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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작은 개구리 왕자의 힘찬 도약

<세상에서 제일 작은 개구리 왕자> 공연으로 지난해 미국 피츠버그 국제어린이축제와 일본 오키나와의 키지무나 페스타에 공식 초청되어 현지 관객들의 찬사를 받은 바 있는 극단 즐거운사람들이 지난 5월 27일, 새로운 관객을 만나기 위해 베트남 하노이로 떠났다.

5월 27일 늦은 오후, 인천을 출발한 공연 팀이 베트남 하노이 공항에 도착했다. 낡고 오래된 듯한 건물들과 허름한 시설물들, 뜨거운 기온 그리고 하노이에 있는 동안 한국어 통역을 전담해줄 학생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했다. 떠들썩하고 어수선하면서도 분주한 분위기는 이 도시가 역동적이라는 인상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어찌나 더운지 공연 걱정보다 일주일을 어떻게 지내나 싶은 걱정부터 들었다.



즐거운 사람들이 함께한 베트남의 따뜻한 사람들
버스를 타고 시내로 가는 동안 공연장이 당초 계획된 곳이 아니라는 이야길 듣고 순간 할 말을 잃을 정도로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2008년 (사)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한국본부(아시테지 한국본부)가 주최하는 차세대 예술가 창작 활성화와 아시아 인적 교류를 목적으로 하는 레지던스 사업에 참가했던 수중 인형극 연기자 띠엔의 도움으로 당초 공연장에서 공연을 하게 되었다. 공연장이 그다지 좋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실제로 접하니 아주 나쁘지도 않았다. 공연장 스태프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공연 준비와 리허설을 차질 없게 진행했다. 약 250석의 공연장은 3회 전 공연이 가득 찰 만큼 높은 호응을 얻었다
공연료가 무료였기 때문인지 관객은 어린이와 청소년, 가족이 함께하는 따뜻하고 편한 분위기였다. 이번 공연은 또한 심포지엄 참가로 초청된 미국(시애틀), 중국(베이징), 뉴질랜드(웰링턴), 필리핀(마닐라), 일본 (도쿄, 오키나와, 하마마츠, 규슈 외 12명), 타이완(타이페이)에서 온 참가자를 비롯해 축제 예술감독과 프로듀서들이 함께 관람해 아트마켓의 기능을 충분히 하기도 했다.
가족 단위로 함께했던 관객들의 환호는 공연이 끝나고 무대 위에 올라와 출연진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첫날 공연에서 한 어린이는 무대에서 내려오지 않으려고 하여 애써 달래야할 정도로 공연에 애착을 보이기도 했다. 기회가 된다면 하노이에서 호치민까지 베트남 투어를 진행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3일간의 공연은 깊은 인상과 아쉬움을 남겼다.



다양한 성과를 거둔 하노이 공연
이번 하노이 공연은 올해로 10회를 맞은 APPN(아시아 태평양 아동청소년 무대예술프로듀서 네트워크) 정기 심포지엄을 2010 하노이 천도 천년 기념일(10월 10일) 500일 전 축제 기간에 유치하게 됨으로써 각국의 공연 팀을 초청하면서 이루어졌다. 한국(연극), 일본(오페라타), 프랑스(현대무용) 팀이 공식 초청되었고, 중국(베이징) 팀은 하노이 청년 극장에서 단독 초청하여 축제 프로그램으로 편성되었다.
지난해 미국 피츠버그 국제어린이축제와 일본 오키나와 키지무나 페스타에 공식 초청되어 3일 내내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까지 있을 정도로 현지 관객으로부터 찬사를 받은 <세상에서 제일 작은 개구리 왕자> 공연은 이번 하노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고, 이는 내년, 내후년의 공연 마케팅에 매우 긍정적인 기회를 제공했다. 터키, 핀란드, 미국(시애틀), 뉴질랜드(웰링턴), 튀니지로부터 초청 의사를 통보받은 극단 즐거운사람들은 앞으로 세계 공연을 계속 이어나갈 전망이다.
이번 여름에는 작품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더욱 연습에 몰입할 예정이다.
국내 버전과 국외 버전으로 구분할 필요는 없겠지만 해외 관객들의 반응을 고려해 공연 운영이나 기술적 문제 등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즐거운사람들의 또 다른 프로젝트는 한국, 영국, 일본 3국이 공동 제작하는 연극 <요거트를 찾아라>다. 영국의 버밍엄 랩 극장과 레스터의 스파크 페스티벌에서 공연하고, 7월 한국의 서울, 연천, 가평 공연에 이어, 8월 일본의 도쿄, 사이타마, 오키나와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하노이 공연은 한국 어린이 연극의 위상을 높인 것 외에도 아시아 문화 교류에 좋은 성과를 거둔 기회가 되었다. 특히 APPN 정기 심포지엄 외에 아시테지 축제를 준비하는 한국, 일본, 중국, 베트남의 각국 회장과 필리핀사무국장의 미팅이 이뤄짐으로써 아시아 네트워크 구축에 상호 기여하고 매년 정기적으로 아시테지 아시아 네트워크를 정례화하자는 의견을 도출했다. 물론 공연 준비를 하면서 한국문화원과 대사관 등과 정보 공유의 기회를 가지지 못한 점은 매우 안타까운 부분이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의 하노이 소장으로 주베트남 대사관에 파견 근무 중인 이인혁 소장께 무엇보다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그의 세심한 배려와 자상함에 우리 일행은 모두 깊이 감동했다. 공연장을 이틀 동안 찾아와 관람하신 그 열정에 우리는 더욱 최선을 다해 공연할 수 있었다. 또한 공연 팀에게 융성한 만찬을 제공해주신 것에도 깊이 감사드린다.

아동 청소년 연극의 발전을 위한 사명
축제 개막식에서 우리는 베트남의 무용과 대중문화, 패션쇼, 어린이 공연등을 관람했다. 또한 바쁜 일정에 관광은 엄두를 못 낼 일이었지만 그 와중에도 수중 인형극을 관람하고, 1000년 전 수도였다는 궁터와 목각 인형 제작소, 도예 단지 등을 견학할 수 있었다. 매우 역동적이고 부지런한 하노이사람들의 모습, 탈곡을 하는 들녘의 농촌 풍경 등도 볼 수 있었는데, 그들이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음이 느껴졌다. 이런 경험은 앞으로 베트남과 교류하는 데 있어 매우 소중한 초석이 될 것으로 믿는다. 한국인에게 우호적이고 적극적인 베트남 사람들의 친절에 감사하면서 우리도 한국에 거주하는 베트남인들에게 따뜻하고 친절하게 대했으면 좋겠다고 소망해보았다.
한편 하노이에도 복합 문화 공간인 어린이문화궁전이 두 군데나 있는데 서울은 아직 이런 공간이 없다는 사실에서 아픈 현실이 느껴졌다. 어린이가 행복해지는 서울! 청소년의 행복 지수가 상승하는 대한민국을 위해 좀 더 많은 변화가 필요할 것 같다. 나 역시 이를 위해, 또한 아동 청소년 연극의 질적 향상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