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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의 미래 그리고 우리의 미래를 엿보고 갑니다”

일본 동북 지방 최대의 신문사로 올해 창간 112주년을 맞은 카호쿠신보. 선대 때부터 일본 동북 지방의 중심 도시인 센다이 일대의 신문, 라디오, TV 방송 등 언론 분야에 광범위한 영향력을 끼쳐온 유력 언론인이자 카호쿠신보를 이끌고 있는 이치리키 마사히코 사장이 4박 5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마사히코 사장은 언론인답게 꼼꼼한 자료 준비로 인터뷰에 응했다.

1. 이웃 나라에서 방문하셔서 한국이 그리 낯설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30년 전에 가족과 함께 여행한 이후 방문한 적이 없어서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활기찬 거리 모습하며 현대화된 대도시를 보니 너무 새롭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한국의 모습을 볼 수 있게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일본에는 한국 총영사관이 아홉 군데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센다이에 있습니다. 이것은 센다이라는 도시가 한국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한국에 오게 된 계기도 전 영사관께서 한국 방문을 적극 추천하셨고, 국가 간의 교류도 중요하지만 지역 간의 교류도 그만큼 중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KTX를 타고 대구에도 다녀왔는데요, 대구라는 도시를 직접 볼 수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2. 2005년에 대구매일신문사와 기자 교류 및 공동 취재를 추진하셨는데, 계기가 있으셨는지요?
2001년에 대전일보, 부산일보, 대구매일신문 등 한국의 지방 유력지들과 일본 지방신문협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한일 지방신문 포럼이 열렸습니다. 이를 계기로 대구매일신문사 사장님께서 카호쿠신보를 방문하신 적이 있었죠. 당시에 교류얘기가 있긴 했는데 중간에 무산됐다가 2005년에 좀 더 구체화되었습니다. 그때 사장님의 방문으로 인해 두 신문사의 인연이 시작됐고, 이번 방문을 통해 지방지가 겪는 문제점을 공감하고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3. 4박 5일이 그리 긴 일정은 아니었는데, 기대하신 만큼 보셨는지요?
아주 알차게 여러 곳을 방문하고 많은 이들을 만났습니다. 언론계에 종사하는 만큼 한국의 여러 미디어들을 직접 보고 싶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곳이 많은데요, 특히 동아일보 신문박물관을 보면서 한 언론사가 이렇게 단독으로 박물관을 운영한다는 점이 아주 존경스러웠습니다. 신문박물관이라고 해서 동아일보와 관련된 것들만 있을 줄 알았는데 세계 100여 개국의 신문들이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아이들이 견학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요, 이렇게 나라의 미래인 아이들이 신문을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것은 동아일보가 NIE(Newspaper in Education)에 기울이고 있는 노력이었습니다. 대구매일신문에서도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었죠, 일본에서는 주로 학교 선생님들이 NIE를 열심히 실천하는 데에 반해 한국은 가정에서도 열심히 노력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것은 우리가 많이 배울 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KBS 방문도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새로운 방송 형태인 DMB가 특히 눈에 띄었는데요. DMB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해내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모습 역시 인상적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독특한 것은 한국 신문들의 가로쓰기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기사 내용 중에 한문이 거의 없고 한글이 대부분이라는 점도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4. 지방지로서의 한계 그리고 극복 방안에 대해 논의하셨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얘기를 나누셨는지 궁금합니다.
지방지가 지역적 한계가 있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지역 주민들과 밀착되어 있고, 그 지역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는 장점도 있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 지방지들은 지역 문화와 경제 발전을 위해 같이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눴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일본 전체 소식은 TV로 보면 되니까 센다이 지역 소식은 카호쿠신보를 찾도록 여러 이슈들을 심도 깊게 전달해야겠죠. 아마 ‘글로벌(Global)’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셨을 텐데요, ‘Think Globally, Act Locally’가 우리 지방지들이 나아갈 길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를테면 환경 문제는 이제 전 세계적 이슈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지역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를 보여줘야겠죠. 글로벌적인 측면에서 이번 방문은 매우 의미가 깊었다고 봅니다. 밖에서는 우리를 어떻게 보는지 알 수 있었고, 어떤 교류를 통해 어떻게 발전해나가야 하는지를 알 수 있었으니까요.

5. 정말 알차고 의미 깊은 방문이셨던 것 같은데요, 앞으로의 일들이 많이 기대됩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번에 여러 언론 매체들을 방문하면서 신문사들 그리고 관련 기관들끼리도 여러 테마를 가지고 교류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그 코디네이터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대구매일신문에서 본 ‘새생명 장기기증 캠페인’ 역시 인상 깊었는데요, 신문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습니다. 미디어는 여러 역할이 가능합니다. 왜 우리가 교류를 해야 하고, 더 협력해나가야 하는지 확인할 수 있었던 아주 뜻 깊은 방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