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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에서 피어난 한국의 찬란한 문화

미국 수도 워싱턴의 대표적 조형물인 미 의회(U.S. Capitol)와 워싱턴 기념탑(Washington Monument) 사이에 직사각형 모양으로 길게 놓여진 잔디밭을 사이로 두고 양쪽에 로마 시대 건축물을 연상시키는 대리석 건물들이 서로 마주보고 줄지어 서있는데, 이들 건물군이 소위 국립 Smithsonian Institution 산하 박물관들이다. 그 가운데 정부 건물들이 들어서 있는 Constitution Avenue와 접해서 중앙에 위치한 회색 대리석 건물이 자연사박물관이다. 우리에게 맘모스로 친숙한 자연사박물관은 미국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박물관 중의 하나인데, 2006년에는 5백 9십만 명이 관람하여 자연사박물관 가운데 가장 많은 관람객 방문 기록을 갖고 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이곳에 한국관이 개설되어 교민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한국문화유산프로젝트의 절정
지난 6월 7일 한국 정부를 대표해 이태식 주미 대사와 김호영 외교부2차관, 박양우 문화부차관, 그리고 스미스소니언 Chritian Samper 총재(Secretary), Paul Risse 자연사박물관장 등이 참석한 개관 기념식에서 한국국제교류재단 임성준 이사장은 “한국 문명을 압축해 표현한 한국관은 관람객들에게 한국 문화예술과 오늘의 한국을 생생하게 보여줌으로서 워싱턴 지역은 물론 미국 내에서 한국에 대한 이해를 제고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내며,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관계자들의 헌신적 노력과 전시자문을 제공한 국립민속박물관의 협력을 치하했다. 이날 6백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룬 개관 기념식에는 축하를 위해 멀리 캘리포니아, 미시간 등지에서도 교민들이 참석하여 행사 준비 관계자들을 흐믓하게 하였는데, 특히 이 자리에 참석한 많은 교민들은 한국관이 자연사박물관의 첫번째 국가단위 상설 전시관이라는 사실에 자긍심을 갖고 개관식을 맘껏 즐겼다.


▲ 6월 7일 스미스소니언 자연사박물관 한국관 개관 기념식. 왼쪽부터 Paul Risser 자연사박물관장, 임성준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 Paul Taylor 한국실 담당 학예관, 신광섭 국립민속박물관장

이번 한국관 개관은 자연사박물관이 1985년에 출범시킨 아시아문화연구 프로그램 내 한국문화유산 프로젝트의 절정으로 여기까지 오는데 적지 않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1985년 한국문화유산 프로젝트 출범을 계기로 한국 정부, 대사관, 현지 교민사회 지원에 힘입어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활동을 쉼 없이 전개해온 폴 테일러 박사는 조창수 선생과 더불어 한국관을 개설하기 위해 수차례 한국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였으나 서로 조건이 맞지 않아 성사되지 못했다. 그 중에는 1999년에 한국국제교류재단에 지원을 요청한 것도 포함되어 있는데, 당시 박물관 측에서 한국실을 한시적으로 5년만 운영하겠다고 하여 성사되지 못했다. 다행히 2002년 한국관 개설 계획이 다시 제안되어 검토되어 오다, 2003년 영부인 권양숙 여사의 박물관 방문을 계기로 그 논의가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2003년 12월 지원 결정을 박물관 측에 통보한 재단은 10개월간의 지루한 협상을 마치고 2004년 9월에 한국관 개설에 관한 협약서를 체결했다. 자연사박물관은 그 이후 재단 제안으로 국립민속박물관(당시 관장: 김홍남 현 중앙박물관장)과 전시자문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였고, 양국 전문가들의 3년간 준비를 거쳐 한국관이 탄생했다.

워싱턴에서 만나는 한국, 그리고 한국문화
한국관 공동 큐레이터 폴 테일러 박사와 조창수 선생, 그리고 스미스소니언에 파견된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사 등으로 구성된 전시기획위원회는 매주 수요일 모임을 갖고 전시관 공사와 전시 주제 설정, 전시품 선정 등의 준비 업무를 수행했는데, 모임에서 이들은 한국관을 어떻게 꾸밀 것인 지에 대해 연구, 토론하고 전문가의 조언을 듣는 동시에 일반 미국인이 한국의 무엇을 보기를 원하는지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그 결과를 전시계획에 반영하기도 했다.
한편 한국관 개관을 축하하는 ‘워싱턴 한국축제(Washington Korea Festival)’가 한국국제교류재단, 스미스소니언 자연사박물관, 그리고 주미 대사관의 공동 주최로 지난 5월 5일부터 6월 28일까지 개최되었는데, 전통음악, 영화, 한복, 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문화예술을 소개하고 함께 하는 축제가 미국 수도 워싱턴 한복판에서 이어졌다.

자연사박물관 한국관의 미래를 고민한다
오늘날 박물관은 관광객들이 제일 먼저 찾는 관광지인 동시에 지역주민을 위한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 및 강연 행사를 제공하는 문화센터이자 지역 학교에 현장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교육장으로 지역 사회의 문화, 교육, 관광의 중심이다. 스미스소니언 한국관은 워싱턴 지역 주민에게 한국 문화예술을 전파하는 문화센터이자 지역 학생들에게 한국을 가르치는 교육현장이 될 것이며, 워싱턴을 찾는 관광객들의 관광지가 될 것이다.
내일의 일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몇 년 이내에 한국관 전시내용을 재점검하고 필요한 부분을 보완하여 관광객들에게 언제나 오늘의 한국상을 보여줄 수 있어야겠다. 이를 위해 국립민속박물관이 애프터 서비스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협조해줄 것을 기대한다. 그리고 문화원으로서의 한국관은 워싱턴 한국축제를 연례화하여 지역 주민은 물론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문화예술을 선사해나갈 것이고, 이를 위해 재단과 교민사회의 역할이 기대된다. 동시에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지역 학교에서 현장 교육장으로 활용하도록 유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활동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예산과 책임있게 추진할 전문가가 필요하다. 다행히도 한국관 공동 큐레이터인 폴 테일러 박사는 오는 10월 재단이 주최하는 해외 큐레이터 워크숍에 참석을 신청해놓고 있는데, 그의 한국과 한국미술에 대한 애정과 관심, 그리고 지적 욕구가 향후 한국관을 운영해 나가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오늘의 한국관은 많은 사람들이 힘을 합쳐 노력한 협력의 산물이다. 이들 가운데는 우리에게 알려져 있는 주인공도 있고, 그늘 속에서 묵묵히 헌신한 조연들도 많이 있다. 지면의 제약과 무명의 공로자에 대한 무지로 일일이 거명할 수 없는 것이 유감이지만, 의미 있는 역할을 한 본인들은 잘 알고 있을 것인 바, 축하와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한국관 개관을 함께 기뻐해 주시리라 믿는다. 끝으로 한국관 개관식에 투병으로 참석치 못한 한국관 공동 큐레이터 조창수 선생의 쾌유를 빈다.


스미스소니안 자연사박물관 한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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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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