국제화된 학습 환경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할 예정이며, 이것이 또한 한국 학생들로 하여금 서구의 방법론을 연구하기 위해 유럽에 오게끔 유도할 수 있길 바라고 있습니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연구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일정 수준의 탁월함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서구는 물론 한국의 동료들과 계속해서 연구 분야에서 활발하게 협력할 예정입니다.



Q 독일 한국학의 현재 상황 및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A 독일 내 인문학 분야 역시 다소 어려움을 겪은 시기였지만 그럼에도 한국학은 지난 10년에 걸쳐 느리지만 꾸준히 발전했습니다. 보쿰 대학의 한국학과는 전도유망한 새로운 세대를 길러내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고, 함부르크 대학에서는 교수직이 확보되었으며, 베를린 대학도 오랫동안 공석으로 있던 자리를 곧 채울 예정입니다. 이로써 훔볼트대학의 한국학 폐지로 인한 공백을 마침내 메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한국학과 같은 ‘작은 학문 분야’는 앞으로 심한 압박을 받게 될 것 같다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독일의 대학들이 심각한 재정적 압박에 시달림에 따라 점점 더 기업 조직처럼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한국학과의 자리도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다행히 연방 정치인들이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곧 실행될 작은 학과에 대한 연방 조치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지켜봐야만 할 것입니다. 다소 불리한 현 상황 아래에서는 단기 프로젝트가 실행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무엇보다 독일 내 한국학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한국 측으로부터 상당한 지원이 있어야만 합니다.

Q 독일에서의 한국학 진흥을 위해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요?
A 간단히 말해, 한국을 더 잘 알려야 합니다. 특정 학과에 등록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에 관한 결정은 대개 실제의 교과 과정보다는 친구들 사이의 소문과 특정 도시의 매력에 더 좌우됩니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한국학이 여전히 중국학과 일본학에 뒤지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이라는 나라가 차지하는 중요성과 관련이 있을 것입니다. 수출국으로서 한국의 위상이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는 점이 학과목의 특성보다 중요한 이유가 되는 것이죠. 이 부분이 우리가 대처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안인 것 같습니다. 물론 한국 대중문화 행사 등을 통해 대중의 인지도를 높일 계획입니다. 그러나 현지 영사관 등 한국측 기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Q 한국국제교류재단의 한국학 지원 사업에 대한 의견을 말씀해주십시오. 그리고 재단에 바라는 점과 당부 사항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A 먼저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지속적인 지원에 감사드립니다. 이 자리에서 앞으로 지원이 되어야 할 분야들을 길게 나열하기보다는, 과거에 했던 것처럼 계속해서 우리의 활동을 지원해 주시기를 부탁드리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할까 합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